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 패닉이 왔다" 52억 FA 포수 존재감 이정도... 한화 폰세, 단짝 부상 교체에 한달음에 트레이너 찾아갔다

고척=김동윤 기자 / 입력 :
  • 글자크기조절
한화 외국인 투수 코디 폰세가 4일 고척 키움전을 승리로 이끈 뒤 취재진과 인터뷰에 응했다. /사진=김동윤 기자
한화 외국인 투수 코디 폰세가 4일 고척 키움전을 승리로 이끈 뒤 취재진과 인터뷰에 응했다. /사진=김동윤 기자
한화 이글스 외국인 투수 코디 폰세(31)가 아찔했던 순간을 떠올렸다.

폰세는 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정규시즌 키움 히어로즈와 방문경기에서 7이닝(103구) 5피안타 1볼넷 11탈삼진 1실점으로 한화의 2-1 진땀승을 이끌었다.


덕분에 한화는 전날(4일) 투수 8명을 썼던 4시간 40분에 달하는 무승부 여파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47승 2무 33패로 같은 날 KIA에 패한 2위 롯데(45승 3무 35패)와 2경기 차로 벌린 것은 덤.

한화 김경문 감독도 "폰세가 정말 훌륭한 피칭을 보여줬는데, 승리로 이어지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라고 따로 언급할 정도로 압권의 피칭이었다. 이날 폰세는 최고 시속 158㎞의 빠른 공(46구)으로 키움 타선을 압도하면서 커브(20구), 체인지업(20구), 슬라이더(16구), 투심 패스트볼(1구)을 고루 섞어 11개의 삼진을 솎아냈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폰세는 이날도 단짝 포수 최재훈(36)에게 공을 돌렸다. 폰세는 "오늘(4일) 7이닝까지 던질 수 있었던 건 최재훈의 좋은 리드가 있었기 때문이다. 최재훈의 좋은 볼 배합이 아니었다면 끌어나가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기 전에 항상 최재훈과 전력 분석 미팅을 한다. 그때마다 최재훈은 내게 상대 투수는 생각하지 말고 네가 상대할 타자 라인업만 생각하라고 한다. 그래서 나도 우리 타자들의 공격과 수비를 믿고 상대 타자에만 항상 집중해서 좋은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화 선발투수 폰세(왼쪽)가 4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KBO리그 한화이글스와 키움히어로즈의 경기 5회말 수비를 마치며 환호하고 있다.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한화 선발투수 폰세(왼쪽)가 4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KBO리그 한화이글스와 키움히어로즈의 경기 5회말 수비를 마치며 환호하고 있다.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올해 폰세는 18경기 11승 무패 평균자책점 1.95, 115⅔이닝 161탈삼진,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0.86, 피안타율 0.183을 기록하고 있다. 평균자책점, 다승, 탈삼진, 이닝 등 주요 투수 지표에서 리그 1위를 달리며 에이스로 군림 중이다. 그 18경기 중 17경기 108⅔이닝을 최재훈과 함께했기에, 폰세는 수훈 선수 인터뷰 때 항상 최재훈에게 고마움을 나타내고 있다.

2021시즌 종료 후 한화와 5년 54억 FA 계약을 체결했던 최재훈은 안정적인 수비와 타석에서 높은 출루율로 점점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고 있다. 존재감을 입증하는 사례가 3일 대전 NC전에서 있었던 부상 교체였다. 당시 최재훈은 4회말 좌익수 쪽 2루타를 친 뒤 2루로 슬라이딩하는 과정에서 오른쪽 어깨에 강한 충격을 받았다. 곧바로 심우준과 교체됐고 다음 날인 4일 경기에도 정상 출전해 9이닝 모두 소화할 정도였지만, 폰세는 한달음에 트레이너에게 달려갔다.

폰세는 "난 순간 패닉에 빠졌다. 그래서 우리 트레이너에게 가서 최재훈 괜찮냐고 물어봤는데, 트레이너가 아니라고 (농담)해서 그때 더 패닉이 왔다"고 아찔했던 순간을 떠올렸다. 이어 "알고 보니 트레이너의 농담이었다. 그래서 난 절대 그런 농담은 하지 말라고 했다"고 미소 지었다.

한화 8번타자 최재훈이 3일 대전한화생명볼파크에서 2025KBO리그 한화이글스와 NC다이노스의 경기 4회말 2루타를 치고 2루에서 헤드퍼스트슬라이딩을 한 후 고통을 호소하다 교체되고 있다.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한화 8번타자 최재훈이 3일 대전한화생명볼파크에서 2025KBO리그 한화이글스와 NC다이노스의 경기 4회말 2루타를 치고 2루에서 헤드퍼스트슬라이딩을 한 후 고통을 호소하다 교체되고 있다.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최재훈의 부상 정도가 경미한 덕분에 이날 폰세는 또 한 번 무패의 기록을 이어가며 개막 후 12연속 선발승에 도전할 수 있게 됐다. 그보다 많은 연승을 달린 투수는 44년 KBO 역사에 단 4명뿐이었다. 앞서 2003년 정민태(현대 유니콘스)와 2017년 헥터 노에시(KIA 타이거즈)가 14연속, 2018년 세스 후랭코프(두산 베어스)가 13연속, 2023년 윌리엄 쿠에바스(KT 위즈)가 12연속 선발승을 달성했다.

이에 폰세는 "나는 14연승 신기록에 대한 욕심은 크게 없다. 오늘도 개인적으로는 승리를 추가하지 못했지만, 팀이 승리했기 때문에 내가 승리한 것과 똑같다고 생각한다"며 "난 미국과 일본에서 많은 실패와 패배를 경험했다. 하지만 그 패배들이 지금 성공할 수 있는 계기가 됐고 어떻게 보면 운이 정말 좋았다. 내가 못 던진 날에 우리 야수들이 점수를 많이 내줬기 때문에 노 디시전(승패 모두 기록하지 못한 경기)도 나왔다"고 담담하게 답했다.

그러면서 "내 커리어에서 한 시즌 10승은 올해가 처음이다. 정말 감사한 일이다. 한화 이글스의 일원으로 10승을 처음 하게 돼 정말 기쁘다. 우리 투수뿐 아니라 야수들도 정말 화합이 잘 되기 때문에 굉장히 감사한 마음으로 야구를 즐겁게 하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

한화 외국인 투수 코디 폰세가 4일 고척 키움전을 승리로 이끈 뒤 취재진과 인터뷰에 응했다. /사진=김동윤 기자
한화 외국인 투수 코디 폰세가 4일 고척 키움전을 승리로 이끈 뒤 취재진과 인터뷰에 응했다. /사진=김동윤 기자
기자 프로필
김동윤 | dongy291@mtstarnews.com

스타뉴스 스포츠부 김동윤입니다. 초심 잃지 않고 열심히 뛰겠습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