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구단은 지난달 30일 구단 공식 채널을 통해 문지환의 부상 소식을 알렸다. 구단에 따르면 문지환은 스포츠 전문 정형외과를 찾아 정밀 검사를 실시한 결과 오른쪽 무릎 전후방 십자인대 손상, 내외측 연골 손상, 내측부인대 손상 소견을 받았다. 수술 이후 복귀까지는 무려 12개월 전후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게 구단 설명이다.
문지환의 부상은 전날 김포솔터축구장에서 열린 김포FC와의 하나은행 K리그2 2025 18라운드 경기 막판에 나왔다. 인천이 0-1로 뒤지던 후반 추가시간 6분, 문전에서 김포 골키퍼 손정현과 강하게 충돌했다. 문지환이 점프 후 슈팅한 뒤 오른발부터 착지하는 순간, 축구화 스터드부터 앞세워 몸을 날린 손정현의 몸과 무릎이 부딪혔다. 문지환의 무릎엔 손정현의 체중이 그대로 실려 충격이 가해졌고, 충격적인 진단 결과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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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김포솔터축구장에서 열린 인천 유나이티드와 김포FC 경기, 문지환(왼쪽)과 손정현 골키퍼가 충돌하기 전 장면. 이 장면 이후 문지환의 오른 무릎에 손정현의 체중이 그대로 실린 채 충격이 가해졌다. /사진=쿠팡플레이 중계화면 캡처 |
인천 구단과 팬들은 충격에 빠졌다. 시즌 도중 핵심 자원이 부상으로 이탈했다는 전력 측면에서의 고민은 부차적인 문제가 됐다. 무릎 부상과 수술 자체가 축구 선수로서 치명적인 데다, 복귀까지 걸리는 예상 시일이 말해주듯 그 정도가 워낙 심각하다는 점에 더 안타깝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1991년생인 문지환의 나이 등까지 감안하면 자칫 선수 생활 자체에 큰 위기가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까지 나온다.
나아가 그 충격은 '분노'로도 이어지고 있다. 동업자 정신을 망각한 듯한 상대의 움직임, 경기 내내 어수선했던 판정 속 심지어 해당 장면에 대한 '노 카드' 판정 등에 대한 분노다. 경기 막판 실점 위기 상황을 감안하더라도, 사실상 슈팅 각도를 줄이려는 의도보다 상대를 향한 태클에 가까워 보였던 손정현 골키퍼의 동작은 분명 그 자체만으로도 위험성이 컸다.
더구나 이날 주심으로 경기를 진행한 원명희 심판은 이 장면을 두고 손정현에 대해 경고나 퇴장 등 아무런 징계를 주지 않았다. 가뜩이나 이날 경기 내내 과격한 파울이나 위험한 장면이 이어지는데도 제대로 중재하지 않았던 판정 성향까지 맞물려 팬들의 분노는 심판으로도 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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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유나이티드 문지환이 지난달 29일 김포솔터축구장에서 열린 김포FC와의 하나은행 K리그2 2025 18라운드에서 볼 경합을 펼치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그러나 축구협회 심판위원회에서 이 장면을 논의할지 여부 자체가 불투명하고, '퇴장에 해당한다'는 등 이렇다 할 결론이 나오지 않으면 연맹 차원에서도 사후징계를 내리기는 쉽지가 않다. 설령 사후징계가 나오더라도, 이미 1년이나 재활에 매달려야 하는 문지환의 심각한 부상을 되돌릴 수는 없다는 게 더 안타까운 상황이다.
누구보다 충격과 절망에 빠져 있을 문지환은 조만간 수술대에 오를 예정이다. 인천 팬들은 그의 소셜 미디어(SNS)를 통해 "부상 전과 다름없는 몸 상태로 복귀할 수 있다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절망스럽고 힘들겠지만 팬들을 생각하며 잘 극복하고 돌아와 달라"거나 "많이 낙심했겠지만 수술 및 재활을 잘 이겨내 더 좋은 모습으로 만나길 기원한다" 등 위로와 함께 쾌유를 바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문지환의 안타까운 부상 속 사령탑으로서 팀을 재정비해야 하는 윤정환 감독 고민도 깊어지게 됐다. 민경현의 입대에 이은 문지환의 부상으로 인해 중원 변화가 불가피하다. 1990년생 노장 이명주가 고군분투하고 있는 가운데 또 다른 자원을 찾아야 한다. 구단 상황상 외부 영입보다는 최승구, 김명순 등 풀백 자원들의 중원 배치나 김도혁, 신진호 등 베테랑들의 기용, 신인급 선수들의 활용 등 문지환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고민이 필요해진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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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유나이티드 문지환. /사진=인천 유나이티드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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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환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