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KT 허경민이 9일 SSG전 2회말 홈런을 터뜨리고 포효하고 있다.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
정든 두산 베어스를 떠나 4년 최대 40억원에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시즌 전 "확실히 타격을 할 줄 안다"고 사령탑의 극찬을 받았던 허경민(35·KT 위즈)이지만 부상 이후 극심한 슬럼프를 겪었다. 반등이 필요한 시점. 허경민은 곧바로 사령탑의 기대에 부응하는 맹타를 휘둘렀다.
허경민은 9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방문경기에 6번 타자 3루수로 선발 출전해 홈런 포함 5타수 5안타 4타점 2득점 활약하며 팀의 10-3 대승을 이끌었다.
허경민의 영입으로 주전 3루수 황재균은 자리르 옮겨야 했으나 그만큼 공수에서 모두 빼어난 기량을 가진 선수였다. 4월까지도 3할 타율을 유지했으나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햄스트링 부상으로 한 달 가까이 결장한 뒤 돌아왔지만 이전의 타격감을 되찾지 못했다. 6월 타율은 0.236, 7월 5경기에선 0.158에 그쳤다.
![]() |
홈런을 날린 허경민(오른쪽)이 박경수 코치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
그리고 허경민은 이날 보란 듯이 사령탑의 기대에 부응했다. 2회말 멜 로하스 주니어가 선제 솔로포를 날린 뒤 타석에 들어선 허경민은 문승원의 바깥쪽 슬라이더를 강타, 중앙 담장을 넘기는 대포를 쏘아 올렸다. 비거리 120m의 시즌 2번째 홈런이었다.
호쾌한 한 방은 허경민의 방망이를 춤추게 했다. 4회에는 무사 1루에서 우전 안타를 날린 뒤 후속 타자의 안타와 상대 폭투에 홈을 밟았고 5회엔 또 한 번 안타를 날렸다. 7회에도 1타점 적시타를 날린 허경민은 9회 마지막 타석에서도 2타점 쐐기 2루타를 터뜨렸다.
한 경기 5안타는 허경민 커리어 최다 타이 기록이다. 2020년 7월 5일 두산 베어스 소속으로 잠실 한화전에서 5안타를 날린 뒤 1830일 만에 써냈다.
경기 후 이강철 감독은 "타선은 7타점을 합작한 로하스와 허경민이 이끌었다. 2회 로하스, 허경민의 연속 홈런으로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이후 안현민 홈런과 김상수의 추가 타점으로 승기를 가져올 수 있었다"며 "그동안 타격이 부진했던 허경민이 좋은 타격감을 보여준 게 고무적"이라고 콕집어 칭찬을 했다.
![]() |
허경민(가운데)이 로하스(왼쪽), 안현민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
허경민은 "마지막 타석에 들어가기 전 다시 한 번 해보자는 마음으로 임했다. 좋은 결과가 나와 기분이 좋다"며 "잘 하고 싶은 마음은 앞서지만 잘 안 됐다. 감독·코치님, 동료, 스태프 분들이 모두 응원해주시는 걸 알고 있다. 덕분에 매일매일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도 홈런을 터뜨린 올 시즌 최고 히트상품 안현민, 꾸준한 활약을 펼치고 있는 황재균에 이날 멀티 홈런을 터뜨린 로하스가 버티고 있다. 여기에 7월 돌아올 예정인 강백호의 존재까지 더하면 해결사는 충분해진다. 타선의 연결고리가 되고 베테랑의 경험으로 완성도를 높여주기 위해선 허경민이 살아나야만 했다. 그렇기에 이강철 감독은 허경민의 역할론을 강조했는데 바로 자신의 가치를 보여주는 활약을 뽐냈다.
후반기 또 다른 '매직'을 꿈꾸는 KT에 전반기 막판 허경민의 미친 활약은 기대감을 보태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 |
허경민(왼쪽)이 홈런을 친 뒤 이강철 감독의 감탄 섞인 박수를 받으며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