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4시간 38분 걸린 승부' 낙뢰 지연에 극장골, 연장 혈투까지 펼쳐진 첼시-벤피카전

김명석 기자 /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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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한국시간) 첼시와 벤피카의 2025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16강전이 열린 미국 샬럿의 뱅크 오브 아메리카 스타디움 모습. 낙뢰 예보로 인해 무려 2시간가량 경기가 중단됐다. /AFPBBNews=뉴스1
29일(한국시간) 첼시와 벤피카의 2025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16강전이 열린 미국 샬럿의 뱅크 오브 아메리카 스타디움 모습. 낙뢰 예보로 인해 무려 2시간가량 경기가 중단됐다. /AFPBBNews=뉴스1
첼시(잉글랜드)와 벤피카(포르투갈)의 2025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16강전이 무려 4시간 38분이나 걸린 경기 끝에 승부가 갈렸다. 낙뢰 예보로 인한 경기 지연이 이어진 데다, 재개된 경기에서 극장골이 터지면서 연장 승부까지 펼쳐졌다.

첼시와 벤피카는 29일 오전 5시(한국시간) 미국 샬럿의 뱅크 오브 아메리카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16강전에서 그야말로 진 빠지는 경기를 치렀다. 경기 종료를 알리는 주심의 휘슬이 울린 건 오전 9시 38분. 축구에선 좀처럼 보기 어려운 '장시간 경기'가 펼쳐진 것이다.


가장 큰 이유는 낙뢰로 인한 경기 지연이었다. 첼시가 리스 제임스의 프리킥 득점으로 1-0으로 앞서던 후반 41분, 낙뢰 예보로 인해 주심이 경기를 중단시켰다. 규정에 따라 최소 30분은 무조건 경기가 연기돼야 했다. 설상가상 연기가 거듭 이어졌다. 13km 반경 이내에 낙뢰가 감지되면 경기는 재개될 수 없고 다시 30분을 더 기다려야 하는 게 규정이었다.

선수들도, 관중들도 모두 경기장에서 빠져나간 채 대기했다. 첼시 선수들이 라커룸에서 사이클을 타거나 공을 돌리면서 컨디션을 유지하는 집중하는 모습이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공개되기도 했다. 하염없는 기다림은 경기 중단 2시간여 만에 끝이 났다. 선수들이 그라운드에 들어와 몸을 풀었고, 대피해 있던 관중들도 속속 다시 관중석을 채웠다.

낙뢰로 인해 대피한 첼시 선수들이 라커룸에서 사이클을 타며 컨디션을 조절하고 있다. /사진=첼시 공식 SNS 캡처
낙뢰로 인해 대피한 첼시 선수들이 라커룸에서 사이클을 타며 컨디션을 조절하고 있다. /사진=첼시 공식 SNS 캡처
첼시 입장에선 추가시간을 포함해 10분 정도만 버티면 대회 8강으로 향하는 상황. 그런데 재개된 경기에서 '반전'이 일어났다. 벤피카 프리킥 상황에서 첼시의 핸드볼 파울이 나온 것. 주심은 온 필드 리뷰를 거쳐 벤피카의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키커로 나선 앙헬 디마리아가 이를 성공시켰다. 후반 추가시간 5분에 나온 극장 동점골이었다.


낙뢰로 인한 지연에다 전·후반 15분씩 연장전까지 더해지면서 두 팀의 경기는 시작한 지 4시간을 훌쩍 넘겼다. 그야말로 우여곡절 끝에 8강에 오른 팀은 첼시였다. 연장 전반 1분 상대의 퇴장으로 수적 우위를 점한 첼시는 연장 후반 3분 크리스토퍼 은쿤쿠의 추가골로 균형을 깨트렸다. 벼랑 끝에 몰린 벤피카가 수비라인을 끌어올리며 총공세에 나서자, 첼시는 그 뒷공간을 겨냥한 페드루 네투와 키어넌 듀스버리홀의 연속골로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첼시는 4시간이 넘는 경기 끝에 극적으로 8강에 진출했다. 극한의 날씨 탓에 약 2시간의 지연이 발생했다"며 "샬럿 지역은 뇌우가 흔하고, 뇌우 위협이 발생되면 피난 프로토콜이 발동된다. 13km 반경 내에 번개가 치면 프로토콜이 재설정되는 방식이다. 대부분의 축구 팬이나 선수들에겐 익숙하지 않은 상황이었다. 경기 중단으로 인해 라커룸으로 향하던 첼시 선수들도 분노를 표출했다"고 보도했다.

스페인 매체 마르카는 "후반 막판 리암 델랍의 골이 오프사이드 판정으로 인해 취소된 건 폭풍 전의 소용돌이였고, 실제 폭풍이 경기장에 몰아쳤다"며 "경기는 거의 2시간이나 중단됐고, 재개된 경기에선 후반 추가시간 5분에 동점골이 나왔다.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길게 느껴진 경기는 끝내 첼시의 승리로 마무리됐다"고 전했다.

첼시 크리스토퍼 은쿤쿠(왼쪽 두 번째)가 29일(한국시간) 미국 샬럿의 뱅크 오브 아메리카 스타디움에서 열린 벤피카와의 2025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16강전에서 연장 후반 골을 터뜨린 뒤 기뻐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첼시 크리스토퍼 은쿤쿠(왼쪽 두 번째)가 29일(한국시간) 미국 샬럿의 뱅크 오브 아메리카 스타디움에서 열린 벤피카와의 2025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16강전에서 연장 후반 골을 터뜨린 뒤 기뻐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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