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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강건이 모자에 새긴 '대충하자 생각없이 초구 무조건 STRIKE(스트라이크)' 문구를 보여주고 있다. /사진=양정웅 기자 |
강건은 11일 오후 6시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5 KBO 퓨처스 올스타전에서 남부리그(상무, KT, 삼성, NC, 롯데, KIA) 올스타의 선발투수로 등판했다.
1회말 마운드에 오른 강건은 첫 타자 손용준(LG)을 상대로 순식간에 스트라이크 2개를 잡았고, 6구 승부 끝에 헛스윙 삼진을 유도했다. 이민재(한화)에게 루킹 스트라이크 아웃을 만든 그는 최우혁(두산)마저 공격적인 투구로 삼진을 잡아냈다.
다음 이닝에도 강건의 역투는 이어졌다. 선두타자 허인서(한화)에게 중전안타를 맞은 그는 최윤석(SSG)을 낙차 큰 커브로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한지윤에게 시속 148km 패스트볼로 또 삼진을 잡은 강건은 양현종(키움)을 볼넷으로 내보냈지만, 이승민(SSG)을 비디오 판독 끝에 체크스윙 삼진으로 만들었다.
3회 김대호(삼성)에게 마운드를 물려줄 때까지 강건은 2이닝 동안 8타자를 상대로 1피안타 1사사구 6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아웃카운트를 모두 삼진으로 잡아내는 괴력을 보여준 그는 최고 구속 149km의 패스트볼에 슬라이더(11구), 커브(7구)를 섞어던지며 상대 타자를 요리했다. 이날 남부 올스타가 2-4로 패배했지만, 강건은 활약을 인정받아 우수투수상(상금 100만 원)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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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강건이 2025 KBO 퓨처스 올스타전에서 우수투수상을 수상하고 있다.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
아무리 감이 좋았다고 해도 아웃카운트를 모두 삼진으로 잡는다는 건 예상하기 어려웠다. 강건은 "2스트라이크를 잡고 유리하게 가다 보니 주무기인 직구와 커브를 살려서 던졌고, 삼진도 좀 더 많이 잡았다"고 전했다. 마지막 삼진이 체크스윙 비디오 판독으로 마무리된 부분에 대해서는 "삼진인 걸 알고 있었고, 자신이 있었던 것 같다"고 미소지었다.
강건은 이날 삼진을 잡은 후 KT 응원단의 '아웃송' 율동을 보여줘 화제를 모았다. 그는 "KT의 아웃송이 되게 유명하지 않나. 그래서 그걸 패러디하려고 했는데, 자신 있게 못해서 좀 아쉬운 것 같다"고 고백했다.
매향중-장안고를 졸업한 강건은 2023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KT의 11라운드 지명을 받았다. 전체 110순위였던 그는 이 드래프트에서 최하위 순번으로 프로 막차를 탔다. 하지만 첫해부터 2군에서 34경기에 등판한 그는 1군 데뷔까지 이뤄냈다. 올 시즌에는 2군 선발 로테이션을 돌면서 전반기 13경기 2승 3패 1홀드 평균자책점 3.67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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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강건이 11일 열린 2025 KBO 퓨처스 올스타전에서 투구하고 있다.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
다만 올 시즌 1군에서는 1경기(4월 24일 SSG전)에 나왔으나, 3이닝 2피안타 5볼넷 4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굉장히 아쉬웠다"고 고백한 그는 "잘 준비했는데 결과가 안 나와서 아쉬웠다"면서도 "한 경기로만 아쉬워하면 안되니까 더 잘 준비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강건의 모자에는 '대충하자 생각없이 초구 무조건 스트라이크'라는 글귀가 있었다. 그는 "스트라이크를 잘 잡고 불리한 카운트를 가지 않다 보니 5이닝, 6이닝까지 가서 자신감도 많이 붙었다. 그러다 보니 이닝도 많이 끌고 갔다"고 얘기했다.
"(이강철) 감독님이 오늘 경기를 봤을지 모르겠다"며 웃은 강건은 "만약 1군에 올라가면 오늘보다 더 자신 있는 피칭을 하겠다"며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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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강건이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양정웅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