ACLE 1승 6패→클럽월드컵 3패... '또' 자존심 구긴 '김판곤호' 울산

김명석 기자 /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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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판곤 울산 HD 감독.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김판곤 울산 HD 감독.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울산 HD 선수들이 26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의 TQL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조별리그 F조 최종전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전 패배 후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울산 HD 선수들이 26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의 TQL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조별리그 F조 최종전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전 패배 후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최근 프로축구 K리그1 3연패 대업을 달성했던 울산 HD가 K리그 대표로 나선 국제무대에서 또 자존심을 구겼다. 2025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에서 조별리그 3전 전패로 단 1점의 승점도 따내지 못한 채 탈락한 것이다. 앞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에서도 최악의 부진에 그쳤던 터라 '김판곤호' 울산의 고민도 깊어지게 됐다.

울산은 26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의 TQL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조별리그 F조 3차전에서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독일)에 0-1로 졌다. 대회 한 경기 최다 타이기록인 10개의 선방을 기록한 수문장 조현우의 원맨쇼가 아니었다면 자칫 참패로 이어질 경기였다. 실제 이날 울산은 단 37%의 볼 점유율에 그쳤고, 슈팅 수에선 무려 3-27로 9배나 차이가 났다.


이 경기뿐만 아니다. 앞선 플루미넨시(브라질)와의 2차전에선 한때 역전에 성공하면서 외신의 주목을 받긴 했지만, 결과적으로 2-4로 재역전패를 당했다. 당시에도 울산은 볼 점유율 28%, 슈팅 수는 9-26으로 크게 열세였다. 대회 전 목표로 내건 16강 진출을 위해 반드시 잡아야 했던 첫 경기 마멜로디 선다운스(남아프리카공화국)를 상대로도 울산은 볼 점유율은 30%, 슈팅 수는 8-14의 열세에 몰린 끝에 0-1로 졌다.

김판곤 감독과 선수들은 대회 전부터 아시아와 K리그를 대표해 경쟁력을 보여주겠다고 자신했지만, 결과적으로 3경기 평균 31.7%의 볼 점유율 속 평균 슈팅은 6.7개, 허용한 슈팅 수는 평균 22.3개라는 초라한 기록만을 남겼다. 전날 이번 대회에서 유일하게 아마추어 선수들로 구성된 오클랜드 시티(뉴질랜드)가 아르헨티나 명문 보카 주니어스를 상대로 무승부를 거두며 전 세계의 박수를 받았던 것과 비교해, 대회 내내 'K리그 챔피언'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던 울산의 귀국길은 더욱 초라해졌다.

경기 중 선수들에게 지시하고 있는 김판곤 울산 HD 감독.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경기 중 선수들에게 지시하고 있는 김판곤 울산 HD 감독.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울산 HD 선수들이 26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의 TQL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조별리그 F조 최종전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전 실점 후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울산 HD 선수들이 26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의 TQL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조별리그 F조 최종전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전 실점 후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결과적으로는 김판곤 감독의 앞선 우려가 현실이 된 모양새다. 지난해 여름 홍명보 감독이 국가대표팀으로 향한 뒤 울산 지휘봉을 잡은 김 감독은 지난해 울산을 K리그1 정상으로 올려둔 뒤 기자회견에서 국제무대 경쟁력에 대한 우려를 표한 바 있다. 당시 김 감독은 "ACL 외국인 쿼터 규정이 바뀌었지만, K리그는 다른 리그보다 준비가 덜 됐다고 본다. 전력에 있어서도 클럽 월드컵에 참가할 전력을 갖췄는지 구단이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단 차원의 외국인 선수 보강이나 리그 차원의 외국인 쿼터 제한 폐지 등 대대적인 변화가 필요하단 의미였다. 단시간에 풀 수 있는 문제는 아니었고, 실제 울산은 세계의 벽을 제대로 실감했다.


다만 울산의 대외 경쟁력이 도마 위에 오른 게 클럽 월드컵뿐만이 아니라는 점은 짚고 넘어갈 만하다. 울산은 지난해 9월부터 올해 2월에 걸쳐 진행된 ACLE 리그 스테이지에서도 7경기에서 1승 6패, 4득점 16실점이라는 초라한 성적 속 탈락했다. 당시 김판곤호 울산은 일본 J1리그 팀들을 상대로 3경기 연속 무득점 전패를 당했고, 말레이시아 조호르 다룰 탁짐 원정에서 0-3 완패를 당하는 등 거듭 자존심을 구겼다. 이정효 감독이 이끈 광주FC가 4승 2무 1패로 조별리그를 통과하고 16강을 거쳐 8강까지 올랐다는 점에서 더욱 비교가 됐다. 김 감독이 우려했던 외국인 선수 쿼터나 외국인 선수 기량 등이 국제무대 경쟁력에서 절대적인 문제가 아니라는 반증이기도 했다.

공교롭게도 오롯이 김판곤호 체제로 준비한 2025시즌 울산은 K리그1에서조차 8승 5무 6패(승점 29)로 5위까지 처진 상태다. 울산이 한 경기 덜 치르긴 했지만 선두이자 최대 라이벌 전북 현대와 격차는 13점이나 벌어졌다. K리그1 4연패를 위해선 갈 길이 꽤 멀어진 상황이다. ACLE와 클럽 월드컵 등 처참한 국제대회 성적에 험난해진 K리그 우승 경쟁까지, 최근 울산의 뚜렷한 하락세에 연속성이 보인다는 점은 쉽게 간과할 수 없는 대목이다. 김판곤 감독, 그리고 울산 구단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지점이기도 하다.

김판곤 울산 HD 감독.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김판곤 울산 HD 감독.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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