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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게임3'의 배우 노재원이 9일 진행된 라운드 인터뷰를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넷플릭스 2025.07.09 /사진=김휘선 hwijpg@ |
9일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의 한 카페에서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3의 노재원과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오징어 게임' 시즌3는 자신만의 목적을 품고 다시 참가한 게임에서 가장 친한 친구를 잃고 만 기훈(이정재 분)과 정체를 숨긴 채 게임에 숨어들었던 프론트맨(이병헌 분), 그리고 그 잔인한 게임 속에서 살아남은 참가자들의 마지막 운명을 그린 작품.
노재원이 연기한 남규는 클럽 MD 출신의 게임 참가자로, 지난 시즌2에서 타노스(최승현 분)와 함께 참가자 사이에서 갈등을 유발했던 인물. 시즌3에서는 한층 더 강력해진 빌런으로 돌아왔다.
최근 넷플릭스 TOP 10 투둠 웹사이트(Netflix Tudum)에 따르면 '오징어 게임 ' 시즌3가 지난달 30일부터 7월 6일까지 약 4630만(46,300,000) 시청수를 기록, TOP 10을 집계하는 93개 모든 국가에서 2주 연속 1위를 수성했다.
노재원은 '오징어 게임' 시즌3까지 공개된 데 대해 "온 맘 다해서 연기를 준비했다. 실제로 마지막 촬영 끝났을 때도 마음에 큰 구멍이 뚫린 것처럼 공허함이 밀려왔다. 그런 작품이 오픈 되니까 너무 설레기도 했고, 저에겐 살면서 가장 큰 변화를 준 작품이었던 것 같다. 언제 또 이런 일이 있을까 싶기도 하다"고 벅찬 심경을 전했다.
이어 "가장 큰 변화는 아버지가 뿌듯해 하신다는 것"이라며 "제 많은 작품을 봐주셨는데 가장 재밌게 봐주셨던 작품이다. 가족 카톡방이 있는데 거기서 '황동혁 감독님은 스티븐 스필버그다', '네 연기도 굉장히 잘 봤다', '네 안에 남규가 있을까 봐 그게 우려스럽다'라는 반응도 보이셨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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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노재원이 9일 용산구 서울드래곤시티에서 열린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3'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마지막 시리즈인 '오징어 게임3'는 오는 6월 27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다. /2025.06.09 /사진=김휘선 hwijpg@ |
이어 "오디션을 보고도 될 것 같다는 기대는 크게 안 했다. 만약 되더라도 456명 중 한 명이고, 단역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다. 좋은 역할을 맡게 되는 큰 기대는 안 했다"며 "근데 합격 소식을 들었을 때는 하늘을 날 듯 기뻤는데 기쁘면서도 엄청난 걱정이 있었다. '내가 촬영하면서 얼마나 긴장되고, 부담스러울까', '어떻게 이겨내며 연기 준비를 해야 할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마냥 기뻐할 수는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남규'라는 인물을 처음 접하고 어떻게 연기할지 고민했다. 욕도 많고, 자칫 잘못하면 그냥 '타노스' 옆에 있는 인물이 될 것 같았는데 그렇게 연기하고 싶진 않았다"며 "이유 있는 '남규'를 연기하고 싶어서 '어떻게 하면 내가 그런 걸 해낼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또한 노재원은 "하고 싶은 건 많았지만, '오징어 게임' 속 인물이 워낙 많다 보니까 제 욕심을 다 어필하기엔 어려웠다. 감독님께서 말씀해 주신 건 '남규'는 변화가 중요하다고 하셨다. '타노스' 옆에 있는 남규 캐릭터인데 ('타노스'가) 죽고 나서 튀는 부분이 있으니까 벌써 너무 날뛰려고 하지 말라고 하셨다. 감독님과 조율 과정이 있었다"며 "너무 긴장되고, 주눅 드는 게 싫어서 패기와 기세를 가지고 뭐든 해보려고 했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작품 전체를 바라보고, 내 스스로 조율하는 것도 하나의 경험이겠다 싶더라. 내가 아직 그런 게 부족하다는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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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넷플릭스 |
이어 "최대한 캐릭터와 비슷한 점을 찾으려고 노력하는데 인물과 내가 다른 느낌이 들 때는 혼자 카메라 켜두고, 라이브 방송한다고 생각한다. 불특정 다수와 소통하는 그런 연습을 해본다. 그러면 조금 멀어졌던 게 가까워지는 것 같기도 하다"라고 설명했다.
마약에 취한 연기에 대해서는 "작품을 많이 봤는데 레퍼런스 삼지는 않았다. 상황이 너무 달라서 무언가 따라 하고 싶진 않았다"며 "다만, 내가 어떤 감각을 활용했을 때 연기가 재밌고 편할지를 찾으려고 노력했다. 숙취나 간지럽다든지, 좀이 쑤셔서 잠을 못 잘 것 같은 감각을 떠올렸다. 그런 감각을 생각하면서 연습해보고, 그런 감각이 저에게는 가장 중요했다"고 전했다.
