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악카펠라'에서 '무한도전'의 향기가 물씬 난다. MBC 예능 전성기의 웃음 폭탄 장면들을 보는 듯하다.
MBC 새 예능프로그램 '악카펠라'는 마치 '무한도전'(이하 '무도')의 멀티버스 버전 같다. '악카펠라'는 '빌런 외모' 김준배, 오대환, 이중옥, 현봉식, 이호철, 최영우, 던밀스가 사람들의 편견을 깨고 천사들의 합창에 도전하는 스토리다. '무한도전'이 외모, 능력치 등 여러 면에서 평균 이하인 남자들이 다양한 분야에 도전한 것과 큰 틀에서 비슷하다.
'악카펠라'는 악역 전문 배우들의 순수한 하모니 도전기, 주연으로 거듭나는 조연들의 순간을 담아 이색적인 소재를 선보인다. 이들이 모여 만든 아카펠라 팀명 '마일드 세븐'은 담배 이름 같지만, '부드러운 일곱 남자'를 뜻해 웃음을 준다. 팀 매니저는 정형돈과 데프콘. 정형돈은 과거 '무도' 멤버로 '악카펠라'와 교차점을 이뤄 눈길을 끈다.
'악카펠라'는 험상궂은 외모를 보유한 연예인들의 인간미, 유머 입담을 보여주면서 이들의 '겉바속촉' 반전 매력을 전해 그 자체로 관전 포인트를 이룬다. 이중 김준배는 대단한 음치이자 4차원의 성격으로 새롭게 발견한 예능 보석이다. 벌써부터 멤버들이 '김준배 돌리기'를 시전해 웃음 케미를 만들고 있다.
무엇보다 '악카펠라'는 개성있는 멤버들을 한층 돋보이게 하는 美친 편집스킬로 시청자들에게 웃음 폭탄을 안긴다. 상황을 설명하는 신박한 표현, 노래에 맞춰 광란으로 춤추는 자막, 훅 들어가는 클로즈업 등의 편집이 시청자의 혼을 순식간에 빼놓는다. '무도' 때 느꼈던 임팩트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악카펠라'는 '무도', '놀면 뭐하니?'를 연출해온 채현석PD의 입봉작이다. 장우성, 이주원PD까지 '김태호 키즈'가 대거 참여했다. 웃음 텐션을 줄줄 아는 꾼들이란 말이다. 비록 '무도' 식의 편집 기시감은 있을지언정 버튼이 확실한 웃음 노선을 정한 것이다.
그래서 '악카펠라'가 순간적인 웃음을 줄 줄은 아는데, 다만 노래 연습만 하는 장면은 아직 그렇게 큰 재미를 주지 못한다. 아카펠라 연습 과정이 매회 빠질 수 없긴한데, 출연진이 토크를 할 때와 아닐 때의 장면에서 재미 편차가 많이 크다. 마일드 세븐 멤버들이 가창력을 키우게 되면 감동이 있을까. 2회까지 아카펠라 멤버 모으기를 끝낸 '악카펠라'가 당초 계획한 '웃음과 감동' 두 마리 토끼를 어떻게 잡고 갈지 관심있게 보게 된다.
한해선 기자 hhs422@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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