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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배 후 홈팬들에게 고개를 숙이고 있는 키움 선수들. |
팀 타율(0.236)과 평균자책점(ERA·5.44) 모두 최하위에 머물고 있다. 실책(74개)도 2번째로 많다. 마운드와 타격, 수비까지 뭐 하나 제대로 되는 게 없으니 최하위를 벗어나길 바라는 건 지나친 욕심일 수 있다.
다만 6월 이후엔 분명한 변화 한 가지가 감지된다. 선발진의 상승세다. 키움의 팀 선발 ERA는 4.79로 9위인데, 6월엔 3.64로 선발 왕국 한화(3.52)에 이어 2위였다. 이와 함께 키움은 6월 10승 10무 2패로 5할 승률을 그렸다.
그런데 이번달도 선발진은 연이은 호투를 펼치고 있다. 케니 로젠버그가 부상으로 빠져 있지만 새로 합류한 라클란 웰스가 안정적인 투구를 펼치고 있고 라울 알칸타라는 키움 투수진을 이끌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3선발 하영민과 전체 1순위 신인 정현우, 선발로 변신한 박주성이 탄탄한 선발진을 꾸리고 있다.
7월 치른 6경기에서 선발진은 36⅓이닝을 소화했다. 삼성(37⅓이닝)에 이어 2위였고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QS)는 5회로 1위였다. 5개의 사사구를 범하며 5실점했던 정현우도 5이닝을 지켰고 나머지 투수들은 모두 QS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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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발진을 이끌고 있는 라울 알칸타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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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투수 박주성. |
그런데 이 기간 키움은 1승 후 5연패에 빠져 있다.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기이한 결과다. 대체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일까.
타선의 극심한 침체가 커다란 원인이었다. 유일하게 승리를 거둔 지난 1일 KT전 7점을 뽑아낸 이후 키움은 5경기에서 10득점, 경기당 평균 2득점에 그쳤다.
5연패 기간 키움의 팀 타율은 0.218로 바닥을 쳤다. 중심 타선에서 해결사 역할을 해야 할 스톤 개럿(0.200)과 최주환(0.190) 등의 부진이 특히나 뼈아팠다.
그렇다고 단순히 타선으로만 돌릴 수도 없었다. 최근 5경기에서 키움 불펜은 12⅔이닝 동안 13점을 내줬다. ERA가 9.24에 달한다. 셋업맨 원종현이 2경기에서 1홀드 완벽투를 펼쳤을 뿐, 마무리 주승우도 등판한 경기에서 아웃카운트를 하나도 잡아내지 못하고 홈런을 맞으며 고개를 숙였을 정도였다. 박윤성(3경기 3⅔이닝 4실점), 조영건(2경기 2이닝 2실점) 등도 나란히 홈런을 허용하며 무너지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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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전 타격 훈련을 하는 스톤 개럿. /사진=김진경 대기자 |
타선이 반등하기만을 바라보다 벌써 88경기를 치렀다. 심지어 돔구장을 홈으로 활용하는 특성으로 인해 10구단 중 가장 많은 경기를 치렀다. 그만큼 만회할 기회가 적다는 뜻이기도 하다.
3년 연속 최하위가 예상되는 암울한 상황 속에도 키움은 지난해 기록한 팀 창단 후 최다 관중(80만 8350명)에 버금가는 흥행가도를 이어가고 있다. 여전히 애정을 나타내는 팬들을 위해서라도 희망을 심어줄 수 있는 후반기를 보내야 한다.
문제는 선수들이 동반 상승세를 타주기를 바라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다는 점이다. 퓨처스에서 콜업해 분위기를 바꿔줄 만한 자원도, 부상을 털고 힘을 보탤 이들도 마땅치 않다. 뚜렷한 해법이 보이지 않아 더 답답함이 커지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