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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강민이 28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자신의 은퇴식에서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네고 있다. /사진=SSG 랜더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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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강민이 28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자신의 은퇴식에서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네고 있다. /사진=SSG 랜더스 제공 |
SSG 구단은 28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정규시즌 경기 전후 김강민의 은퇴식을 거행했다.
김강민은 본리초-대구중-경북고 졸업 후 2001년 KBO 신인드래프트 2차 2라운드 18순위로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에 지명돼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2002년 데뷔해 2023년까지 SSG 한 팀에서만 활약했고 지난해 한화 이글스에서 선수 생활을 마무리했다. 통산 성적은 1960경기 타율 0.273(5440타수 1487안타) 139홈런 681타점 810득점 209도루, 출루율 0.340 장타율 0.408 OPS(출루율+장타율) 0.748.
전신인 SK가 2000년 창단한 것을 고려해도 비교적 짧은 역사를 지닌 SSG에 있어 김강민은 빼놓을 수 없는 선수였다. 김강민과 SSG의 23년은 한 선수가 한 팀에만 머문 KBO리그 역대 최장 기간 기록이며, SSG 소속으로 태극마크를 달고(2010년 아시안게임) 외야수 골든글러브(2010년)도 수상했다. 특히 왕조 시절 핵심 선수로 무려 5번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견인했다. 2022년엔 1차전 9회말 동점 홈런과 5차전 9회말 끝내기 3점포로 역대 최고령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에 등극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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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김강민(오른쪽)이 28일 인천 한화전을 앞두고 열린 자신의 은퇴식에서 딸들과 함께 시구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SSG 랜더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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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김강민이 28일 인천 한화전을 앞두고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교체로 들어온 최지훈과 포옹하고 있다. /사진=SSG 랜더스 제공 |
경기 전 은퇴식 기자회견을 가진 김강민은 "정말 행복하다. 행복한 마음이 80%, 긴장한 마음이 20%다.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은퇴식이라 긴장감이 있다. 은퇴식을 하는 것 자체가 행복하다. (모두에게) 행복한 은퇴식이었으면 좋겠다"면서 "울지 않으려고 이미지 트레이닝하고 있다. 사실 울 것 같기도 한데 최대한 울지 않으려 노력할 것이다. 설령 운다고 해도 잘 부탁드린다"고 농담을 건넸다.
김강민의 다짐은 경기 전 그라운드 입장부터 이미 좌절됐다. 이날 SSG 선수단은 김강민이 마킹된 기념 유니폼을 입고 나섰고, 한화 선수단은 김강민의 등번호인 0번이 새겨진 모자를 쓰고 나섰다. SSG 구단은 특별 엔트리 제도를 활용해 팬들에게 마지막으로 1번타자 및 중견수로 김강민을 선발 출전시키면서 프랜차이즈 스타의 처음과 끝이 SSG로 장식될 수 있게 했다. 김강민은 자신이 가장 익숙했던 외야를 우측 파울 라인부터 뛰어가면서 울컥한 심정을 숨기지 못했고 외야 중앙에 서 팬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자신의 뒤를 이은 최지훈과 감동의 포옹을 한 김강민은 3명의 자녀와 공을 주고받는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 김나결 양이 시구를 맡고 김민결, 김리안 양이 시타, 김강민이 시포를 맡았다.
이날 경기는 상대 외인들의 활약 속에 3-5로 SSG가 패했지만, 1루의 홈 관중은 물론이고 원정의 한화 팬들도 쉽사리 경기장을 떠나지 못했다. 그리고 SSG는 세심한 이벤트로 끝내 김강민을 울렸다. 김강민의 은퇴를 축하하는 헌정 영상에서는 그와 함께했던 인연들이 등장해 모두의 환호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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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강민(맨 위)이 28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자신의 은퇴식에서 동료들에게 헹가래를 받고 있다. /사진=SSG 랜더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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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강민(왼쪽)이 28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자신의 은퇴식에서 김광현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SSG 랜더스 제공 |
영상 후에는 김강민이 가장 빛났던 2022년 한국시리즈 5차전 대타 끝내기 홈런을 재현하는 퍼포먼스로 모두를 열광케 했다. 김강민은 그때의 모습을 재현한 뒤 선수단 전원이 기다리는 홈플레이트까지 와 환대받았다. 그리고 암전 속 관중들은 빨간 불빛으로 김강민의 마지막 베이스 러닝을 축하했다.
단상에 선 김강민은 준비한 은퇴사에 앞서 "조금 전에 울어서 눈물이 안 나올 것 같다"고 깔끔하게 눈물을 인정하면서 "먼저 은퇴식에 와주신 팬분들께 감사하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한화 이글스에서도 많은 사랑 주셔서 감사하다. 은퇴식을 기다려준 인천에 있는 랜더스 팬들에게도 다시 한번 더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끝까지 자신을 기다려준 SSG와 한화 양 팀 팬을 모두 챙겼다.
그러면서 "안녕하십니까. 영원히 SSG 랜더스의 짐승으로 기억되고 싶은 김강민이다. 23년간 선수 생활 하면서 언젠가 야구를 그만두더라도 은퇴식이라는 멋진 선물을 받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살아왔다. 대부분 선수가 그러하듯 슬럼프도 있었지만, 믿고 기다려준 팬분들의 응원과 사랑 덕분에 오늘 꿈을 이뤘다"고 감사 인사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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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야구팬이 28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김강민의 은퇴식에서 빨간 불빛으로 마지막을 응원하고 있다. /사진=SSG 랜더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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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강민이 28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자신의 은퇴식에서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네고 있다. /사진=SSG 랜더스 제공 |
현재 김강민은 KBO 전력강화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인천대학교 대학원에서 신경 역학을 공부하며 야구에 접목할 방안을 찾고 있다. 오랜 기간 지도자를 꿈꿔왔던 만큼 가족들의 전폭적인 지지 아래 제2의 인생을 준비 중이다.
김강민은 "난 이제 선수가 아니다. 지금부터는 선수로서 받아온 것들을 다른 사람들에게 전하겠다. 내가 사랑하는 후배들이 있고 또 다른 후배들이 후배들에게 사랑을 전하면, 랜더스의 시간은 영원할 거다. 야구에 대한 열정을 잊지 않고 노력하겠다. 모든 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은퇴식을 준비해준 구단 관계자들에게 감사하다. 가족들에게도 고맙다. 랜더스 선수들에게도 아낌없는 사랑과 응원 부탁드린다. 인천 야구팬들의 가슴 속에 좋은 기억으로 남을 수 있게, 짐승처럼 치열하게 살아가는 김강민이 되겠다"고 당찬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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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김강민이 28일 인천 한화전을 앞두고 열린 자신의 은퇴 기자회견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SSG 랜더스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