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효준(26·보스턴)이 웨이버 공시 하루 만에 새 팀을 찾은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아쉽게도 환영받지는 못하는 분위기다. 그가 메워야 할 기존 선수의 압도적인 존재감 탓이다.
미국 매체 스포츠키다는 26일(한국시간) "보스턴 팬들은 피츠버그로부터 박효준을 데려온 것에 감흥을 느끼지 못했다"고 밝혔다.
지난 23일 피츠버그는 마이애미로부터 르윈 디아스를 웨이버 클레임으로 영입하면서 박효준을 양도지명(DFA) 처리했다. 하지만 24일 보스턴이 좌완 투수 인머 로보(18)를 내주고 박효준을 데려오면서 하루 만에 새 팀을 찾았다.
스포츠키다는 "박효준은 다재다능한 유틸리티 플레이어다. 기존 유격수 잰더 보가츠(30)가 공식적으로 FA가 된 상태에서 나온 보스턴의 현명한 선택이다.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박효준은 재능을 절실히 필요로 하는 보스턴 라인업에 깊이를 더해줄 것"이라고 칭찬했다.
하지만 팬덤의 반응은 전혀 달랐다. 스포츠키다가 소개한 보스턴 팬들의 SNS를 몇 가지 살펴보면 "보스턴은 패배자다. 쓰레기통에 직행하고 있다", "보가츠의 대체자라니... 울고 싶다", "보가츠와 라파엘 데버스에게 돈을 썼다는 게시물을 보고 싶다"는 등 불만이 폭발한 모습이었다.
올 시즌을 78승 84패로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꼴찌로 마무리한 상황에서 들려오는 보강 소식까지 하나 같이 미미한 것이 이유였다. 보스턴은 박효준을 영입하기 몇 시간 전 올해 뉴욕 메츠에서 55경기 평균자책점 4.47을 기록한 베테랑 불펜 조엘리 로드리게스(31)를 영입했다. 로드리게스와 박효준 모두 우승권을 노리는 팀이 보강한 선수라 보기엔 아쉬움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박효준을 영입함으로써 보가츠를 이대로 놓치는 것이 아닌가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고 있다.
스포츠키다는 "보가츠를 영입할 가능성은 아직 사라지지 않았다. 보스턴 팬들은 월드시리즈 2회 우승을 이끈 올스타 선수가 돌아올 것이란 희미한 희망을 갖고 있다. 하지만 박효준은 보가츠의 직접적인 대체자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보가츠는 보스턴의 대표적인 프랜차이즈 스타다. 데뷔 첫 해인 2013년 월드시리즈 주전 유격수로 나서 우승을 이끌었고 2018년도 마찬가지였다. 10년간 보스턴에서만 활약하면서 통산 1264경기 출장, 타율 0.292, 156홈런 683타점, OPS 0.814를 기록했다. 5번의 유격수 실버슬러거와 4번의 올스타 선정은 덤이다.
그에 반해 박효준의 메이저리그 기록은 초라하다. 지난해 뉴욕 양키스에서 메이저리그 도전 7년 만에 데뷔의 꿈을 이뤘지만, 곧바로 피츠버그로 트레이드됐다. 내야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하는 수비 재능은 확실하나, 공격력에 대한 기대감은 0에 가깝다. 올해까지 그의 통산 성적은 68경기 타율 0.201, 5홈런 20타점 2도루, OPS 0.638에 불과하다.
스포츠키다는 "박효준이 뛰어난 수비수이자 평균 이상의 주루를 갖춘 선수인 것은 증명했다. 그래서 가치 있는 유틸리티 플레이어가 될 순 있다"면서도 "그로 인해 보스턴이 우승할 수 있을지 판단하기엔 너무 이르다. 보스턴은 공격에 있어 화력이 절실한 데 박효준은 그들이 요구하는 공격력을 보여주지 못할 것이다. 보스턴 팬들은 오프시즌이 끝나기 전에 팀이 최고의 인재들을 영입하길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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