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살려낸 2군 화수분 야구, '미스터 자이언츠' 노감독 힘 보탰다 "후반기에도 1군에 도움 되길"

대전=양정웅 기자 /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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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희 롯데 퓨처스 감독이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양정웅 기자
김용희 롯데 퓨처스 감독이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양정웅 기자
올 시즌 롯데 자이언츠의 호성적에는 필요할 때 적재적소에 선수 자원을 공급한 퓨처스팀의 공헌도 빼놓을 수 없다. 그리고 이 퓨처스팀을 이끄는 건 '미스터 롯데' 김용희(70) 감독이다.

김 감독은 11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5 KBO 퓨처스 올스타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선수가 (1군에) 올라가 좋은 성적이 안 나면 좀 그런데, 선수들이 다 잘해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롯데는 올해 전반기를 47승 39패 3무(승률 0.547)로 마감했다. 1위 한화 이글스와는 5.5경기 차, 2위 LG 트윈스와는 1경기 차 3위로 전반기를 마쳤는데, 롯데가 5할 승률로 올스타 브레이크에 돌입하는 건 2014년(40승 38패 1무, 승률 0.513) 이후 무려 11년 만이다.

순조롭게 시즌을 보낸 건 아니다. 황성빈, 윤동희, 손호영, 나승엽 등 주전급이 부상으로 이탈했고, 그 빈자리를 채워주던 전민재나 장두성 같은 선수들마저 다쳤다. 그나마 나승엽과 황성빈은 전반기가 끝나기 전 돌아왔지만, 결국 윤동희와 손호영은 전반기 안에 돌아오지 못했다.

하지만 롯데는 오뚝이 같이 넘어질 듯 넘어지지 않고 버텼다. 그동안 보기 드물었던 '화수분 야구'가 살렸다. 그동안 1군에서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던 장두성이나 김동혁 등이 빈자리를 메워줬고, 마운드에서는 윤성빈과 홍민기 등이 강력한 구위를 자랑했다. 베테랑 김민성이나 재활 과정을 거친 최준용 역시 퓨처스리그에서 감을 찾은 후 돌아왔다.


그리고 그 퓨처스팀을 이끌고 있는 게 바로 김용희 감독이다. 선수 시절 '미스터 롯데'라는 별명이 붙었던 김 감독은 1994년부터 1998년까지 롯데 사령탑을 맡아 1995년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달성했다. 이후 삼성과 SK 감독을 거친 그는 2023년 말 롯데로 돌아와 2군 사령탑을 맡고 있다.

롯데 김용희 퓨처스 감독.
롯데 김용희 퓨처스 감독.
김 감독은 "올해 구단에서 대만 전지훈련도 보내줬다. 그러면서 연습량도 상당히 많았고, 그러면서 좋은 결과가 나오니 감독으로서는 상당히 좋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선수들의 목표의식이 뚜렷하기 때문에 1군에 가서 그런 성적을 냈다고 본다"며 "후반기에도 이런 것들이 계속 이어져 1군에 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올해 롯데는 강속구 투수들을 배출했다. 김 감독은 "상동(롯데 2군 홈구장)에 바이오메커닉 시설이 있다. 똑같은 기계가 있다고 해도 보고 해석하는 게 다를 수 있다"며 "일본 쪽에도 선수를 보내고 했는데 좋은 시너지가 났다"고 밝혔다. 특히 1군에서도 좋은 피칭을 선보인 홍민기에 대해서는 "그런 쪽으로 성장을 보여주고 있다"고 칭찬했다.

김용희 감독은 김태형 1군 감독과 만나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종종 포착됐다. 김 감독은 "우연히 그랬다"면서도 "선수가 (1군에) 올라가서 좋은 성적이 안 나면 서로 그렇다. 다행히 홍민기나 김동혁, 박찬형 등의 선수, 또 부진해서 내려왔다가 올라간 선수들이 잘해주니까 감독으로서는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1군 사령탑에게는 어떤 주문을 받을까. 김 감독은 "예를 들면 투수들이 퀵 모션(슬라이드 스텝)이 크거나 하면 집중적으로 해주면 좋겠다고 해서 고쳐준다. 그런 게 없다고 해도 우리 쪽에서 판단을 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워낙 부상자가 많다 보니 2군에서 1군으로 가는 선수도 많고, 그러면서 오히려 2군 경기에는 육성선수들이 많이 뛰고 있다. 그래도 김 감독은 "육성선수들이 그런 부분을 통해 발전해야 한다"며 "시합에서 이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선수 장단점을 파악해 육성을 시키는 게 제일 중요하다. 성적이 안 나도 그런 부분에 신경을 쓰고 있다"고 얘기했다.

김용희 롯데 퓨처스 감독.
김용희 롯데 퓨처스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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