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톱스타의 인기도는 드라마 시청률, 영화 관객 수, 앨범 판매량으로도 갈리지만 광고출연 건수도 결코 무시 못할 요건이다. 올해도 변함없이 장동건 김태희 고현정 등 특정 거물급 스타들의 거액 CF출연은 여전히 광고계에서 맹위를 떨쳤다.
그런데 '2005 대한민국 광고대상'을 수상한 삼성생명 기업PR '인생은 길기에' 시리즈를 비롯해 SK텔레콤의 ‘현대생활 백서’ 등 일상과의 밀착 광고도 그 가능성을 증거한 한 해였다.
또 삼성 ‘애니클럽’처럼 뮤직비디오를 광고로 만드는가 하면, 60초 90초 등 장초, 멀티 스팟(동시에 여러 광고를 내보냄), 주간 교체 CF 등 다양한 변화를 모색하기도 했다.
한편 다니엘 헤니, 데니스 오 등 혼혈 모델들의 급부상 또한 올해 특기할 만한 사항 중 하나. 올해 주요 광고대행사 스태프에게 올해 베스트 CF를 묻고 그 이유를 들어봤다.
빅모델 파워는 여전히 초강세
▶삼성전자 애니콜의 ‘애니클럽’ 편(제일기획)
제일기획의 이창현 대리는 “올해 광고계의 트렌드 중 하나는 ‘원 소스 멀티 유즈’다. 광고는 이제 단순한 판촉용이라기보다 엔터테인먼트 요소까지 더해 문화적인 의미까지 확장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 선두주자는 바로 삼성전자 애니콜의 ‘애니클럽’ CF. 총 12분짜리 뮤직드라마 ‘애니클럽’을 편집해 제작한 이 CF는 이효리 에릭 권상우 등 빅스타뿐만 아니라 이국적인 감각의 호주 배경, 이효리의 현란한 걸스 힙합 댄스, 사랑과 고뇌가 반영된 드라마틱한 스토리 등으로 젊은이들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또 올해 급부상한 배우 황정민까지 가세한 ‘애니스토리’편으로 이어져 인기가도를 내달리는 중이다.
▶KTF K.웨이즈의 ‘장동건’ 편(휘닉스커뮤니케이션즈)
최근 영화 ‘태풍’과 ‘무극’으로 국내뿐 아니라 동아시아 일대에서 인기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톱스타 장동건. 광고계도 예외는 아니다. 삼성카드 포스코건설, 파크랜드 등 굵직한 CF는 모두 그가 접수했다.
특히 최근 CF의 총아인 이동통신 광고에서도 30대 장동건 파워는 여전하다. KTF K.웨이즈의 ‘장동건’ 편은 장동건의 가슴을 파고드는 미소, 차밖에서의 길안내라는 절묘한 반전으로 시청자를 잡아 끈다.
휘닉스커뮤니케이션즈의 박영숙 차장은 “K웨이즈 CF의 컨셉트와 메시지가 명확해 원래 예정했던 방송기간을 연장해 더 오래 사용했다”고 말했다.
비싸면서 위험한 빅모델 대안은 오직 아이디어
▶LG텔레콤의 ‘랄라라’편(금강기획)
하지만 빅모델이 꼭 정답은 아니다. LG텔레콤은 올해 초 초특급 스타 배용준을 과감히 포기하는 강수를 뒀다. 물론 몸값이 비싼 만큼 위험도도 큰 톱스타 단일 모델의 단점을 일깨워준 X파일의 교훈도 단단히 작용했다.
LG텔레콤은 브랜드 슬로건 ‘기분 좋은 변화’를 살리기 위해 ‘랄랄라’음을 활용하는 한편 다양한 서비스의 차별성을 전달하려고 모델 풀제도를 도입했다. 영화 ‘러브레터’를 패러디한 주진모-윤은혜 편, 시트콤 형식을 도입한 공형진-소유진-조미령 편이 그것.
금강기획 김용희 대리는 “비용과 리스크가 큰 빅모델에 의지하기보다는 다양한 서비스 성격에 맞는 모델을 적절히 기용했다”고 밝혔다.
일상에 기반한 공감대 광고, 재미 효과 톡톡
▶SK텔레콤의 ‘현대생활백서’ 편(TBWA코리아)
올해 자사 CF 베스트로 SK텔레콤의 ‘현대생활백서’ 편을 꼽은 TBWA코리아의 이상규 차장. 그는 이 CF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을 재밌게 표현했다고 했다. 또 최화정 차범근 문세 등 유명인을 내레이터로 활용해 더욱 호소력과 인지도가 커졌다고 봤다.
예를 들어 휴대폰 카메라를 이용해 치아의 이물질을 제거하는 여성이나 면접관 앞에서 휴대폰 배경음을 틀고 자기 소개를 하는 취업준비생 등 일상의 공감대와 기발함을 살려 시청자들의 잔잔한 호감을 샀다.
▶해태음료 써니텐의 ‘억울할 텐데’ 편(대홍기획)
‘흔들어주세요’라는 CF멘트로 익숙한 '써니텐' CF가 21세기에 거듭났다. 써니텐을 마시던 남학생이 계단 위로 시선을 돌리다 치마를 입은 여선생님과 눈이 마주쳐 오해를 산다는 설정이다.
특히 최근 영화 ‘잠복근무’‘건빵선생과 별사탕’등 학원가를 배경으로 한 작품이 쏟아지고 있는 현실 속에서 선생님과 학생 사이의 코믹한 관계 설정이 더욱 흥미를 자아냈다. 또 매 시리즈 별로 ‘~할 텐데, 써니텐’을 붙인 점이 특징.
대홍기획 서양희 부장에 따르면, 영화 ‘몽정기’ 시트콤‘똑바로 살아라’를 통해 10대에게 인기높은 신예 노영욱을 기용해 에피소드 위주로 광고를 만들어‘~텐데’라는 로고송이 큰 인기를 끌기도 했다.
<사진설명: 위에서부터 애니콜 '애니클럽', KTF 'K.웨이즈', 해태음료 '써니텐'의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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