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첫 6이닝' 정현우, 6월 ERA 0.59라니... 안현민-송승기 신인왕 구도에 본격 참전 알렸다

안호근 기자 /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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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정현우가 27일 삼성전에서 이닝을 마치고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
키움 정현우가 27일 삼성전에서 이닝을 마치고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
정현우(19) 만이 올 시즌 거의 유일한 키움 히어로즈의 희망봉인 것처럼 돋보이는 활약을 뽐내고 있다.

정현우는 2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98구를 뿌려 단 1피안타 4볼넷 5탈삼진 4실점(비자책) 투구를 펼쳤다.


실점은 많았으나 모두 실책 이후 이어진 것으로 자책점은 없었다. 올 시즌 6차례 등판 중 6이닝을 소화한 건 처음이었고 승리는 2승(2패)에서 더 늘리지 못했지만 평균자책점(ERA)을 3.33에서 2.67까지 크게 떨어뜨렸다.

'역시 정현우'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투구였다. 1회초 첫 타자 김지찬을 바깥쪽에 걸치는 슬라이더로 꼼짝 없이 루킹삼진으로 돌려세운 정현우는 이재현, 구자욱을 연달아 땅볼로 잡아내며 완벽한 시작을 알렸다.

2회에도 삼자범퇴로 마친 정현우는 거포 박병호에게 0-2로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낮게 떨어지는 체인지업으로 헛스윙 삼진을 이끌어냈다.


3회 아쉬운 장면이 나왔다. 박승규를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으로 내보낸 게 화근이 됐다. 2루 도루를 허용한 뒤 류지혁에게 평범한 뜬공 타구를 유도해냈으나 좌익수 임지열이 포구에 실패했다. 이후 양도근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허용했고 김지찬에게도 볼넷을 내주며 밀어내기로 첫 실점을 했다.

3회초 만루위기에서 땅볼 타구를 잡아 홈으로 송구하는 정현우. /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
3회초 만루위기에서 땅볼 타구를 잡아 홈으로 송구하는 정현우. /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
이재현에게 높은 코스의 직구로 삼진을 잡아 첫 아웃카운트를 확보한 정현우는 구자욱의 땅볼 타구를 직접 잡아 홈으로 송구해 추가 실점을 막아냈다.

그러나 주자가 신경이 쓰였을까. 평소보다 더 빠른 동작으로 투구를 하려던 과정에서 보크가 나오며 허무하게 실점을 했다. 2사 2,3루에서 르윈 디아즈에게 좌전 안타를 맞았고 주자 2명이 더 홈을 파고 들었다. 단숨에 0-4가 됐지만 자책점은 하나도 없을 만큼 수비 실책이 뼈아팠던 3회였다.

이후 다시 안정을 찾았다. 4회를 삼자범퇴로 마친 정현우는 이재현에게 몸에 맞는 공을 허용하고도 단 10구로 5회를 삭제했고 6회에도 마운드에 올라서는 디아즈-박병호-강민호로 이어지는 삼성의 강타선을 차례로 돌려세웠다. 특히 박병호와는 풀카운트 승부 끝에 바깥쪽 보더라인에 걸치는 직구로 헛스윙 삼진을 이끌어냈다.

올 시즌 전체 1순위 신인으로 5억원의 계약금을 받고 입단한 정현우는 4선발의 중책을 맡고 시즌을 시작했다. 데뷔전부터 122구를 던진 끝에 감격의 승리를 따냈고 이후 3연속 5이닝을 소화하며 시선을 사로 잡았지만 이후 어깨에 불편감을 나타내 2개월 가량을 쉬어가야 했다.

정현우가 역투를 펼치고 있다. /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
정현우가 역투를 펼치고 있다. /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
충분한 휴식을 취한 뒤 완벽하게 돌아왔다. 6월 복귀 후 8점을 내줬지만 그 중 자책점은 단 1에 그쳤다. 그만큼 수비 도움을 받지 못한 걸 제외하면 나무랄 데 없는 투구를 펼쳤다. 6월 ERA는 0.59에 불과하다.

4실점을 했지만 선발이 6이닝을 버텨주니 최하위 키움도 희망을 살릴 수 있었다. 1-4에서 6회말 연속 안타와 상대 실책 등을 묶어 2점을 만회한 키움은 8회 송성문의 결승 투런 홈런으로 짜릿한 5-4 역전승을 거둘 수 있었다.

케니 로젠버그가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에서 정현우는 하영민과 함께 선발진에 큰 힘을 불어넣고 있다. 특히 복귀 후 더 안정적인 투구를 펼치며 키움 팬들에게 거의 유일한 위안거리를 안겨주고 있다.

나아가 엄청난 폭발력을 자랑하는 안현민(KT), 벌써 8승을 거둔 송승기(LG)가 경쟁하고 있던 신인왕 레이스에도 본격적인 참전을 알렸다. 순수 신인이라는 이점을 안고 있기에 복귀 후 기세를 이어갈 수 있다면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손색이 없어보이는 정현우다.

정현우가 투구를 펼치고 있다. /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
정현우가 투구를 펼치고 있다. /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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