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점차 무사 1, 2루→짜릿한 번트 병살, LG 다 계획 있었구나! "수비코치 과감한 시프트, 흐름 안 넘겼다"

부산=양정웅 기자 /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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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김동혁이 1일 사직 LG전에서 5회말 번트를 시도하고 있다.
롯데 김동혁이 1일 사직 LG전에서 5회말 번트를 시도하고 있다.
한 점 차 상황에서 역전 주자가 나갔는데, 번트로 순식간에 아웃카운트 2개를 잡았다. LG 트윈스의 위기탈출은 과감한 시프트의 승리였다.

LG는 1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2025 신한 SOL Bank KBO 리그 정규시즌 원정경기에서 3-2로 승리했다.


이로써 게임 시작 전까지 1경기 차였던 2위 LG와 3위 롯데의 승차는 2경기로 벌어졌다. 2연패를 탈출한 LG는 시즌 전적 45승 33패 2무(승률 0.577)가 됐다. 비록 같은 날 선두 한화 이글스가 이기면서 승차를 좁히진 못했지만, 안 좋은 흐름을 끊은 소중한 1승이었다.

이날 LG는 외국인 투수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를 선발투수로 내세웠다. 그는 올해 4월 오른쪽 대퇴부 대내전근 손상으로 6주간 이탈했고, 돌아와서도 흔들리고 있다. 특히 앞선 3경기에서 모두 5이닝을 소화하지 못하며 외인투수에게 기대하는 부분을 채워주지 못했다.

1회 삼진 3개를 잡아내는 등 에르난데스는 좋은 출발을 보였다. 이후 3회초 타선이 2점을 내준 후 그는 3회말 볼넷 2개를 허용하고 고승민에게 1타점 적시타를 맞았다. 그래도 피안타를 최대한 줄이면서 4회까지 버텼다.


그리고 1이닝만 더 막아내면 승리투수가 되는 순간, 에르난데스가 흔들렸다. 그는 선두타자 전민재를 8구 승부 끝에 볼넷으로 내보냈고, 희생번트를 실패한 9번 정보근에게도 11구까지 간 끝에 결국 4구를 내주고 말았다.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 결국 LG는 투구 수가 96개가 된 에르난데스를 마운드에서 내렸고, 최근 국군체육부대(상무) 야구단에서 전역한 이정용을 등판시켰다. 타석에는 1번 김동혁이 들어섰다.

이정용은 초구 145km 패스트볼을 몸쪽 높은 곳으로 던졌다. 이 코스는 보통 상대가 번트를 시도할 때 뜬공을 유도하기 위해 던지는 곳이다. 깊숙하게 찌른 볼에 김동혁은 허리를 숙이며 피했지만, 배트에 맞은 타구는 포수 박동원 바로 앞으로 떨어졌다.

1루수와 3루수가 가운데로 다가온 사이 유격수 오지환이 3루 베이스로 커버를 들어왔고, 박동원의 송구를 받은 후 곧바로 1루로 송구했다. 자세가 무너지며 스타트가 늦었던 김동혁도 1루에서 아웃됐고, 결국 1사 2, 3루가 됐어야 할 상황이 2사 2루가 됐다.

이후 2번 장두성을 상대로 이정용은 6구 만에 중견수 뜬공을 잡아내며 위기를 넘겼다. LG는 7회초 김현수의 적시타로 한 점을 달아났고, 8회말 장현식이 빅터 레이예스에게 적시 2루타를 맞아 한 점을 내줬으나 결국 승리를 지켰다.

LG의 이 수비는 어떻게 나왔을까. 경기 후 염경엽 LG 감독은 "5회에 분위기를 넘겨 줄 수 있는 상황에서 수비코치의 과감한 번트 수비 시프트로 무사 1, 2루에서 병살을 잡아내며 경기의 흐름을 넘겨주지 않았다"며 "이것이 오늘 경기에서 중요한 포인트였던 것 같다"고 했다. 결국 계산된 플레이가 제대로 통하면서 고비를 넘긴 것이다.

네이버 스포츠에 따르면 정보근의 볼넷으로 롯데의 승리 확률은 55.2%로 올랐으나, 김동혁의 번트 실패로 한 번에 14.8%p가 떨어졌다(40.4%). 그만큼 결정적인 수비를 해낸 것이다.

LG 염경엽 감독(맨 왼쪽).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LG 염경엽 감독(맨 왼쪽).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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