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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비규환' 장혜진 "연기? 항상 끝이자 시작..매번 마지막이란 생각" [★FULL인터뷰]

발행:
강민경 기자
장혜진 /사진제공=리틀빅픽처스
장혜진 /사진제공=리틀빅픽처스

지난해 칸국제영화제를 시작으로 아카데미 4관왕에 오른 영화 '기생충' 속에서 남다른 존재감을 자랑했단 배우 장혜진(45). '기생충' 이후 쉴 틈 없이 열일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장혜진에게 있어서 연기는 항상 끝이자 시작이다. 연기를 9년간 쉬었던 경험이 있기에 매 작품마다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임한다고 밝혔다.


장혜진은 영화 '우리들'에서 현실감 넘치는 연기를 선보여 봉준호 감독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았다. '기생충' 속 백수 가장의 아내이자 엄마인 충숙으로 실감나는 연기를 선보여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그 결과 세계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았고,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 '출사표', '산후조리원' 등까지 쉴틈없이 열일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그런 그가 '애비규환'에서는 또 다른 엄마의 모습을 그려냈다.


영화 '애비규환'은 똑 부러진 5개월 차 임산부 토일(정수정 분)이 15년 전 연락 끊긴 친아빠와 집 나간 예비 아빠를 찾아 나서는 설상가상 첩첩산중 코믹 드라마다. 장혜진은 극중 토일 엄마 선명 역을 맡았다. 장혜진은 선명을 통해 기존 출연작에서 연기했던 엄마들과는 또 다른 매력을 지녔다. 딸 토일 못지않게 당당하고 화끈하면서도 냉철함을 잃지 않는 인물이다.


장혜진 /사진제공=리틀빅픽처스

-'기생충'으로 세계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는데 달라진 게 있나?


▶ 현장에서 달라진 게 느껴진다. 세상이 나에게 친절해진 느낌이라고 해야하나. 제가 잘해서 그런 게 아니라 작품의 덕을 본 것 같다. 저는 달라진 게 없다. 조금 바빠지긴 했지만, 마음가짐은 똑같다. 작품을 선택할 때 하고 싶은 이야기를 선택하는 기준은 똑같다. 무겁지 않은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시기와 이제는 즐겁게 명랑하게 차분한 연기를 하고 싶어 할 때쯤 '애비규환'을 만났다.


-가족의 반응은 어떤가?


▶ 덤덤하다. 본인들에게는 자신의 일이 아닌 거다. (웃음) 엄마 일이라고 생각한다. 연기하는 사람들이 아니기 때문에 그게 얼마나 큰 영광인지 모른다. 남편은 회사 직원에게 혼나기도 했다. 회의 중에 '형수님이 나오고 있는데 회의가 되냐'고 했다. 남편은 '본인이 알아서 하겠죠'라고 했다고 하더라. 딸의 친구들도 엄마가 저인지 모르는 친구가 더 많다. 선생님은 더 모른다. 아는 친구들도 '굳이 쟤 엄마가 누구야'라고 말을 하지도 않는다. 소소하게 아들의 어린이집에서만 난리가 났다. 가족들은 오히려 덤덤해서 감사하다. 덤덤하지 않았으면 '나 이런가봐'라고 했을텐데 워낙 덤덤하게 해대줘서 일의 연장선인 것 같다. (웃음)


-'애비규환' 시나리오를 받고 어땠나? 또 제목을 보고 어떤 느낌을 받았나?


▶ 시나리오를 읽으니 템포감이 바로 느껴졌다. 너무 재밌고, 쑥쑥 읽혔다. 장면들이 눈에 다 보이는 느낌이었다. 제목만 보고 심상치 않다고 느꼈다. 읽어보니까 더 심상치 않았다. 첫 장면부터 놀라웠다. 놀라운 사건이 계속 일어나지만 자기의 행복을 찾아가는 이야기 같았다. 토일의 성장기지만 결국은 모두의 성장기였다. 세상을 바라보는 마음이 한 뼘씩 넓어지고 남을 받아들이는 계기가 되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장혜진 /사진제공=리틀빅픽처스

-전작인 '니나내나', '사랑의 불시착'에서도 엄마 캐릭터를 했었는데, 이번에 또 엄마 캐릭터다.


