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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노시환이 4일 고척 키움전 9회초 좌월 솔로포를 치고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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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선발투수 폰세가 4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KBO리그 한화이글스와 키움히어로즈의 경기 5회말 수비를 마치며 환호하고 있다.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
한화는 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정규시즌 방문 경기에서 키움에 2-1로 승리했다.
이로써 47승 2무 33패를 기록한 한화는 선두 자리를 지켰고, 3연패에 빠진 키움은 26승 3무 57패로 최하위에 머물렀다. 이날 키움은 시즌 17번째 만원관중(1만 6000명)을 동원하며 역대 팀 한 시즌 최다 매진 기록 타이를 이뤘다. 또한 지난 6월 24일 고척 KIA전부터 7경기 연속 매진에 성공해 팀 최다 경기 연속 매진 기록에도 동률을 이뤘다. 주말 2경기에서도 한화와 맞대결이 예정돼 있어 두 기록 모두 경신할 것이 유력하다.
양 팀이 내세울 수 있는 최고의 에이스들이 맞붙어 명품 투수전을 펼쳤다. 한화의 코디 폰세는 KBO 5명뿐인 개막 후 12경기 연속 선발승에 도전 중이었고, 키움의 라울 알칸타라는 8경기 7승 무패 평균자책점 1.34의 고척에서 불패의 기록을 가지고 있었다.
결과는 무승부였다. 폰세는 7이닝(103구) 5피안타 1볼넷 11탈삼진 1실점, 알칸타라는 7⅓이닝 7피안타 1볼넷 7탈삼진 1실점으로 두 투수 모두 퀄리티 스타트 플러스(선발 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달성했으나, 승패는 가리지 못했다. 하지만 각각 패하지도 않으면서 폰세는 개막 11연승을 유지했고 알칸타라는 고척 불패 신화를 이어갔다.
팽팽하던 두 팀의 경기는 거포의 한 방에 결정 났다. 노시환은 양 팀이 1-1로 맞선 9회초 1사에서 조영건의 시속 145km직구를 통타해 좌측 담장을 크게 넘겼다. 비거리 120m의 시즌 16호 포. 김경문 한화 감독의 믿음이 통하는 순간이었다. 경기 전 김경문 감독은 같은 날 삼성에 패한 붙박이 4번 타자였던 노시환을 6번 타순으로 내리면서 "(노)시환이가 조금 더 편하게 쳤으면 했다"고 믿음을 보였고, 노시환은 그 기대에 부응했다.
한화에서는 하주석과 심우준이 4타수 2안타 멀티히트로 타선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전날(3일) ⅔이닝 3볼넷 1몸에 맞는 공 1탈삼진 1실점으로 무승부를 초래했던 마무리 김서현은 1이닝 동안 2개의 삼진만 솎아내는 퍼펙트 피칭으로 시즌 21세이브째를 올렸다.
키움에서는 최주환이 4타수 2안타 1타점으로 활약했으나, 패배에 빛이 바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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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선발투수 알칸타라가 4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KBO리그 한화이글스와 키움히어로즈의 경기에서 역투하고 있다.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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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9번타자 심우준이 4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KBO리그 한화이글스와 키움히어로즈의 경기 3회초 1사 1루에서 3루타로 출루하고 있다.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
이에 맞선 키움은 송성문(3루수)-임지열(지명타자)-이주형(중견수)-최주환(1루수)-주성원(우익수)-개럿 스톤(좌익수)-어준서(유격수)-김건희(포수)-전태현(2루수)으로 타선을 구성했다. 선발 투수는 라울 알칸타라.
예상대로 팽팽한 투수전이 펼쳐졌다. 1회초 알칸타라는 하주석에게 중전 안타를 맞았으나, 리베라토를 병살로 돌려세워 실점 없이 끝냈다. 2회에도 공 5개로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며 순항했다.
첫 실점은 폰세가 했다. 그는 1회말 2사 1루에서 최주환에게 우중간 외야를 가르는 적시 2루타를 맞았다. 이후 주성원에게 볼넷을 내줬으나, 스톤을 유격수 뜬공으로 돌려세워 1회를 마치고 2회도 공 13개로 삼자범퇴하며 위력적인 투구를 이어갔다.
곧 양 팀의 균형이 맞춰졌다. 3회초 선두타자 이진영이 볼넷으로 출루했고 최재훈의 번트가 포수 위로 향해 실패했다. 하지만 심우준이 좌중간 외야를 가르는 2루타를 때려냈고 이원석이 좌전 1타점 적시타로 1-1 동점을 만들었다.
감을 잡은 폰세는 투구 수를 많이 줄이며 앞선 투구를 만회했다. 3회말 공 12개, 4회말 공 12개로 실점 없이 끝내더니, 5회말에는 김건희에게 좌전 안타를 맞고 전태현의 번트 타구를 직접 잡아 병살을 끌어냈다. 송성문을 공 4개로 헛스윙 삼진 처리하면서 투구 수는 72개가 됐다. 이때 5이닝을 마친 알칸타라의 투구 수는 77개.
명품 투수전은 끝내 승패를 가리지 못했다. 알칸타라는 6회 공 4개, 7회 공 11개로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고 8회 이원석을 삼진 잡은 뒤 하주석에게 좌전 안타를 맞고 조영건과 교체됐다. 조영건이 리베라토와 문현빈을 범타 처리하며 알칸타라도 실점 없이 경기를 마무리했다.
폰세 역시 6회말 최주환에게 2루타를 허용했으나, 다른 세 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솎아내는 위력적인 피칭을 이어갔다. 7회에도 삼진 2개를 더 잡아낸 폰세는 8회 김범수에게 공을 넘겨줬다. 9회초 노시환이 좌월 솔로포로 균형을 깼고 이 점수를 키움이 뒤집지 못하며 한화의 승리가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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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노시환이 4일 고척 키움전 9회초 좌월 솔로포를 치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