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전성기 이끌고파" 당찬 19세 좌완, 올스타전서 감보아 완벽 변신 '인사 루틴까지 복붙'

롯데 이영재가 11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5 KBO 퓨처스 올스타전에서 8회말 감보아의 루틴을 따라하고 있다.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롯데 감보아가 투구 전 고개를 숙이고 있다.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롯데 자이언츠의 '뉴 에이스' 알렉 감보아(28)를 복사한 선수가 퓨처스리그에 등장했다. 투구폼부터 콧수염까지 따라해 모두를 웃게 만든 선수는 신인 이영재(19)였다.

이영재는 11일 오후 6시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5 KBO 퓨처스 올스타전에서 8회말 남부리그(상무, KT, 삼성, NC, 롯데, KIA) 올스타의 8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이날 이영재는 자신의 이름 대신 '감보아'가 적힌 유니폼을 입고 나왔다. 감보아의 등장곡인 보아(BoA)의 '허리케인 비너스'가 나왔고, 수염까지 붙이고 나와 감보아 코스프레를 했다. 이것만 해도 이미 팬들의 웃음을 자아냈는데, 과거 감보아의 루틴이던, 허리를 숙이는 동작까지 '복붙'(복사+붙여넣기)하며 박수를 받았다.

대타 김성우(LG)를 상대한 이영재는 감보아 루틴으로 초구부터 시속 148km의 강속구를 꽂았고, 3구 만에 중견수 플라이를 유도했다. 이어 배승수(한화)를 5구 만에 루킹 삼진으로 잡아내며 위력적인 공을 뽐냈다. 그는 8번 이승민(SSG) 타석을 앞두고 김재원(KT)으로 교체돼 경기를 마쳤다.

이날 퓨처스 올스타전에 출전한 롯데 선수들은 선배들의 폼을 따라면서 오마주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이영재도 감보아를 하기로 예고돼있었다.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난 이영재는 "감보아 선수를 따라하려고 준비했다. 잘 지켜봐달라"고 했다.


당사자인 감보아의 반응은 어땠을까. 이영재는 "어제(10일)도 (감보아가) 봤다"고 말하며 "굿(good)이라고 하더라"며 웃었다.

롯데 감보아가 투구 전 고개를 숙이고 있다.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신흥중-신흥고를 졸업하고 올 시즌 롯데에 입단한 이영재는 퓨처스리그 전반기 15경기에 등판, 4승 1패 2홀드 평균자책점 3.76을 기록했다. 김상진 롯데 퓨처스 투수코치는 "아직 업다운은 있는데 좋은 걸 가지고 있다. 어린 친구답지 않게 과감하고 공격적인 흐름을 가지고 있다"며 "변화구만 조금 다듬고 근력이 성장하면 업그레이드 될 것이다"고 기대했다.

이영재는 "좋은 공을 많이 던질 수 있게 스테미너를 올려야 하고, 그러려면 그릇이 커져야 한다"고 했다. 이어 "몸이 작은 상태인데, 아직 프로 7개월 차이고 신인이라 시간이 지나다 보면 좋아질 걸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어떤 선수가 되고 싶나'는 질문에 "롯데 자이언츠의 전성기를 이끄는 투수가 되고 싶다"고 단언했다.

좋은 활약 속에 이영재는 전반기가 끝나기 전 1군 데뷔전까지 치렀다. 지난 9일 1군에 콜업된 그는 다음날 열린 두산 베어스와 홈경기에서 9회초 마운드에 올랐다. 하지만 첫 타자 정수빈에게 3볼-1스트라이크에서 높은 패스트볼을 던졌다가 우월 솔로홈런을 맞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1군 데뷔전을 돌아본 이영재는 "볼카운트 싸움을 불리하게 갔다. 3-1에서 직구를 그냥 던졌는데 안타나 땅볼이 나왔으면 모르겠는데 홈런이 나와 아쉬웠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도 "2군에서 잘 다듬으면 다음 기회에 또 보여드리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롯데 이영재가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양정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