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트레이드' 주인공 8달 만에 사직 방문, '90도 인사'에 롯데 팬 대환호 "상상만 하던 건데 실제로 하니..." [부산 현장]

부산=양정웅 기자 /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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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김민석(오른쪽)이 8일 사직 롯데전에서 7회초 타석에 들어서며 인사를 하고 있다.
두산 김민석(오른쪽)이 8일 사직 롯데전에서 7회초 타석에 들어서며 인사를 하고 있다.
한때 롯데 자이언츠의 미래를 이끌 걸로 기대받았던 김민석(21·두산 베어스)이 유니폼을 갈아입고 부산에 돌아왔다. 롯데 팬들은 박수로 젊은 타자를 환영했다.

김민석은 8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2025 신한 SOL Bank KBO 리그 정규시즌 원정경기에서 7회초 2사 1루에서 이유찬의 대타로 1번 타순에 이름을 올렸다.


타석에 등장한 김민석은 1루쪽에 앉은 롯데 팬들을 향해 90도로 허리를 숙여 인사를 전했다. 그러자 관중들도 우레와 같은 박수로 김민석을 환영했다. 관중석 곳곳에는 김민석을 반기는 응원 문구 스케치북도 보여 인기를 실감케 했다.

롯데 4번째 투수 정철원을 상대한 김민석은 초구 스트라이크를 지켜본 후 파울 2개를 만들었다. 하지만 4구째 가운데 슬라이더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고 말았다. 김민석은 8회 팀이 7-5로 역전에 성공한 후 다시 타석에 섰으나 1루수 땅볼로 아웃됐다.

이날 김민석은 교체 출전해 2타수 무안타 1삼진으로 경기를 마쳤다. 기록만 봐서는 평범한 모습이었지만, 김민석은 출전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었다. 바로 이적 후 처음으로 이전 홈구장인 사직야구장을 찾았기 때문이다.


김민석은 지난해 11월 트레이드를 통해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롯데에서 김민석과 외야수 추재현(26), 투수 최우인(23)이 두산으로, 두산에서 투수 정철원(26)과 내야수 전민재(26)가 롯데로 팀을 옮겼다. 특히 김민석은 2023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3순위로 입단한 후 2시즌 만에 트레이드로 이적해 화제가 됐다. 1라운더와 신인왕(정철원)의 거래가 이뤄지며 '초대형 트레이드'라는 별칭도 붙었다.

두산 김민석이 8일 사직 롯데전에서 7회초 타석에 들어서며 인사를 하고 있다.
두산 김민석이 8일 사직 롯데전에서 7회초 타석에 들어서며 인사를 하고 있다.
두산은 지난 4월 4일부터 6일까지 사직에서 3연전을 치렀는데, 이때는 김민석이 1군 엔트리에 없던 상황이었다. 이에 이번 시리즈가 김민석이 이적 후 처음으로 부산을 찾는 날이었고, 이에 인사를 전한 것이다. 김민석은 신인 시절인 2023년 올스타 투표에서 팬들에게 92만 5811표를 받아 역대 4번째 고졸 신인 올스타 베스트에 뽑힐 정도로 많은 인기를 누렸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김민석은 "(지난해 11월) 팬 페스티벌 이후 처음 (사직에) 왔는데 너무 좋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타석에 들어갈 때 다른 구장보다는 익숙해서 편안한 마음으로 들어갔는데, 찬스를 살리지 못한 건 아쉬웠다"고 털어놨다.

인사 후 팬들에게 많은 환호를 받은 부분에 대해 김민석은 "정말 롯데 팬들에게 감사하다. 많이 응원해주셨고 사랑해주셨다. 나도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고, 상상만 하던 건데 실제로 하니 기분이 달랐다"고 했다.

7회 타석에 들어설 때 마운드에는 트레이드 맞상대였던 정철원이 있었다. 신경쓰일 법도 했지만, 김민석은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바로 적극적으로 승부하는 투수여서 빨리 결과를 내고 싶다고 했다"고 했다. 특히 3구째 슬라이더를 밀어친 타구가 좌익선상 살짝 바깥쪽으로 나간 것에 대해 "그게 들어갔어야 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제발 들어가라' 했는데 (한)태양이 형이 '파울' 이래서 다시 돌아왔다"고 밝혔다.

김민석은 출근할 때부터 롯데 팬들의 응원을 받았다. 그는 "버스에서 내릴 때부터 롯데 시절 유니폼을 들고 계신 분도 많았다. 기억하는 팬들도 있었다. 그런 분들을 오랜만에 봐가지고 반가웠고, 출근길이 평소보다 바빴다"고 전했다.

두산 김민석이 8일 사직 롯데전 승리 후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양정웅 기자
두산 김민석이 8일 사직 롯데전 승리 후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양정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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