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 찍고 오스카"..봉준호, '기생충'으로 다시 쓴 영화사

발행:
김미화 기자
제 92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칸 국제영화제에 이어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까지 휩쓴 봉준호 감독 / 사진=AFPBBNews뉴스1
칸 국제영화제에 이어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까지 휩쓴 봉준호 감독 / 사진=AFPBBNews뉴스1


영화 '기생충'이 세계 영화사를 다시 썼다.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최초로 작품상을 탄 비영어권 영화이자, 65년 만에 칸 국제영화제와 오스카를 석권한 작품으로 남게 됐다. 이는 한국영화 101년사의 쾌거이자, 세계 영화가 주목하는 대목이다.


지난 9일 오후(현지시각 기준) 미국 로스 앤젤레스 할리우드 돌비극장에서 제 92회 아카데미 시상식이 열렸다.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은 영화 '기생충'이 한국 영화 최초로 6개 부문 후보로 올라 관심을 모았다. "최소한 국제장편영화상은 수상할 것이다"라는 기대감이 커졌고, 이 기대감은 작품상 포함 4관왕이라는 기록을 낳았다.


'기생충'은 지난해 5월 칸 국제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한국영화가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은 것은 '기생충'이 처음이다. 그로부터 약 9개월 뒤 오스카 작품상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기생충'은 세계 영화의 중심에서 최고의 자리에 오르게 됐다.


한 영화가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과 오스카 작품상을 동시에 받은 것은 델버트 만 감독의 미국 영화 '마티'(1955) 이후 65년 만이다. 한국영화가, 한국에서 1000만 명의 관객을 모은 '기생충'이 그 주인공이 된 것이다.


백인들의 잔치라고 불렸던 아카데미 시상식 역시 '기생충'으로 인해 새로운 변화를 맞게 됐다. 그동안 외국어 영화상이라고 불렸던 영어로 된 영화가 아닌 외국어로 된 영화로 줬던 상이 국제장편영화상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외국어영화상(Best Foreign Language Fim)이 국제장편영화상(Best International Feature Film)으로 이름이 바뀐 첫해에 '기생충'이 이처럼 오스카의 주인공이 됐다는 사실이 의미있다.


이날 무대에 4번이나 올라간 봉준호 감독은 매 수상소감마다 유머가 넘치고, 따뜻한 의미 있는 내용으로 관중을 사로잡았다.


특히 그가 감독상 수상 당시 마틴 스콜세지를 향해 보낸 진심 어린 헌사가 큰 화제가 됐다. 봉 감독은 "어렸을 때 제가 항상 가슴에 새겼던 말이 있었는데, 영화 공부할 때 읽은 글이다.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라는 말이었다"라며 "그 글은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말이었다"라고 감사를 전했다. 마틴 스콜세지 감독을 향해 박수가 쏟아졌고, 오스카에 참석한 모든 관객들이 일어서서 기립박수를 치게 만들었다.


그는 자신의 영화를 응원하고 지지해준 쿠엔틴 타란티노에게도 감사를 전했다. 또 함께 감독상 후보에 오른 토드 필립스와 샘 멘데스 감독의 이름을 부르며 "모두 너무나 좋아하고 존경하는 감독이다. 오스카가 허락한다면, 이 트로피를 텍사스 전기톱으로 5개로 나눠서 여러분과 나누고 싶다"라고 말해 좌중을 폭소케 했다.


봉준호 감독의 따뜻하고 유머 넘치는 소감을 관객을 사로잡았다. 그렇게 봉준호 감독은 미국 영화산업의 심장인 할리우드에서, 92년 오스카 역사까지 새로 쓰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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