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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안현민(오른쪽). /사진=KT 위즈 제공 |
안현민은 올 시즌 59경기에서 타율 0.354(212타수 75안타) 16홈런 53타점 42득점 5도루, 출루율 0.465, 장타율 0.651, OPS(출루율+장타율) 1.116을 기록 중이다.
5월부터 본격적으로 1군에서 활약해 아직 규정타석을 채우진 못했지만 타율과 출루율, 장타율 모두 1위에 해당하는 '미친 활약'을 펼치고 있다.
2022년 KT의 2차 4라운드 38순위, 계약금 7000만원을 받고 입단한 안현민은 퓨처스리그에서만 활약하다가 현역으로 군 입대했다. 2024년 전역해 활약이 기대됐지만 6월 부상을 당한 뒤 올 시즌을 기약해야 했다.
이강철 감독이 일찍이 점찍어 둔 타자였다. 지나치게 퍼올리는 타격폼이 문제였다. 퓨처스에서 타격폼을 수정하면서 비로소 지금의 안현민의 모습을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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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현민의 타격폼. /사진=KT 위즈 제공 |
2015년 신인왕 구자욱(삼성)은 타율 0.349 11홈런 57타점 97득점, 출루율 0.417, 장타율 0.534, OPS 0.951를 기록했다. 강백호가 홈런에 있어선 가장 인상적이었다면 전반적인 타격 생산력이 가장 좋았던 건 구자욱이라고 봐도 무방했다. 그러나 그 또한 안현민과 비교할 수준은 아니었다.
1993년 신인왕 양준혁(당시 삼성)은 타율 0.341 23홈런 90타점, 출루율 0.436, 장타율 0.598, OPS 1.034로 가장 파괴력이 컸던 신인왕 타자였다. 다만 그 또한 현재 안현민에 비해 어느 것 하나 나은 면이 없다는 게 새삼 놀라움을 자아낸다.
5월 타율 0.333 9홈런 29타점을 기록하며 5월 최우수선수(MVP)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는데 6월엔 타율은 0.346으로 올랐지만 홈런은 4개로 크게 줄었다. 이유가 분명히 있었다. 안현민의 진가를 알아챈 상대 투수들이 좀처럼 적극적인 승부를 벌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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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런을 날리고 세리머니를 하는 안현민. /사진=KT 위즈 제공 |
이 부분에서 안현민의 비범함이 더 잘 나타난다. 이강철 감독은 "안현민은 다른 홈런타자와 다르게 컨택트가 되고 눈이 좋으니 상대하기 너무 힘들다. 2아웃 1루여도 좋은 공을 못 던진다"며 "현민이에겐 '안 줘도 참아야 한다'고 얘기한다. '안주지? 뒤에 타자가 있으니 참아야 한다. 그러다보면 우리에겐 찬스가 된다. 출루율도 오르니 좋은 것'이라고 말해준다. 그래서 타율도 안 떨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알고 있어도 실천하기가 쉽지 않다. 타격감이 뛰어난 경험이 부족한 타자로선 자꾸만 때리고 싶은 마음이 커지고 그러다보면 밸런스가 무너지기 마련이다.
이 감독도 "공을 안 주면 덤벼들기 쉽다. 그런 타자들을 많이 봤다. 코치들도 이야기를 많이 하겠지만 나도 그렇게 될까봐 노파심에 이야기를 해준다. 참으면 된다. 그러다가 들어오면 치면 된다고 말한다"며 "어릴 때부터 해주고 싶다. 그런 사람들이 많았기에 '너는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한다. 그러다보니 출루율은 4할이 넘고 타석수가 별로 안 되는데도 볼넷이나 홈런, 타점 등을 많이 만들어낼 수 있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후반기 시작 후 머지않아 규정 타석을 채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표본이 쌓이면서 안현민 스스로 조급해질 수도, 상대 투수들이 약점을 찾아낼 수도 있다. 안현민이 극복하고 증명해내야 하는 과제이기도 하다. 괴물 신인 안현민이 새로운 위기를 어떻게 이겨낼 수 있을지도 그를 지켜보는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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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런을 친 안현민(왼쪽에서 2번째)과 하이파이브를 하는 이강철 감독. /사진=KT 위즈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