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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오스틴. /사진=김진경 대기자 |
염경엽 LG 감독은 지난 3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리는 롯데 자이언츠와 2025 신한 SOL Bank KBO 리그 정규시즌 방문 경기를 앞두고 "오스틴은 왼쪽 옆구리(내복사근) 미세 손상이다. 3주 후 재검 예정으로, 이상 없으면 4주 정도면 넉넉히 합류할 것"이라고 말했다.
1위 한화 이글스와 1.5경기 차 치열한 선두 다툼 중인 LG에는 비보(悲報)다. 부상 전까지 오스틴은 75경기에 출전해 타율 0.272(265타수 72안타) 20홈런 55타점 52득점 OPS(출루율+장타율) 0.912를 기록 중이었기에 그 공백을 어떻게 메울지가 LG의 고민이다.
자연스레 올스타전 출전도 불발됐다. 오스틴은 팬 투표 121만 1222표, 선수단 투표 202표 등 총점 41.24점으로 개인 두 번째 나눔 올스타 1루수 부문 베스트 12에 선발됐었다.
하필 LG 구단 역사를 새로 쓴 다음 날 전해진 소식이어서 더욱 안타까웠다. 오스틴은 지난 1일 부산 롯데전에서 3회초 결승 투런포로 3년 연속 20홈런을 달성하며 LG의 3-2 승리를 이끌었다.
LG 타자의 3년 연속 20홈런은 오스틴이 최초다. 2023년 LG에 입단한 오스틴은 그해 23홈런 95타점으로 29년 만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견인했다. 지난해에는 32홈런 132타점으로 LG 구단 역사상 KBO 리그 타점왕과 단일시즌 30홈런-100타점을 달성했다. 견실한 성적과 함께, 무엇보다 LG를 사랑하는 마음이 강해 팬들로부터 효자 외인이라 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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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오스틴. /사진=김진경 대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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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오스틴이 지난 2월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인디언스쿨 파크 야구장에서 열린 2025 LG 트윈스 스프링캠프 오전 훈련이 끝난 후 취재진의 인터뷰에 응했다. /사진=김동윤 기자 |
그러면서도 항상 스스로 냉정하고 책임감이 무척 강한 외국인 타자이기도 했다. 올해 6월 오스틴은 22경기 타율 0.208(77타수 16안타) 3홈런 11타점 OPS 0.694로 이례적인 부진을 겪었다. 오랜 부진에 지난달 11일 잠실 SSG전을 승리로 이끈 후 수훈선수 인터뷰에서 "최근 타격감이 별로였는데 팀에 도움이 될 수 있어 좋았다. 그리고 나는 외국인 선수이기 때문에 언제든 교체될 수 있다. 그래서 항상 잘해야 한다"고 담담하게 자신의 마음가짐을 밝힌 바 있다.
오스틴은 지난 7월 1일 롯데전을 승리로 이끈 뒤에도 "오랜만에 팀에 도움될 수 있어서 굉장히 좋다. 최근에 못 해서 어떻게든 힘내보려고 했다. 결과가 잘 나와서 다행"이라며 "나도 야구하면서 3년 연속 20홈런을 쳐본 것도 처음이다. 무엇보다도 LG라는 팀에 와서 그런 기록을 세웠다는 게 뜻깊게 와닿는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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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오스틴(오른쪽).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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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오스틴(오른쪽).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
올해 스프링캠프 당시 오스틴은 "니퍼트 선배가 있어 최장수 외국인은 조금 어려울 것 같다. 하지만 나는 LG에서 정말 뛸 수 있을 때까지 뛰고 싶다. 지금 생각으로는 최소 4~5년은 더 LG에 머무르고 싶다"고 희망했었다.
예상대로면 오스틴은 빨라도 7월 마지막 주, 넉넉잡아 8월에 복귀하게 된다. 순위경쟁이 가장 뜨거워질 시점이다. 복귀 후 예년과 같은 맹타를 휘두른다면 오스틴의 꿈도 이뤄질 가능성이 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