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도 생각했던 고종욱, 출산 앞둔 와이프 생각에 눈물 왈칵 "해준 건 많이 없지만 사랑하고 건강만 하길"

잠실=박수진 기자 /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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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인터뷰 도중 눈물을 흘리고 있는 고종욱. /사진=박수진 기자
방송 인터뷰 도중 눈물을 흘리고 있는 고종욱. /사진=박수진 기자
눈물 흘리고 있는 고종욱. /사진=KIA 타이거즈
눈물 흘리고 있는 고종욱. /사진=KIA 타이거즈
KIA 타이거즈 외야수 고종욱(36)의 2025시즌은 험난했다. 2024시즌을 앞두고 KIA와 2년간 총액 5억원의 FA(프리에이전트) 계약의 마지막 해인 고종욱은 6월 6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 시즌 첫 1군 경기를 치렀다.

29일 LG 트윈스전에서 4타수 3안타 1타점 1도루 1득점으로 맹활약을 펼친 뒤 취재진과 만난 고종욱은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은퇴까지 고려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그는 "올해 시즌 시작도 2군에서 했고 시범경기도 나오지 못했다. 솔직히 많이 내려놨었다. 기회 또한 많이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도 마지막 준비를 잘해서 그래도 갈 때 가더라도 좋은 이미지로 마치고 싶다는 생각도 했었다"며 시즌 초반을 떠올렸다.


기다리던 고종욱에게 6월 첫 기회가 왔다. 지난 3월부터 퓨처스리그에서 꾸준하게 경기를 뛰었던 고종욱은 6월 들어 타격감이 완전하게 올라왔다. 퓨처스리그에서 2할 초중반대의 타율을 기록했던 고종욱은 5월 28일 상무전에서 3안타를 친 뒤 3경기 연속 멀티 히트를 때려내며 퓨처스리그 타율을 3할로 끌어올렸다.

그러자 1군에서도 고종욱에게 기회를 주기로 했다. 6월 6일 광주 한화전을 앞두고 시즌 첫 1군 콜업을 받은 고종욱은 계속해서 1군으로 시즌을 치르고 있다. 29일 LG전에서는 2023년 10월 4일 수원 KT전 이후 무려 634일 만에 3안타 경기를 완성했다. 특히 1회부터 5회까지 LG 선발 치리노스에게 꽁꽁 막혀있던 KIA 타선에서 유일하게 안타를 때려낸 타자였다.

고종욱을 앞세워 끊임없이 치리노스를 두드렸던 KIA 타선은 6회초를 빅이닝으로 장식했다. 선두타자 박민이 우전 안타를 치고 나가자 고종욱을 좌중간을 가르는 적시 2루타를 쳐 KIA의 첫 득점을 만들어냈다. 본인의 이날 3번째 안타로 첫 적시타까지 때려낸 것이다. 고종욱의 적시타를 기점으로 위즈덤, 오선우가 치리노스에게 적시타를 추가했다. 결국 LG도 치리노스 대신 김진성을 마운드에 올렸다. 사실상 이날 경기 흐름이 KIA에 넘어간 순간이었다. 결국 고종욱이 KIA의 승리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고종욱은 경기 종료 후 와이프 생각에 눈물을 멈출 수 없었다. 지난 8일 한화전을 마치고 방송 인터뷰를 했지만 오는 12월에 태어날 딸(태명 : 겨울이)에 대한 언급을 하지 못한 것이 마음에 걸린 탓이다.

고종욱은 "와이프가 계속 몸이 좋지 않았다. 그래서 유산을 했었다. 제가 해준 것도 없었다. 올해 인터뷰를 했었는데 겨울이에 대한 언급을 하지 못했다. 다시 잘해서 와이프한테 인터뷰 통해서 언급한다고 했었는데 약속을 지켜서 다행이다"고 눈물을 쏟았다.

이어 "12월에 딸이 태어날 예정인데 건강하기만 했으면 좋겠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작년, 올해 제가 뭐 해준 것도 없다. 그래도 좋은 아빠로 되려는 과정에 있다. 경기가 끝나서 안 그래도 오늘 만날 예정이다. 12월에 건강하게 딸과 함께 봤으면 좋겠다. 사랑한다고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고종욱은 "홍세완 코치님을 비롯해 감독님, 수석 코치께서 컨디션 조절을 잘하라고 계속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셨다. 1번 타자로 기회 주셔서 감독님께 정말 감사드린다. 안 그래도 감독님께서도 매번 한 타석만 나가니 저에게 언제 밥값 하냐고 자주 말씀하시는데, 그래도 오늘 밥값을 좀 한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는 말과 함께 눈물을 닦았다.

29일 경기에서 안타를 친 고종욱의 모습. /사진=김진경 대기자
29일 경기에서 안타를 친 고종욱의 모습. /사진=김진경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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