▶ 사실 호훈 엄마(강말금 분) 역할을 하고 싶었다. 그게 너무 재밌었다. 제작사 아토 대표님과 최하나 감독님이 제게 '꼭 선명이어야 한다'고 하더라. 왜 선명이어야 하냐고 시나리오를 봤더니 마지막 장면이 너무 좋더라. 이 장면 때문에 선명이가 존재할 수 있겠구나 싶었다. 사실 매력적인 캐릭터는 호훈엄마였지만, 마지막 장면이 주는 신선한 감동에 깜짝 놀랐다. 고정 관념에 사로 잡혀 있는 걸 깨는 장면이어서 좋았다. 이 작품을 해야겠다는 결론이 나왔다.


-극중 토일처럼 자녀가 혼전 임신을 하고 결혼을 통보하면 어떨 것 같나?


▶ 우리 딸만 사랑해주는 남자면 저는 무조건 OK다. 그런데 토일이처럼 당돌하게 5개월 될 때까지 말을 안 한다면 그건 섭섭할 거 같다. 미리 이야기를 한다면 당황하지 않을 것 같다. 성격상 네가 원한다면 '그래'라고 할 것 같다.


-'애비규환'으로 정수정과 첫 호흡을 맞췄는데 어땠는가?


▶ 수정 배우가 원체 사람에 대한 선입견이 없다. 사람이 이렇다고 지레 짐작하지 않는다.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사람이더라. f(x) 크리스탈 이미지를 생각했는데 토일이가 된 것 같다. 외모만 아이돌이었지 마음은 이미 배우로 준비가 되어 있었다. 생각보다 털털하고 마음이 따뜻하다. 어느 날 촬영장에서 지나가는데 샴푸 향이 좋더라. 향이 좋다고 말했더니 샴푸 이름을 알려주고 새 거 있다고 며칠 뒤에 갖다줬다. 촬영하면서 엄청 아껴 썼다. 주변에 '수정이가 준 거니까 함부로 쓰지마'라고 말하기도 했다. (웃음) 또 촬영 중간에 제 생일이었는데 자기 돈으로 케이크를 사와서 축하한다고 노래도 불러주고 파티도 해줬다.


장혜진 /사진제공=리틀빅픽처스

-'애비규환'을 본 관객들이 어떤 반응이었으면 좋겠나?


▶ 무해하게 웃으셨으면 좋겠다. 저도 그랬지만 '나 왜 이 생각을 못 했지?'라며 신선하고 재밌게 봐주셨으면 좋겠다. '왜 저래?' 보다는 '그럴 수도 있지'라는 긍정의 마인드가 생겼으면 좋겠다. 은근 또 감동 포인트가 있더라. 최하나 감독님이 신파를 어필해 자극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안 되는 거 알면서도 극복한 노력이 가상하다. '망해도 다 망한 건 아닌 거 같아'라는 생각이 들었으면 좋겠다. 코로나 상황도 지치고 힘들지만, 또 다른 즐거움을 느꼈으면 좋겠다.


-지난해 '니나내나' 인터뷰에서도 항상 끝이자 시작이라고 말을 했다. 이번 작품에서도 똑같았나?


▶ 항상 끝이자 시작이다. 매번 작품 할 때마다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연기한다. 초지일관 되게 초지일관 하지 않는다. (웃음) 정말 변덕도 심하니까 연기를 하는 거 같다. 동시에 몇 작품을 하더라도 '이 작품이 미지막이야'라고 생각한다. 다음 작품을 위해 에너지를 남겨두지 않고 다 쏟아붓는다. 다시 시작할 때는 이미 난 불태웠으니까 또 시작할 힘이 생기는 거다.


장혜진의 꿈은 무엇인가?


▶ 인간 장혜진으로서는 좋은 엄마가 되는 게 꿈이다. 아이들이 험난한 상황에 부딪혔을 때 잘 버티고 일어나서 뚜벅 뚜벅 자신의 길을 걸어갔으면 좋겠다. 말하지 않아도 옆에만 있어도 든든하게 느낄 수 있는 그런 좋은 엄마가 되는 게 가장 큰 꿈이다. 배우 장혜진으로서의 꿈은 멜로다.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와 같은 중년의 로맨스를 꿈꾼다. 제가 연기를 그만뒀을 때 20대 중후반에서 30대 초반이었다. 9년간 연기를 쉬었기에 그 나이대 사랑 이야기를 못 해봤다. 그때는 이해하지 못했는데 지금은 이해가 된다. 중년의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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