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피파랭킹 '아시아 4위 추락' 우려, 월드컵 조 추첨도 위험해진다

김명석 기자 /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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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감독이 지난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북중미월드컵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인 쿠웨이트전이 열리는 가운데 차분히 그라운드를 응시하고 있다.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홍명보 감독이 지난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북중미월드컵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인 쿠웨이트전이 열리는 가운데 차분히 그라운드를 응시하고 있다.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주장 손흥민과 부주장 이재성이 6월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북중미월드컵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인 쿠웨이트전에서 승리한 후 월드컵11연속 본선진출을 축하하기위해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주장 손흥민과 부주장 이재성이 6월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북중미월드컵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인 쿠웨이트전에서 승리한 후 월드컵11연속 본선진출을 축하하기위해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7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지난 4월과 같은 23위를 유지했다. 같은 기간 일본이 15위에서 17위, 이란은 18위에서 20위로 각각 떨어지면서 아시아 1, 2위인 두 팀과 격차가 줄었다. 다만 동시에 아시아 4위인 호주의 맹추격도 받고 있다. 향후 일정 등을 고려하면 일본·이란 추격보다 오히려 아시아 4위 추락, 동시에 월드컵 조 추첨에서 활용될 포트(시드) 하락을 더 신경 써야 하는 처지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10일 FIFA가 발표한 7월 FIFA 랭킹에서 1587.08점을 기록, 지난 4월과 같은 23위를 유지했다. 한국은 지난달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9, 10차전에서 각각 이라크와 쿠웨이트를 꺾으면서 FIFA 랭킹 포인트 12.15점을 쌓았다. 현재 진행 중인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결과는 이번 랭킹에 반영되지 않았다.


한국이 아시아 3위 자리를 유지한 가운데 일본과 이란은 순위가 두 계단씩 떨어졌다. 두 팀 모두 나란히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한 뒤 지난달 월드컵 예선을 치렀고 이 과정에서 일본은 호주 원정, 이란은 카타르 원정에서 각각 패배했다. 이 패배의 여파가 결국 일본은 11.41점, 이란은 13.09점의 포인트 손실로 이어져 순위 역시 두 계단씩 떨어졌다.

7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아시아 순위. /사진=아시아축구연맹(AFC) SNS 캡처
7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아시아 순위. /사진=아시아축구연맹(AFC) SNS 캡처
일본·이란과 격차가 줄어든 건 반가운 일이지만, 문제는 위가 아니라 아래다. 호주가 26위에서 24위로 순위가 오르면서 한국을 맹추격하고 있기 때문이다. 호주는 같은 기간 일본, 사우디아라비아를 모두 잡으면서 무려 24.02점을 얻었다. 순위도 두 계단이나 끌어올렸다. 한국과 호주의 FIFA 랭킹 포인트 격차는 불과 8.51점 차다. 이란과는 37점 이상, 일본과는 54점 이상 차이가 난다는 점에서 이제는 아시아 3위 자리가 위험해진 셈이다.

문제는 향후 일정이다. 현재 진행 중인 동아시안컵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면 포인트를 얻겠지만, 월드컵 예선 등 공식 대회가 아닌 친선경기로 분류되는 터라 승리하더라도 쌓을 수 있는 포인트가 많진 않다. FIFA 랭킹 포인트는 경기(대회) 비중, 홈·원정, 상대 FIFA 랭킹 등이 복합적으로 고려돼 결과에 따른 포인트가 산출된다. 지난해 홍명보호 출범 당시 한국의 FIFA 랭킹은 23위였는데, 이후 월드컵 3차 예선을 무패(6승 4무)로 통과하고도 순위가 그대로인 것 역시 팔레스타인(2무)과 오만, 요르단 등 약팀과의 4차례 무승부로 인해 포인트 손실이 컸던 탓이었다.


