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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채은성이 5일 고척 키움전 8회초 2사 1루에서 좌월 역전 투런포를 날리고 기뻐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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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리베라토가 5일 고척 키움전 9회초 2사 2루에서 역전 1타점 적시 2루타를 치고 세리머니하고 있다. |
한화는 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정규시즌 방문 경기에서 키움에 6-4로 승리했다.
18일 만의 2연승이었다. 지난 6월 17일 부산 롯데전 승리 후 승리와 패배를 반복하던 한화는 모처럼 위닝 시리즈를 확보하며 48승 2무 33패로 선두 자리를 지켰다. 같은 날 4위 KIA가 3위 롯데를 13-0으로 제압하며 45승 3무 36패로 LG와 공동 2위가 됐으나, 한화와는 여전히 3경기 차였다. 4연패에 빠진 키움은 26승 3무 58패로 최하위에 머물렀다.
1점 차 팽팽하던 경기는 막판 터진 홈런포로 긴장감을 조성했다. 한화가 2-3으로 지고 있는 8회초 2사 1루에서 채은성이 역전 투런포를 쏘아 올렸고, 8회말에는 신인 어준서가 동점 우월 솔로포로 맞불을 놨다. 한화가 9회초 무사 1루서 이원석이 침착하게 희생번트로 득점권에 주자를 보냈고, 루이스 리베라토와 문현빈이 연속 적시타로 2점을 달아났다. 키움은 이 점수를 뒤집지 못하면서 최종 승자는 한화가 됐다.
선발 맞대결에서는 호주 출신 키움 외인 라클란 웰스가 KBO 데뷔 첫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에 성공하며 류현진에 판정승을 거뒀다. 웰스는 6이닝 5피안타 1볼넷 6탈삼진 2실점, 류현진은 5이닝 5피안타 2볼넷 4탈삼진 3실점(1자책)을 기록했다. 그러나 한화에서는 차세대 좌완 에이스 황준서가 공 16개로 1⅓이닝을 퍼펙트 이닝으로 만들며 희망을 안겼다.
어린 타자들의 맹타도 볼 만했다. 한화에선 문현빈(21)이 5타수 4안타 2득점, 키움에선 어준서(19)가 8회말 극적인 동점 솔로포 포함 4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으로 활약했다. 이밖에 한화 채은성은 8회 역전 투런과 함께 5타수 2안타 2타점 2득점으로 타격감을 끌어올렸다.
한편 이날 키움은 지난 6월 24일 고척 KIA전부터 8경기 연속 매진에 성공해 팀 최다 경기 연속 매진 신기록을 세우고, 시즌 18번째 만원 관중(1만 6000명)을 동원하며 역대 팀 한 시즌 최다 매진 타이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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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의 라클란 웰스가 5일 고척 한화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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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문현빈이 5일 고척 키움전 8회초 1사에서 안타 치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
이에 맞선 김경문 감독의 한화는 이원석(중견수)-루이스 리베라토(지명타자)-문현빈(좌익수)-노시환(3루수)-채은성(1루수)-이진영(우익수)-하주석(2루수)-최재훈(포수)-심우준(유격수)으로 타순을 꾸렸다. 선발 투수는 류현진.
전날 팽팽했던 투수전 양상이 경기 초반 이어졌다. 3회까지 이렇다 할 찬스 없이 양 팀 선발 투수들은 무실점을 기록했다. 3회초 키움 스톤이 심우준의 3루타성 타구를 다이빙 캐치해내는 호수비도 있었다.
균형이 깨진 건 4회였다. 4회초 선두타자 문현빈이 중전 안타로 출루했고 노시환이 볼넷으로 출루했다. 채은성은 초구 번트에 실패한 뒤 유격수 앞 땅볼로 1사 1, 3루를 만들었고 이진영의 땅볼 타구 때 3루 주자 문현빈의 득점이 이뤄졌다. 키움 투수 웰스가 홈을 선택했으나, 문현빈의 홈인이 더 빨랐다.
뒤이어 최재훈이 좌전 안타로 점수 차를 벌렸다. 2루 주자 채은성이 과감하게 홈까지 쇄도했고 좌익수 임지열의 송구가 채은성을 맞고 튕겼다. 한화의 2-0 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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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황준서가 5일 고척 키움전에서 역투하고 내려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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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선발 류현진(맨 오른쪽)이 5일 고척 키움전 5회말 2사 만루에서 키움 최주환의 내야 땅볼 때 타구를 잡아 1루로 악송구하고 있다. |
기어코 류현진에게 점수를 뽑아낸 키움이다. 5회말 1사에서 김건희가 좌중간 담장으로 향하는 대형 2루타를 쳤다. 전태현이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류현진 상대 12타수 무안타에 그치던 송성문이 좌익수 방면 타구로 첫 안타를 신고했다. 임지열과 이주형이 연속 볼넷으로 밀어내기가 나오면서 키움은 한 점을 만회했다.
류현진 본인의 수비 실수도 나왔다. 자신의 앞으로 오는 최주환의 땅볼 타구를 한 번에 잡지 못한 류현진은 1루에도 악송구해 3루 주자 송성문에 이어 2루 주자 임지열의 추가 득점까지 허용했다. 키움의 3-2 역전. 류현진은 스톤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리며 이닝을 끝냈고 6회 박상원과 교체돼 경기를 마쳤다.
6회와 7회 모두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며 키움으로 기울던 경기는 벼락 같은 홈런 한 방에 뒤집어졌다. 8회초 2사 1루에 등판한 키움 마무리 주승우를 상대로 채은성이 좌월 투런포를 쏘아 올렸다. 주승우의 5구째 포크가 높게 들어간 것이 이유였다. 비거리 125m의 시즌 13호 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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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채은성이 5일 고척 키움전 8회초 2사 1루에서 좌월 역전 투런포를 날리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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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어준서가 5일 고척 한화전 8회말 2사에서 동점 우월 투런포를 날리고 홈으로 향하고 있다. |
키움도 홈런으로 맞불을 놨다. 패색이 짙던 8회말 2사에서 어준서는 높게 들어오는 주현상의 커브를 통타해 우측 담장을 넘겼다. 비거리 115m의 시즌 3호포. 이후 김건희, 전태현이 연속 안타로 1, 3루 기회를 만들었지만, 송성문이 투수 땅볼로 물러나 추가 득점하지 못한 것이 키움으로선 아쉬웠다.
달아나지 못한 키움을 상대로 한화가 역전에 성공했다. 9회초 선두타자 심우준이 볼넷으로 출루했고 이원석의 희생번트로 2루까지 향했다. 여기서 앞서 4타수 무안타로 침묵하던 리베라토가 이준우의 5구째 슬라이더를 통타해 역전 1타점 적시 2루타를 쳐냈다. 중견수 이주형이 점프 캐치를 시도했으나, 글러브에 맞고 튕겨 나왔다. 뒤이어 문현빈이 좌전 1타점 적시타로 리베라토를 홈으로 불러들이면서 쐐기를 박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