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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에레디아가 8일 KT전 안타를 날리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SSG 랜더스 제공 |
지난해 타격왕이자 통산 0.334의 고타율을 자랑하는 기예르모 에레디아(34·SSG 랜더스)의 부침이 길어지고 있지만 한유섬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사령탑도 전폭적인 신뢰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에레디아가 믿음에 보답하는 완벽한 활약을 펼쳤다.
에레디아는 8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KT 위즈와 홈경기에서 5타수 3안타 2타점 맹활약하며 팀의 7-1 대승을 이끌었다.
지난달 11일 LG전 이후 거의 한 달, 20경기 만에 3안타 활약을 펼쳤다. 시즌 타율도 0.267에서 0.277(166타수 46안타)로 크게 끌어올렸다.
2023년 처음 SSG에 합류해 맹활약을 한 에레디아는 지난해 타율 0.360로 활약하며 타격왕에 이름을 올렸다. 21홈런 118타점으로 폭발력도 자랑했다. 작년과 간극이 1할 가까이 벌어졌다. SSG가 더 높이 치고 올라갈 수 없는 이유이기도 했다.
그러나 올 시즌에도 4월까지 타율 0.313으로 뛰어난 타격감을 뽐냈으나 불의의 부상에 발목을 잡혔다. 우측 허벅지에 표피낭종이 생겼고 SSG는 일시 대체 외국인 선수 라이언 맥브룸까지 데려왔지만 큰 활약을 펼치지 못해 더욱 공백이 크게 느껴졌다.
지난 5월엔 누나가 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나는 안타까운 소식도 전해졌지만 에레디아는 팀을 떠나는 대신 묵묵히 복귀를 준비했다.
복귀 후에도 좀처럼 타격감을 끌어올리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피치클락 위반에 대해 불만을 갖고 욕설을 하다가 퇴장을 당했고 이로 인해 KBO로부터 제재금 50만원을 부과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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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를 날리는 에레디아. /사진=SSG 랜더스 제공 |
결국 이날 3안타를 때려내며 팀의 승리를 안겼다. 경기 후 이숭용 감독은 "팽팽한 흐름 속에서 (한)유섬이의 홈런은 승부를 가르는 결정적인 한 방이었고, 팀 전체에 승리의 분위기를 불어넣었다"며 "에레디아도 3안타로 타선을 이끌며 좋은 타격감을 보여줬고 다음 경기를 기대케 했다"고 칭찬했다.
스스로도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던 경기였다. 에레디아는 "타석에서 너무 생각을 많이 하지 않고 내 스윙하려고 했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며 "최근 좋은 경기를 하지 못해 팀에 미안했다. 오늘도 백퍼센트 만족스러운 타격감은 아니지만, 그래도 오늘 좋은 느낌을 받았고 이 느낌 계속 이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최근 부진에 빠져 있었지만 자신의 경험과 감을 믿었다. 주변의 격려가 큰 힘이 됐다. "크게 뭔가를 바꾸려고 하진 않았다. 최근에 타격이 좋지 못해서 타격코치님들과 훈련 중간 중간 계속 이야기를 나눴고 코치님들께서 '너 자신을 믿고, 자신 있게 타격하라'는 말씀을 자주 해주셨다"며 "기술적인 부분보다도 멘탈적인 부분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고 그런 조언들이 더 큰 힘이 됐던 것 같다. 덕분에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고 있어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감독과 마찬가지로 동료들도 에레디아를 향한 변함없는 신뢰를 나타내고 있다. 결승 홈런을 때려낸 한유섬은 "에레디아에 대해선 별로 걱정을 안 한다. 무조건 치고 올라갈 수 있는 선수"라며 "가지고 있는 게 너무 좋은 타자다. 전반기 두 경기를 잘 마무리하고 휴식을 취하면 후반기 때는 잘 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믿음을 보였다.
에레디아 또한 "좋은 타격을 하지 못해 스스로 조급했던 것 같다"며 "전반기 2경기를 포함해 남은 경기를 잘 준비해서 기대하시는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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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레디아(오른쪽)가 승리 후 동료들과 세리머니를 한 뒤 더그아웃 쪽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SSG 랜더스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