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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황준서가 10일 대전 KIA전에서 역투 후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
황준서는 10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정규시즌 KIA 타이거즈와 홈경기에서 6⅓이닝 3피안타 무사사구 6탈삼진 1실점을 기록하고 한화의 3-2 승리와 6연승을 이끌었다.
이로써 한화는 전반기 마지막 경기마저 승리로 장식하면서 52승 2무 33패로 2위 LG 트윈스(48승 2무 38패)와 4.5경기 차 단독 1위로 올스타 브레이크를 맞이했다.
쉽지 않은 경기가 예상됐다. 앞선 2경기를 잡은 한화였으나, KIA 역시 6월 승률 1위로 시리즈 전까지 2위로 치고 올라온 상황이었고 선발 투수도 에이스 제임스 네일이었다. 네일은 기대대로 강력한 스위퍼와 투심 패스트볼로 6이닝 3피안타 3볼넷 5탈삼진 무실점 투구를 해 초반 분위기를 주도했다.
하지만 한화 영건 황준서가 최고의 피칭으로 네일에 당당히 맞서면서 두 팀의 경기는 한국시리즈를 방불케 하는 접전이 펼쳐졌다. 이날 황준서는 최고 시속 148㎞의 직구(38구)와 주 무기 스플리터(48구)를 체인지업(3구), 슬라이더(1구)와 섞어 던졌는데, 빠르지 않은 공에도 KIA 타자들은 속수무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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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황준서가 10일 대전 KIA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
직구와 스플리터가 긍정적인 시너지 효과를 낸 장면이 몇 가지가 있었는데, 1회 오선우, 6회 박민의 타석이었다. 1회 오선우에게 초구 직구를 몸쪽에 던져 스트라이크를 잡은 황준서는 2스트라이크 이후 바깥쪽으로 연거푸 스플리터를 던져 끝내 헛스윙 삼진을 끌어냈다. 6회 박민 역시 초구 스플리터와 비슷하게 낮게 깔리는 몸쪽 꽉 찬 직구에 눈 뜨고 3구 삼진을 당했다. 좋은 디셉션에서 비슷하게 궤적으로 날아오는 투구에 타이밍이 잡기 어려웠던 탓이다.
또 하나 긍정적인 점은 1군 재콜업 후 스트라이크 비율이 눈에 띄게 좋아진 것이다. 이날 황준서는 공 90개 중 69개의 공(76.7%)을 스트라이크로 만들었다. 전 경기였던 고척 키움전에서도 공 16개 중 12개(75%)를 스트라이크로 집어넣어 1⅓이닝을 피안타와 볼넷 없이 퍼펙트 피칭으로 막고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황준서의 호투로 한화는 2018년 4월 10일~4월 12일 이후 KIA와 3연전을 쓸어 담았다. 한화의 KIA와 3연전 스윕은 홈, 원정 모두 이번 시리즈가 7년 만에 처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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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퓨처스 스타대상 야구 부문 수상자들. (왼쪽부터) 장충고 황준서(한화), 세광고 박지환(SSG), 경기상고 한지윤(한화), 대구고 배찬승(삼성). /사진=김창현 기자 |
2학년 시절 한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는 스타뉴스에 "황준서는 볼도 빠른데 스플리터가 살벌하다. 빠르면 시속 120㎞대 중반까지 나오는데 던지면 (타자 입장에서) 어느 순간 볼이 그냥 사라진다. 그래서 좌타자 우타자 가릴 것 없이 치지 못 한다. 로케이션도 훌륭하다"며 "스플리터를 잘 던지고 제구가 되는 좌완은 미국에도 잘 없다.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도 관심이 있다. 정작 본인이 미국행에 대한 의지가 없는 것이 문제일 뿐"이라면서 아쉬워한 바 있다.
이후 황준서는 2024년 KBO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1순위로 한화에 입단했다. 그의 경쟁자로는 최고 시속 155㎞를 던지는 김택연(20·두산 베어스)도 있었으나, 한화의 선택은 황준서였다. 스태미나와 구속 증가를 이유로 체중을 늘리려 했으나, 이날 황준서는 프로 입단 후 개인 한 경기 최다인 6⅓이닝을 던지면서 후반기 선발 투수로서 가능성도 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