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짠돌이'로 유명한 토트넘 홋스퍼 다니엘 레비(63) 회장이 이강인(24·파리 생제르맹)에 관심을 드러냈다. 그 배경에는 손흥민(33·로스앤젤레스 FC)이 10년간 일궈놓은 한국 시장과 팬들에 대한 아쉬움이 있었다.
영국 매체 '더 타임즈'의 던컨 캐슬은 23일(한국시간) 팟캐스트 '풋볼 트랜스퍼스'를 통해 "토트넘이 에베레치 에제를 아스널에 뺏긴 후 PSG 스타 이강인을 영입하려 한다"고 전했다. 이어 "영입을 두고 확실히 논의 중인 선수는 파리 생제르맹(PSG)의 이강인이다. 지난 시즌 벤치 멤버였던 이강인을 얼마에 데려올 수 있을지 따져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흔하디흔한 루머가 아니었다. 무려 토트넘의 레비 회장이 직접 챙긴다는 소식이다. 2015년부터 토트넘에서 10년간 활약했던 손흥민은 지난 7일 미국 메이저리그 프로축구(MLS) 로스앤젤레스(LA) FC로 이적했다. 계약 기간은 2027년까지로, 최대 2029년 6월까지 연장할 수 있다. 이적료와 연봉은 정확히 공개되지 않았으나, ESPN 등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2600만 달러(약 360억 원)로 MLS 역대 최고 기록이다. 연봉도 MLS 1위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 2위 로렌초 인시녜(토론토 FC)에 이어 톱3 수준인 870만 달러(약 121억 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손흥민은 토트넘 구단 역사에 상징적인 선수였다. 만 23세에 처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 입성해 454경기 127골을 토트넘에서만 넣었다. 토트넘 구단 역사상 450경기 이상 뛴 7번째 선수였고, 구단 최다 득점 5위(173골)에 랭크됐다. 또한 2021~2022시즌에는 리그 23골로 아시아 선수 최초로 EPL 득점왕에 올랐고, 지난 시즌에는 캡틴을 역임하며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토트넘 구단 역사상 13명뿐인 우승 캡틴이었다.
손흥민의 전성기와 영광을 함께한 토트넘이었기에, 지난 10년간 한국에서는 박지성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만큼이나 국민 구단으로 불렸다. 꾸준히 우승권 강팀이 아니었음에도 토트넘이 내한할 때마다 손흥민을 보기 위한 축구 팬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열성적인 한국 팬들 덕분에 유니폼은 불티나게 팔렸다. 영국 매체 스퍼스 웹은 지난 2021년 "손흥민이 토트넘에 안겨준 이익은 1억 파운드(약 1874억원)에 달한다. 케인, 가레스 베일을 빼면 최고 수준"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그러한 한국 팬들의 마음을 이번엔 이강인으로 잡겠다는 것이 레비 회장의 계산이다. 캐슬은 "레비 회장이 손흥민을 LA FC 이적을 허용한 뒤라면 이강인 영입에 관심 있는 이유를 이해할 수 있다. 손흥민의 이적은 그들이 한국인들 사이에서 쌓아 올린 관심 측면에서 상당한 상업적 손실이었다"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손흥민의 대체자로 이강인을 정한 건 의미가 있다. PSG는 이강인의 이적료를 5000만 유로(811억 원)로 책정했는데, 이는 비교적 저렴한 옵션이다. 토트넘은 이적 시장이 끝나기 전에 분명 움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의외로 이강인의 토트넘 이적 시나리오는 가능성이 있다. 이강인은 지난 시즌 백업으로 밀리며 꾸준히 이적설이 돌았다. 루이스 엔리케 PGS 감독은 공격진을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 우스만 뎀벨레, 브래들리 바르콜라, 미드필드진을 파비안 루이스, 비티냐, 주앙 네베스 등으로 꾸렸고 성과를 냈다. 이강인은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 16강 토너먼트부터 1경기 19분 출전에 그쳤고 결승전도 벤치를 지키며 구단 역대 첫 우승의 조연이 돼야 했다.
올 시즌에는 상황이 조금 낫다. 2025~2026시즌 시작 후에는 리그 2경기에서 연속 출장했고, 지난 14일 토트넘과 유럽축구연맹(UEFA) 슈퍼컵에서 0-2로 끌려가던 후반 22분 교체로 나와 만회 골을 넣으며 우승에 일조했다. 하지만 여전히 제 1 옵션이 되지 못했고, 그 탓에 지난 20일에는 "이강인이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자신의 선택지를 직접 확인하고 싶어 한다"는 프랑스 유력지 '레퀴프'의 보도까지 나왔다.
캐슬이 파악한 PSG의 분위기도 크게 다르지 않다. 캐슬은 "PSG는 이강인을 현재의 스쿼드에서 유지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이적료 등 매력적인 제안이 오고 대체자를 살 충분한 시간이 주어진다면 충분히 매각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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