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포터스 '감독 경질 요구' 3일 만에 또 졌다... '벼랑 끝' 몰린 울산 김판곤 감독

김명석 기자 /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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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5 하나은행 코리아컵 8강 광주FC전을 지휘하고 있는 김판곤 울산 HD 감독.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2일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5 하나은행 코리아컵 8강 광주FC전을 지휘하고 있는 김판곤 울산 HD 감독.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김판곤(56) 감독이 이끄는 울산 HD가 2025 하나은행 코리아컵 8강에서 탈락했다. 앞서 구단 서포터스가 김 감독의 즉각적인 경질을 요구하는 성명서를 낸 지 불과 사흘 만이다. 이미 K리그 우승 경쟁에서 뒤처진 데다 연이은 국제 대회 부진, 여기에 코리아컵 탈락까지 더해지면서, 김 감독은 그야말로 벼랑 끝에 몰리게 됐다.

울산은 2일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8강전 광주FC전에서 김영권의 퇴장 악재 속 조성권에게 헤더 결승골을 실점하며 0-1로 졌다. 지난해 대회 결승까지 올라 준우승을 차지했던 울산은 2023시즌 이후 2년 만에 대회 8강에서 정상을 향한 도전 여정에 마침표를 찍었다.


미국에서 열린 2025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일정을 마친 뒤 치른 첫 국내 일정인 터라 쉽지 않을 거란 예상이 많긴 했지만, 결국 울산은 반전을 이루지 못한 채 탈락했다. 울산은 클럽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3전 전패로 탈락한 뒤 지난달 27일 귀국, 짧은 휴식을 취한 뒤 이번 경기에 나섰다.

김판곤 감독은 체력적인 부담에도 조현우와 보야니치 등 핵심 자원들을 비롯해 김영권, 서명권, 고승범, 루빅손 등 사실상 정예로 선발 명단을 구성했다. 그러나 초반 주도권을 쥐고도 좀처럼 균형을 깨트리지 못했고, 오히려 전반 43분 김영권이 이날 두 번째 옐로카드를 받고 퇴장당해 수적 열세에 몰렸다. 오히려 후반전엔 수세에 몰린 채 경기를 치르던 울산은 결국 후반 30분 세트피스 실점을 막지 못한 채 0-1로 져 고개를 숙였다.

2일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광주FC와 울산 HD의 2025 하나은행 코리아컵 8강전 경기 모습.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2일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광주FC와 울산 HD의 2025 하나은행 코리아컵 8강전 경기 모습.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2일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광주FC와의 2025 하나은행 코리아컵 8강전에서 경고 누적으로 퇴장 당한 울산 HD 김영권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2일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광주FC와의 2025 하나은행 코리아컵 8강전에서 경고 누적으로 퇴장 당한 울산 HD 김영권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이날 울산의 패배와 대회 탈락은 서포터스가 김판곤 감독의 '즉각 경질'을 요구하는 입장을 발표한 뒤 치른 첫 경기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김 감독에겐 더욱 치명타가 됐다.


앞서 울산 서포터스 처용전사는 지난달 29일 "김판곤 감독이 부임한 지난 1년 동안 팀은 점점 무너지고 있다. 세대교체 명목 하에 팬들에게 인내를 요구했지만, 실제로는 아무런 변화도 미래도 보이지 않는다"며 "김판곤 감독의 즉각적인 경질을 강력히 요구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처용전사 측은 "팀의 전반적인 경기력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으며, K리그 내 경쟁력 상실과 2024~2025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예선 탈락이라는 참담한 결과를 초래했다. K리그 3연패를 달성했던 우승팀의 위상은 사라져 가고, 현재 팀의 미래 방향성조차 불투명한 상황"이라고도 비판했다.

"능력 있는 감독이라면 자신의 역량을 입증하는 데 이처럼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으며, 이미 팀에 변화를 이끌어 내 팬들에게 희망을 보여주었을 것"이라며 김 감독을 거듭 비판한 처용전사는 "몇 년간 전력강화팀을 통해 이뤄진 선수 이적, 육성 및 유출 과정은 무능과 안일함의 연속이었다. 축구단 운영의 최우선 목표를 무시한 채 무분별한 마케팅에만 몰두하고 있는 프런트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프런트의 전면적인 쇄신도 촉구했다.

김판곤 울산 HD 감독.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김판곤 울산 HD 감독.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김판곤 감독은 지난해 홍명보 감독이 시즌 도중 돌연 축구 국가대표팀으로 향한 뒤 지난해 7월 말 울산 지휘봉을 잡았다. 그나마 K리그1에서는 홍명보 감독 체제에서 도전하던 '3연패' 결실을 맺었으나, 2024~2025 ACLE에서는 1승 6패라는 최악의 부진 속 리그 스테이지에서 탈락했다. 나아가 최근 FIFA 클럽 월드컵에서도 3전 전패로 탈락하는 수모가 더해지는 등 국제무대에서 경쟁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심지어 오롯이 김판곤 감독 체제로 준비한 이번 시즌 K리그1에서는 승점 29(8승 5무 6패)로 리그 7위까지 떨어진 상황이다. 최대 라이벌이자 선두 전북 현대(승점 45)와 격차는 어느덧 16점까지 벌어졌다. 클럽 월드컵 일정으로 상위권 팀들보다 2경기 덜 치른 상황이긴 하지만, 2경기를 모두 잡는다고 가정하더라도 선두와 격차가 두 자릿수라 'K리그 4연패 도전'에도 먹구름이 드리운 상황이다.

최근 부진뿐만 아니라 지난 1년의 여정을 돌아보며 인내심이 한계에 다다른 울산 서포터스는 지난해 7월 부임 이후 약 1년 만에 김 감독의 즉각 경질을 요구하는 입장을 냈다. 울산 서포터스는 2일 광주 원정 경기 도중 김판곤 감독의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까지 낸 것으로 전해졌다. 상황을 빠르게 반전시키지 못한다면 김판곤 감독은 더욱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결과적으로 최근 K리그 최강팀 입지를 다졌던 울산의 2025시즌 역시 '대실패'로 끝날 수밖에 없다.

울산은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휴식기로 잠시 숨을 고르다, 오는 12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클럽 월드컵 일정으로 소화하지 못했던 대구FC전을 치른다. 성난 홈팬들 앞에서 치르는 '최하위'팀과 맞대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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