극 중 '타노스'(최승현 분)을 따라 하는 듯한 장면은 직접 아이디어를 냈다고. 그는 "원래 대본상에는 타노스 성대모사를 하라고 적혀 있지는 않았다. 근데 대본을 보면 '남규'도 영어를 쓰기 시작한다. '지구인 절반 죽이러 가자'라는 대사도 '타노스'를 묘사하는 대사였던 것 같은데 그래서 전 당연히 자연스럽게 '타노스'를 따라 해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리허설 때 해봤고, 감독님이 재밌으니까 살려보자고 하셨다"고 말했다.
노재원은 '오징어 게임' 시즌2에서 최승현과 호흡에 대해 "(최) 승현이 형이 리더십 있게 챙겨줬다. 초반 촬영 때 456명 앞에서 본인이 연기를 한다는 것에 대한 압박감과 부담감이 있었던 것 같다. 근데 촬영하면서는 목숨 걸고 연기하는 사람처럼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고 자극도 됐다"며 "'남규'를 만들어 준 게 '타노스' 캐릭터고 승현이 형이었던 것 같다. 현장에서도 '남수'라고 불렀는데 그런 점이 고마웠다. 제가 몰입해서 연기할 수 있게끔 많은 도움을 받았다. 형은 그 역할을 정말 많이 사랑했다"고 밝혔다.
그는 최승현의 연기력 논란에 대해서는 "뭐라고 할 말은 없다"면서 "저도 물론 빅뱅 팬이었지만, 그게 중요하진 않았다. 극 중 '타노스'도 유명한 래퍼고, 그런 지점에서 몰입에 도움 되는 건 있었다. 최대한 빅뱅으로 바라보지 않으려고 시작부터 노력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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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게임3'의 배우 노재원이 9일 진행된 라운드 인터뷰를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넷플릭스 2025.07.09 /사진=김휘선 hwijpg@ |
이어 "당연히 주목받는 것도 너무 감사하고, 많은 분들이 연기 잘한다고 해주시는 것도 기분 좋고 감사할 따름인데 한편으로는 제가 앞으로 해야 할 작품에만 집중하고 싶다"면서 "칭찬받으면 너무 들뜨고 불안하기도 하다. 스스로 생각해보게 되고, 돌이켜 보기도 하고, 배우로서 어떻게 성장해야 하는지 고민하는 요즘"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목받는 게 너무 빠른가?' 싶은 생각을 한 적이 있다. 누군가가 저를 알아보기 시작한 시점부터 그랬던 것 같다.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이후부터 알아봐 주시는 분들이 늘어났는데 몸 둘 바를 모르겠더라"라며 "이름을 아는 분은 많지 않으신데 얼굴을 알아보고 '어?'라고 하신다. 충분히 그 반가움과 신기함을 만끽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노재원은 "제가 오디션을 보기 시작한 시점에 OTT 작품에 많아졌다. 근데 오디션 타율이 높아서 넷플릭스 작품을 많이 찍게 됐다"면서 "'최선을 다하고, 마음을 다하면 누군가는 알아봐 주는구나'라는 확신이 들었다. 다만, '나의 이런 점을 주목하는구나'를 굳이 알려고 하지 않는다. 그걸 알게 되면 인식한 채로 살아갈까 봐 무섭고, 역할로만 집중해서 연기하고 싶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넷플릭스의 아들'이라는 수식어에 대해서는 "아들인 배우들이 많다. 그래도 앞으로 첫째가 되도록 열심히 해보겠다"고 수줍게 웃었다.
특히 그는 어떤 역할이든 놀라운 존재감을 보여주는 연기에 대해서는 "매번 캐릭터가 크게 다르다고 생각하고 시작하진 않았다. 다 제 안에 있는 모습을 꺼내서 하고, 진심으로 연기할 수 있는 지점만 찾으면 크게 다르게 보여야겠다는 생각을 안 해도 된다. '나라면 이럴 수 있겠다. 저럴 수 있겠다'라는 상상하면서 준비했던 것 같다. 운 좋게도 재밌고, 특색 있는 역할을 많이 줘서, 그 역할이 주는 힘이 있는 것 같다. 저한테 맞는 역할들이 찾아와줘서 감사할 따름"이라고 전했다.
노재원은 "앞으로 로맨스 장르도 해보고 싶다. 마음껏 사랑하는 인물을 연기해 본 적이 없다. 마음껏 사랑해 보고 싶다"면서 "10년 후의 내 모습은 잘 모르겠다. 지금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하고 있으니까 어떤 마음으로, 어떤 모습으로 나아가야 할지 위치적인 목표가 있다기보다는 더 좋은 연기를 하고 싶다는 마음이 크다"라고 각오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