더구나 한국은 오는 9월 북중미 원정길에 올라 미국, 멕시코와 평가전을 치른다. 미국은 FIFA 랭킹 15위, 멕시코는 13위 팀이다. 승리하지 못하면 포인트를 잃는 건 당연한 일이다. 반면 호주는 같은 기간 뉴질랜드와 두 차례 평가전이 예정돼 있다. 객관적인 전력상 호주는 뉴질랜드와 2연전을 모두 잡을 가능성이 크다. 뉴질랜드의 FIFA 랭킹이 82위인 만큼 호주가 모두 이기더라도 확보할 수 있는 점수가 크진 않겠지만, 만일 한국의 포인트 손실과 맞물리게 되면 아시아 3위 자리를 두고 자리가 뒤바뀔 가능성도 있다.

7월 FIFA 랭킹과 현재 대륙별 예선 상황 등을 토대로 풋볼미츠데이터가 예상한 현 시점 2026 북중미 월드컵 포트 배정. 지난 7일 발표된 자료라 일부 상위권 팀들의 순위는 반영되지 않았지만, 현 시점 한국이 포트2 최하위권이라는 사실엔 변함이 없다. /사진=풋볼미츠데이터 SNS 캡처
7월 FIFA 랭킹과 현재 대륙별 예선 상황 등을 토대로 풋볼미츠데이터가 예상한 현 시점 2026 북중미 월드컵 포트 배정. 지난 7일 발표된 자료라 일부 상위권 팀들의 순위는 반영되지 않았지만, 현 시점 한국이 포트2 최하위권이라는 사실엔 변함이 없다. /사진=풋볼미츠데이터 SNS 캡처
FIFA 랭킹 하락은 월드컵 본선 조 추첨에 활용될 포트 배정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는 점에서 더욱 민감한 이슈다. 48개국이 참가하는 북중미 월드컵 본선 조 추첨은 오는 12월 열리는데, 10월 또는 11월 FIFA 랭킹을 기준으로 포트가 배정될 가능성이 크다.

포트 1에는 개최국 3개국(미국·멕시코·캐나다)과 본선 진출팀 기준 FIFA 랭킹 상위 9개 팀, 포트 2에는 그다음 FIFA랭킹 상위 12개 팀이 배정되는 방식으로 구성된다. 마지막 포트 4에는 본선 진출팀 기준 FIFA 랭킹 하위 6개 팀에 유럽 플레이오프 통과 4개 팀, 대륙간 플레이오프 승리 2개 팀이 들어간다. 월드컵 본선 조 추첨은 각 포트 별로 한 팀씩 같은 조에 묶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11일 풋볼 미츠 데이터에 따르면 7월 FIFA 랭킹을 기준으로 한 한국의 포트 배정은 포트 2에서도 사실상 턱걸이 순위권인 뒤에서 두 번째다. 만약 월드컵 조 추첨 전까지 FIFA 랭킹이 더 떨어지게 되면 언제든 포트 3으로 떨어질 수도 있는 위치다. 포트 2를 수성하지 못한 채 포트 3으로 떨어지게 되면, 월드컵 본선 조 추첨에서는 포트 1은 물론 만만치 않은 포트 2팀과도 같은 조에 속하게 된다. 월드컵 본선 여정이 험난해지는 건 당연한 일이다.

그동안 홍명보호는 월드컵 예선 일정 탓에 대부분 한 수 아래인 아시아 팀들과 경기를 치렀고, 덕분에 이 과정에서 FIFA 랭킹이 어느 정도 유지됐다. 이제 9월부터는 타 대륙 팀들을 상대로 홍명보호의 실제 경쟁력이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이렇다 할 결과를 올리지 못한 채 FIFA 랭킹 관리에 실패한다면, 월드컵 본선 여정은 더 어려워질 가능성이 크다. 다음 FIFA 랭킹은 9월 A매치 기간이 끝난 뒤 오는 9월 18일에 발표될 예정이다.

주장 손흥민과 선수들이 지난달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북중미월드컵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인 쿠웨이트전에서 승리한 후 월드컵11연속 본선진출을 축하하며 붉은악마를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주장 손흥민과 선수들이 지난달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북중미월드컵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인 쿠웨이트전에서 승리한 후 월드컵11연속 본선진출을 축하하며 붉은악마를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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