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무겁다는 느낌" 그래도 111구 7K→12번째 QS... 믿고보는 에이스의 가치

인천=안호근 기자 /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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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고영표가 10일 SSG전 이닝을 마친 뒤 동료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KT 위즈 제공
KT 고영표가 10일 SSG전 이닝을 마친 뒤 동료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KT 위즈 제공
몸 상태가 100%가 아니었지만 결국 또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QS)를 해냈다. 안정감 만큼은 토종 톱클래스로 손색이 없는 고영표(34·KT 위즈)는 결국 또 기대치를 충족시켰다.

고영표는 10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111구를 던져 4피안타(1피홈런) 3볼넷 7탈삼진 2실점(1자책) 호투를 펼쳤다.


1,2회 실점을 하며 시작했지만 결국 또 6이닝을 버텨냈고 타선으로부터 훈장과 같은 8번째 승리(4패)를 선물 받았다.

시작은 다소 불안했다. 1회말 박성한에게 리드오프 홈런을 맞았고 2회엔 수비 실책으로 내보낸 주자에 이어 박성한에게 다시 한 번 안타를 맞고 또 실점했다.

그러나 이후엔 힘을 냈다. 볼넷 2개를 내줬지만 안타는 단 하나도 맞지 않았다. 특히 96구를 던진 뒤에도 6회 다시 마운드에 올랐고 최지훈과 최준우를 땅볼 타구, 정준재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시즌 12번째 QS를 완성시켰다.


이닝을 막아내고 포효하는 고영표.
이닝을 막아내고 포효하는 고영표.
2-2에서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노디시전을 기록할 수 있는 상황이었으나 타선이 잘 버틴 토종 에이스에게 선물은 안겨줬다. 7회초 이정훈이 2루타를 때려낸 뒤 후속 타자들의 땅볼 타구 때 3루에 이어 홈까지 밟았고 대주자로 나선 배정대가 2루 도루에 이어 대타 오윤석의 안타 때 추가 득점에 성공했다.

최고 시속 137㎞에 달한 투심 패스트볼을 46구 뿌렸고 주무기인 체인지업을 51구 던졌다. 커브 12구, 슬라이더 2구도 섞어 던지며 SSG 타선을 요리했다.

이후엔 이상동(⅔이닝)과 우규민(1⅓이닝), 박영현(1이닝)이 차례로 등판해 3이닝 무실점을 합작하며 고영표의 승리를 완성했다.

이날 승리로 고영표는 시즌 8번째 승리를 따냈고 KT는 SSG를 제치고 단독 4위로 올라섰다. 이날 패배한 4위 KIA 타이거즈와 승차도 0.5경기로 좁힌 채 전반기를 기분 좋게 마무리할 수 있었다.

경기 후 이강철 감독은 "선발 고영표가 전반기 마지막 경기에 혼신의 힘을 다해 투구를 했다. 승리 투수가 되서 정말 기분 좋다"며 "이어 나온 이상동, 우규민, 박영현도 잘 막아주며 고영표의 고생이 헛되지 않게 해줬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역투를 펼치고 있는 고영표.
역투를 펼치고 있는 고영표.
컨디션이 온전치 않은 상황에서 펼친 역투라 더 놀랍다. 고영표는 "오늘 날씨가 습하고 더워서 경기 초반에 몸이 무겁다는 느낌을 받았다"면서도 "다행히 3,4회 넘어가면서 괜찮아졌고 끝까지 버틸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타선에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무엇보다 (김)민혁이가 대타로 나와서 어려운 상황 속 동점타를 쳐주고 (장)성우 형까지 멋진 슬라이딩을 보여준 것이 나에게 힘을 더 줬다. 모두가 오늘 퀄리티스타트까지 지킬 수 있었던 원동력과 힘이었다"고 공을 돌렸다.

16경기에서 94⅔이닝을 책임지며 8승 4패, 평균자책점(ERA) 3.33을 기록했다. 피안타율 0.285, 이닝당 출루허용(WHIP) 1.34로 최정상급 투수의 기록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노련한 피칭으로 누구보다 꾸준한 활약을 보였다. 국내 투수 중엔 팀 동료 소형준(13회)에 이어 2번째로 많은 QS를 남기며 전반기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고영표 또한 뿌듯함을 나타냈다. "전반기 퀄리티스타트 개수도 그렇고 승리도 그렇고 내가 생각한 몫을 했다는 점에서 만족스럽다"며 "그래도 후반기에는 지금보다 더 안정적인 피칭을 보여드리고 싶다. 전반기 많은 도움을 주신 감독님과 코치님, 그리고 팀 동료들에게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미소를 지었다.

고영표(오른쪽)가 투구를 마친 뒤 더그아웃에서 이강철 감독과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고영표(오른쪽)가 투구를 마친 뒤 더그아웃에서 이강철 감독과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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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근 |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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