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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정철원. |
정철원은 2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2025 신한 SOL Bank KBO 리그 정규시즌 홈경기에서 5-0으로 앞서던 9회초 마운드에 올랐다.
이날 롯데는 선발 알렉 감보아가 6⅔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고, 뒤이어 올라온 최준용도 1⅓이닝 무실점으로 깔끔한 피칭을 선보였다. 여기에 4회 전준우의 2점 홈런과 6회 김민성의 적시타 등을 묶어 3득점,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다소 편안한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른 정철원. 하지만 출발부터 흔들렸다. 선두타자 최원영에게 2구째 몸쪽 147km 패스트볼을 던졌다가 좌익수 쪽 안타를 허용했다. 신민재를 3구 삼진으로 잡아냈지만, 김현수의 2루타로 2, 3루 위기에 몰렸다. 이어 박해민이 우중간에 떨어지는 안타로 주자 2명을 불러들여 순식간에 점수 차는 3점으로 좁혀졌다.
결국 세이브 상황이 되자 롯데는 마무리 김원중을 등판시켰다. 김원중이 천성호를 중견수 뜬공, 이주헌을 3루수 땅볼로 돌려세우면서 정철원의 자책점은 올라가지 않았다. 하지만 정철원의 시즌 평균자책점은 4.54에서 4.95로 올라갔다.
이날 경기를 포함해 정철원은 올 시즌 43경기에 등판, 4승 1패 17홀드 평균자책점 4.95의 성적을 거두고 있다. 전반기에 이미 많은 홀드를 올리면서 커리어하이 기록(23홀드, 2022년) 경신도 가까워졌다. 다만 평균자책점이 5점대에 육박하며 필승조치고는 다소 높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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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정철원. /사진=김진경 대기자 |
하지만 홈에서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정철원은 홈 24경기에서 3승 1패 7홀드를 기록했으나, 평균자책점은 10.42(19이닝 22자책)로 매우 높다. 피안타율도 0.363이었고, 삼진(12개)보다 4사구(16개)가 많을 정도로 흔들렸다.
롯데 소속으로 사직야구장에서 첫 선을 보인 지난 3월 28일 KT 위즈전부터 정철원은 9회초 한 점을 내주면서 불안한 스타트를 보였다. 4월 9일 친정 두산 베어스를 만난 경기에서는 2점 리드 상황에서 7회 실점 없이 넘겼으나, 8회 흔들리며 최종 1이닝 4피안타 2볼넷 3실점으로 다소 부끄러운 홀드를 기록하게 됐다.
올 시즌 유일한 패전도 홈에서 나왔다. 4월 8일 KIA 타이거즈와 경기에서는 3-3 동점이던 8회초 등판했으나, ⅓이닝 3피안타 1볼넷 2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2025시즌 사직야구장은 22경기 연속 매진을 달성할 정도로 많은 팬이 찾아오고 있다. 그렇다고 정철원이 수많은 사람 앞에서 긴장하는 성격도 아니다. 신인 시절에도 그는 "어릴 때부터 해온 야구라 그런지 긴장도 안 되더라. (1군이나 2군이나) 똑같다"면서 "형들이 "철원아, 넌 항상 한국시리즈 하는 것 같다"고 하신다. 한국시리즈를 가면 얼마나 더 재밌을까 기대도 된다"고 말할 정도였다.
리그는 이제 막 반환점을 돌았다. 정철원 역시 홈에서 등판할 날이 많이 남았다. 홈팬들을 위해서라도 원인 모를 '사직 징크스'를 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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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정철원. /사진=김진경 대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