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잉글랜드의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우승을 믿어 의심치 않던 한 업체가 무려 1만 8000장의 기념 티셔츠를 미리 찍었다가 큰 손해를 보게 됐다.
영국 매체 서머셋 라이브는 14일(한국시간) "한 축구팬 사업가가 잉글랜드 우승을 기념하는 의류를 만들었다가 탈락하면서 고통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잉글랜드는 지난 11일 오전 4시 카타르 알코르의 알바이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8강전 프랑스와 경기에서 1-2로 패배했다. 해리 케인(30·토트넘)이 후반 들어 페널티킥으로 동점골을 넣었지만, 두 번째 페널티킥을 실축하면서 패배의 쓴잔을 마셨다.
B조 조별리그에서 2승 1무를 기록, 조 1위로 통과한 잉글랜드는 특히 이란전(6-2 승)과 웨일스전(3-0 승)을 크게 이겼다. 잉글랜드는 8강에서도 세네갈을 3-0으로 꺾었지만 정작 숙명의 라이벌 프랑스를 만나 결국 여정을 마무리하고 말았다.
영국 남서부의 도싯에서 유통회사를 운영하는 칼 박스터는 월드컵 기간 'ENGLAND CUP WINNER 2022'라는 문구가 적힌 티셔츠를 판매했다. 한 업체가 판매를 제안한 것을 받아들였다. 박스터는 "카타르에서 잉글랜드 대표팀의 경기력이 깊은 인상을 받았다"며 "잉글랜드가 우승할 것으로 확신했다. 그 제안을 거절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잉글랜드는 4강에도 오르지 못했고, 이 상품도 무용지물이 됐다. 월드컵에서 우승하지 못했기 때문에 가치가 떨어진 것이다. 무려 1만 8000여 장이나 찍어냈지만 제대로 팔아보지도 못했다.
당초 29.99파운드(약 4만 8000원)에 판매할 예정이었던 이 티셔츠를 업체는 9.99파운드(약 1만 6000원)까지 가격을 낮췄다. 이른바 '눈물의 땡처리'인 셈이다. 매체에 따르면 박스터는 36만 파운드(약 5억 7700만 원)의 손해를 볼 수도 있다고 한다.
박스터는 "잉글랜드가 우승했다고 하는 1만 8000장의 티셔츠를 어떻게 할지 모르겠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잉글랜드 팬들이 이 셔츠를 구매해서 역사의 한 조각으로 간직하고, 잉글랜드가 대회 내내 얼마나 잘했는지 상기시켜달라고 호소하고 싶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