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촬영' 황의조, 소속팀 사라졌다 '국내 복귀도 불가능'

김명석 기자 /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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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촬영 혐의로 1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축구선수 황의조가 지난달 1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1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불법 촬영 혐의로 1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축구선수 황의조가 지난달 1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1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 시즌 튀르키예 알라니아스포르에서 뛰었던 황의조. /사진=알라니아스포르 SNS 캡처
지난 시즌 튀르키예 알라니아스포르에서 뛰었던 황의조. /사진=알라니아스포르 SNS 캡처
황의조 선수 생명 위기, 이젠 소속팀도 없다... 국내 복귀도 사실상 불가능

한때 축구 국가대표팀 공격수였던 황의조(33)가 또 한 번 선수 커리어 위기와 마주했다. 지난 시즌까지 뛰었던 튀르키예 알라니아스포르와 계약이 만료되면서 이제는 '무적(無籍) 신세'가 됐기 때문이다. 알라니아스포르와 재계약은 물론 흔한 이적설조차 없는 가운데, 불법 촬영 혐의로 재판까지 받고 있는 만큼 국내 복귀 역시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지난해 알라니아스포르와 1년 계약을 체결했던 황의조는 지난달 30일부로 계약이 만료됐다. 아직 구단 차원의 공식 발표는 없지만, 이미 축구 이적전문 사이트 트랜스퍼마르크트는 이달 1일을 기점으로 황의조를 소속팀이 없는 선수(Without Club)로 분류했다. 알라니아스포르 구단의 이적 정보에서도 황의조는 '팀을 떠난 선수' 명단에 올랐다.

표면상으로는 이제 자유계약선수(FA) 신분이라 어느 구단과 자유롭게 계약 협상이 가능하다. 다만 그동안 흔한 이적설조차 없었던 터라 쉽게 팀을 찾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더구나 계약 만료를 앞둔 선수들은 이른바 보스만룰에 의해 계약 만료 6개월 전부터 다른 구단과 협상이 가능하고, 이 과정에서 차기 행선지 윤곽이 드러나는 게 일반적이다. 아무런 이적설조차 없는 황의조의 상황은 그래서 더 심각하다.

황의조는 최근 매 시즌 선수 커리어 위기를 맞고 있다. 지롱댕 드 보르도(프랑스)에서 뛰다 지난 2022년 노팅엄 포레스트(잉글랜드)에 입단,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데뷔의 꿈을 키웠으나 매 시즌 임대만 전전했다. 결국 그는 올림피아코스(그리스), FC서울, 노리치 시티(잉글랜드 2부), 알라니아스포르 등 매 시즌 임대 생활만 전전했다. 심지어 노팅엄에선 결국 방출돼 'EPL 드림'도 이루지 못했다.


알라니아스포르와 계약이 만료돼 7월 1일부로 무적(無籍) 신분이 된 황의조. /사진=트랜스퍼마르크트 캡처
알라니아스포르와 계약이 만료돼 7월 1일부로 무적(無籍) 신분이 된 황의조. /사진=트랜스퍼마르크트 캡처
지난 시즌 튀르키예 알라니아스포르에서 뛰었던 황의조. /사진=알라니아스포르 SNS 캡처
지난 시즌 튀르키예 알라니아스포르에서 뛰었던 황의조. /사진=알라니아스포르 SNS 캡처
지난해에도 새로운 팀을 찾지 못해 선수 커리어 위기를 맞았다. 노팅엄과 방출된 뒤 무적 신세가 이어지다 가까스로 임대 인연이 있었던 알라니아스포르와 1년 단기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계약 시점마저도 유럽 대부분의 리그 개막일을 훌쩍 넘긴 9월이었다. 올해 역시도 비슷한 상황과 마주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나마 현재로선 알라니아스포르와 동행을 이어가는 게 가장 현실적이다. 황의조는 지난 2024~2025시즌 알라니아스포르 소속으로 튀르키예 쉬페르리그 30경기에 출전해 7골 2도움을 쌓았다. 그전 시즌 임대로 이적한 뒤 8경기 1골 1도움에 그쳤던 아쉬움을 털었다. 적응이 필요 없는 선수라는 점에서 구단에서도 매력적인 카드가 될 수 있다.

다만 그럼에도 현지에서 재계약설조차 언급되지 않고 있는 건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1992년생으로 이제는 30대 중반에 접어든 나이, 그리고 불법 촬영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리스크 등이 구단 내부에서도 고민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알라니아스포르와 동행이 불가능할 경우 아예 새로운 팀을 찾아야 하는데, 이 역시도 같은 이유로 협상 자체가 쉽지 않을 수 있다.

불법 촬영 혐의로 1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축구선수 황의조가 지난달 1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1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불법 촬영 혐의로 1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축구선수 황의조가 지난달 1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1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성남FC 시절이던 지난 2017년 이후 8년 만의 국내 무대 복귀 역시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국가대표 출신의 경험이나 스트라이커로서의 기량, 높은 연봉 등을 차치하고라도, 역시나 불미스러운 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신분이라는 점이 가장 큰 '족쇄'가 될 수밖에 없다. 들끓는 여론과 팬들의 비판을 감수하면서까지 황의조를 품으려는 국내 구단이 나올지는 매우 불투명하다. 여러 모로 황의조의 선수 커리어가 그야말로 위기에 몰린 이유다.

황의조가 새로운 팀을 찾는 과정과 별개로 불법 촬영 혐의에 대한 재판은 계속된다. 앞서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황의조는 최근 항소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뉴시스에 따르면 황의조 측 변호인은 지난달 항소심 1차 공판에서 "피고인이 반성하고 있으며 (일부 피해자와) 합의된 점, 다행스럽게도 사진으로 피해자가 특정되지 않아 피해가 다소 적은 점과 국가대표 축구선수로 노력한 점 등을 고려하면 1심 형이 다소 무거워 보인다"며 항소 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피해자 측 변호인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관심이 많은 사건이다. 판결 후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한국의 인식을 알았다. 참담하다'는 내용의 편지를 많이 받고 있다. 부디 피해자가 용서하지 않은 피고인에 대해 법원이 용서하지 말아 달라"며 엄벌을 호소하며 맞서고 있다. 재판부는 오는 24일 한 차례 더 공판을 열고 변론을 종결하기로 했다. 2심 결과가 황의조의 선수 생명에 또 다른 변수가 될 수 있다.

앞서 황의조는 상대방 여성 2명의 동의 없이 여러 차례에 걸쳐 영상을 촬영하거나 영상통화를 녹화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난 2월 1심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200시간의 사회봉사, 40시간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수강을 명령했다. 이같은 소식은 이미 주요 외신들을 통해 전 세계로 전해진 상황이다. 최근엔 국가대표 복귀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출전 의지가 담긴 항소이유서가 KBS 보도를 통해 공개되면서 또 다른 논란을 낳았다.

황의조가 지난 2월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불법촬영 등 혐의 1심 선고 공판을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황의조가 지난 2월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불법촬영 등 혐의 1심 선고 공판을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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