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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환 전 감독. /사진=LG 트윈스 제공 |
한국야구위원회(KBO)와 사단법인 일구회 등에 따르면 이광환 전 감독은 2일 오후 3시 13분, 향년 77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이광환 전 감독은 중앙고-고려대-한일은행을 거쳐 선수생활을 이어갔다. 1977년 모교 중앙고 사령탑을 맡아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고, KBO 리그 원년인 1982년 OB 베어스 코치를 맡아 프로 지도자 생활을 출발했다. 1989년 OB 감독을 시작으로 LG 트윈스(1992~1996, 2003년), 한화 이글스(2001~2002년), 우리 히어로즈(2008년)까지 4개 구단에서 감독을 역임했다. 1994년 LG 트윈스의 통합 우승 감독이었으며 KBO 리그 통산 608승을 거두었다.
특히 이 감독은 1986년부터 1987년까지 2년간 일본 세이부 라이온즈와 미국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로 야구 유학을 다녀왔고, 이 경험을 바탕으로 '자율야구'를 한국에 도입했다. 그 결실은 LG 트윈스 시절 맺어져 1993년부터 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그리고 1994년 통합우승으로 이어졌다. 특히 1994년에는 류지현, 김재현, 서용빈 등 신인 3인방을 앞세워 '신바람 야구'로 돌풍을 일으켰다.
감독으로 KBO 리그 현장을 떠난 이후에는 KBO 육성위원장(2006~2007, 2013~2019년)으로 야구 저변 확대와 유소년 야구 육성에 노력했으며, KBO 베이스볼 아카데미(2010~2015) 원장을 맡아 야구 전문 지도자 양성에도 기여했다. 1995년에는 제주도 서귀포에 사재를 털어 야구박물관을 건립했고, 소장하고 있던 야구 관련 소장품 3000점을 모두 기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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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용빈 LG 트윈스 전력강화 코디네이터(왼쪽)와 차명석 LG 단장. /사진=LG 트윈스 제공 |
차 단장은 "감독님께서는 한국 야구에서 최초로 5인 선발제를 만드신 분이고, 아무도 하지 못했던 자율야구로 팀을 우승시켰던 분이다. 한국야구의 변화와 발전을 주도하셨던 선구자로 기억될 것이다"라며 고인의 업적을 떠올렸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야구가 이만큼 발전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드셨다"고 추모했다.
1994년 신인 돌풍을 일으키며 1루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던 서용빈(54) LG 전력강화 코디네이터도 이 전 감독에 대해 "우리 프로야구에서 지도자로서의 한획을 그으시며 1994년 우승을 함께 만들어주신 감독님이셨다"고 추억했다. 그러면서 "올 시즌 홈 개막전 시구를 하실때만 해도 이 정도는 아니셨는데 갑작스러운 소식에 너무 당황스럽고 한국야구의 큰 별이 돌아가셔서 너무나 안타깝다"고 전했다.
이 전 감독 이후 LG의 첫 우승 감독(2023년)인 염경엽 LG 감독은 2일 경기 전 "시구할 때만 해도 정정하셨는데, 지병이 있으셨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생전 고인과 접점은 많지 않았던 염 감독은 "프런트를 할 때 (이 전 감독이) 서울대 감독이던 시절 도와달라고 하셔서 도와드린 적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LG와 롯데의 경기가 열린 부산 사직야구장에는 애국가 제창 끝나고 전광판에 추모 이미지가 표출된 후, 묵념이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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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환 전 감독을 추모하는 전광판 이미지.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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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감독(맨 왼쪽)을 비롯한 롯데 선수단이 2일 경기 전 이날 별세한 이광환 전 감독에 대한 추모 묵념을 하고 있다.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