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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채은성이 8일 대전 KIA전 3회말 1사 만루소 우익선상 적시타를 치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
한화는 8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정규시즌 홈경기에서 KIA 타이거즈에 14-8 대승을 거뒀다.
경기 막판 패트릭 위즈덤에게 만루홈런을 내주는 등 위기도 있었지만, 워낙 초반에 벌어놓은 점수가 많은 탓에 기세 좋던 KIA도 추격에는 실패했다. 3회 6득점 한 빅이닝이 컸다.
3-3 동점이던 3회말 이원석이 볼넷, 루이스 리베라토가 우전 안타로 출루했고 노시환이 볼넷을 골라 1사 만루 찬스를 만들었다. 여기서 채은성은 1B2S의 불리한 볼 카운트에서 이형범의 투심 패스트볼을 통타해 우익선상 2타점 적시 3루타로 주자를 일소했다. 이후 김태연의 좌전 1타점 적시타, 하주석의 좌전 안타, 최재훈, 심우준의 추가 1타점 적시타가 터지면서 한화는 단번에 9-3으로 훌쩍 앞서갔다.
이때 한화 타자들은 채은성부터 심우준까지 5번의 타자가 모두 4구 내 공략해 공이 12개밖에 소비되지 않았는데, 계획대로였다. 지난주 고척에서 만난 채은성은 "감독님과 타격 코치님들이 항상 주문하는 것이 자기가 원하는 공이 오면 적극적으로 치라는 거싱었다. 너희들이 그렇게 원하는 공이 오면 초구부터 딴생각 말고 (방망이를) 돌리라고 해주셔서 그렇게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화 타선이 힘을 받으면서 한화는 7월 5승 1패로 리그 1위로 올라선 뒤에도 승승장구했다. 그 결과 지난 6일 고척 키움전에서 구단 역사상 3번째로 빙그레 시절인 1990년(30승 23패·승률 0.566), 1992년(38승 1무 21패·승률 0.644) 이후 33년 만에 전반기 1위를 확정했다. 그리고 이날 경기 승리로 리그 10개 팀 중 가장 먼저 50승에 선착하면서 포스트시즌 진출 100% 확률도 잡았다.
전·후기 리그(1982~1988년) 및 양대 리그(1999~2000년)를 제외하고 35번의 시즌에서 50승 선착 팀은 모두 포스트시즌으로 향했다. 또한 정규시즌 우승 확률은 71.4%(35회 중 25회), 한국시리즈 제패 확률은 60%(35회 중 21회)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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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은성.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
절치부심했던 지난겨울의 성과가 드러나는 모양새다. 2022시즌 종료 후 한화와 4년 최대 90억 원의 FA 계약을 체결한 채은성은 2년간 261경기에 출전해 타율 0.266(957타수 255안타) 43홈런 167타점 132득점 OPS 0.795로 나쁘지 않은 활약을 펼쳤다.
선수 본인의 생각은 달랐다. 정작 올해 1월 만난 채은성은 "개인적으로 아쉬움이 많았고 팀 성적도 나지 않아 아쉬웠던 2년이었다. 잘했다면 좋았겠지만, 생각처럼 잘 안됐다. 홈런 20개를 쳤다고는 하지만, 기복이 아주 심했기 때문에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고 자책했었다.
하지만 누구보다 책임감이 강하고 성실한 걸 아는 김경문 감독이었기에 2년 연속 주장을 채은성에게 맡겼다. 이에 채은성은 주장으로서 어떻게 이끌어나가겠다는 말 대신 자신의 성적을 이야기했다. 개인 성적이 아닌 팀을 위한 자기 암시였다. 그는 "주장을 1년 해보니까 야구를 잘해야 할 것 같다. 야구를 잘해야 내 목소리에 힘도 실린다. 일단 내가 잘하는 데 더 주력해야 한다. 처음에는 신경 쓸 것도 많았는데 그거는 둘째치고 일단 내가 야구를 잘해야 한다. 그래야 팀 성적도 나기 때문에 야구하는데 더 집중할 생각"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 결심은 6개월이 지난 지금도 변하지 않고 현재진행형이다. 채은성은 경기가 막판까지 치열해질 때쯤이면 선수들에게 "이기자"고 재차 힘을 불어넣는다. 그리고 말 뿐 아니라 자신이 직접 해결사 노릇을 하니 그 말에도 무게감이 실린다. 지난 5일 고척 키움전에서도 채은성은 "이기고 가자, 힘드니까 빨리 점수 내서 9회만 하고 가자"고 당부했고, 8회초 2사 1루에서 역전 투런을 때려 극적인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전반기를 2경기 남겨둔 가운데 2위 LG와 3.5경기 차로 승차를 벌린 한화는 기분 좋게 13년 만에 홈에서 열리는 올스타전을 맞이하고 싶어 한다. 9일 경기 상대는 양현종, 맞설 투수는 엄상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