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현진(35·토론토)이 한화로 복귀한다면 우리 팀엔 크리스마스 선물과 같은 존재가 될 것이다. 리무진을 보내서라도 그를 데려오고 싶다."
올 시즌 한화 이글스에 새롭게 합류한 ESPN 해설가 출신의 지도자가 있다. 그 주인공은 웨스 클레멘츠(64·미국). 한화의 수석코치로 카를로스 수베로(50·베네수엘라) 한화 감독을 보좌한다.
클레멘츠 코치는 밀워키 브루어스와 시카고 화이트삭스, 휴스턴 애스트로스 등에서 마이너리그 코치 및 감독으로 커리어를 쌓았다. LA 지역 ESPN 등 TV·라디오 해설 위원으로도 20년 넘게 활동하며 명성을 얻었다.
그런 그에게 류현진에 대한 평가를 물었다. 클레멘츠 코치는 "LA 다저스에서도 굉장히 성공한 선수다. 그 이후에도 메이저리그에서 계속 위협적인 투수로 활약했다"고 말했다.
류현진은 현재 경남 거제에 차려진 한화의 스프링캠프서 한화 선수단과 함께 컨디션을 끌어 올리고 있다. 메이저리그 직장 폐쇄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미국에 돌아가지 못한 채 국내에 남아 몸 만들기에 열중이다.
공교롭게도 한화 선수들은 돈 주고도 사지 못할 경험을 하고 있다. 특급 메이저리거를 바로 옆에서 직접 눈으로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많은 것을 배울 터. 클레멘츠는 "현재 류현진과 함께하면서 팀에 굉장히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우리 선수들이 메이저리거를 보고 배울 점이 많을 것이다. 신발을 신는 방법부터 달리기, 어떻게 공을 던지는지, 또 워밍업을 하면서 몸을 푸는 방법 등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무엇보다 류현진은 겸손한 자세로 야구 선배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해외파라고 해서 거드름 따위는 찾아보기 어렵다. 최근에는 한화의 올 시즌 전체 1순위 루키 박준영(19)이 불펜 투구를 하자 대충 보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다. 엄청 꼼꼼하게 PC를 통해 투구 세부 내용까지 계속 살펴보며 큰 관심을 기울였다. 클레멘츠 코치도 이런 점을 높게 평가했다. 그는 "'자신이 메이저리거다'라는 거만함 없이 우리 팀 선수들과 형제같이 가족처럼 훈련하는 게 정말 보기 좋았다. 앞으로도 많은 기대가 된다"며 감탄했다.
비록 지난달 31일을 끝으로 감독, 코치 및 선수 등록은 마감됐지만, 길어지는 메이저리그 직장 폐쇄로 인해 '류현진 한화 일시 복귀 시나리오설'이 언급되기도 했다. 클레멘츠는 "만약 류현진이 복귀한다면 우리 팀에 크리스마스 선물과 같은 존재가 될 것"이라며 호탕하게 웃은 뒤 "우리 팀은 정말 그를 사랑한다. 그런 시나리오가 현실이 될 수만 있다면 리무진을 보내서라도 픽업하고 싶다"며 간절한 마음을 내비쳤다.
류현진과 함께하는 한화의 젊은 후배들 마음 역시 마찬가지. 정은원은 "영광스럽다. 후배들에게 많은 관심과 함께 조언도 해주셨다. 팀이 가고자 하는 방향, 어떻게 잘돼야 하는 지에 대해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 멋있고 정말 감사했다. 나중에 꼭 우리 팀으로 돌아오셨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노시환은 "정말 영광이다. 루틴 등을 지켜보며 훈련을 함께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도움이 된다. 대단한 선수가 되려면 저렇게 해야 하는구나 하는 것을 느꼈다. 무엇보다 훈련할 때만큼은 진지하게 임하는 게 가장 인상적이었다"면서 감탄을 금치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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