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반 악재가 겹치며 올 시즌은 어려울 것만 같았는데, NC 다이노스가 조용히 중위권 싸움의 핵이 됐다. 특히 날이 따뜻해진 이후 성적은 '2강' 못지않다.
NC는 23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2025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정규시즌 홈경기에서 4-1 승리를 거뒀다.
선발 매치업에서는 다소 밀리는 경기였다. 롯데는 에이스 알렉 감보아를 내세운 반면, NC는 군 전역 후 올해 1군에 데뷔한 4년 차 김녹원을 투입했기 때문이다. 4회초 선취점을 내주면서 우려가 현실이 되는 듯했다.
하지만 김녹원이 5회까지 단 1실점으로 틀어막는 사이 타선이 빅이닝을 만들었다. 감보아를 상대로 5회말 무사 만루를 만든 NC는 박건우의 우전 적시타로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 1사 후 최정원이 빠른 발로 내야안타를 만들었고, 주춤하던 1루수의 송구가 빠지는 사이 2루 주자까지 들어와 역전에 성공했다. 김휘집의 적시타까지 터지며 NC는 4-1을 만들었다.
이후 NC는 손주환(1⅔이닝)과 배재환(⅓이닝), 김진호(1이닝), 류진욱(1이닝)이 차례로 올라와 남은 4이닝을 실점 없이 막아내 끝내 승리할 수 있었다.
이날 승리로 3연승을 달린 NC는 롯데와 주말 3연전 위닝 시리즈를 확정했다. 또한 전날 5할 승률에 도달한 NC는 시즌 전적 54승 53패 6무(승률 0.505)가 됐고, 12연패에 빠진 롯데를 제치고 단독 4위에 올랐다. NC가 4위를 찍은 건 지난 5월 24일 이후 3개월 만이다.
특히 승패 마진이 플러스가 된 점을 주목할 만하다. NC는 올해 5할 승률이 '통곡의 벽'이라고 할 정도로 좀처럼 승률 0.500을 넘어서지 못했다. 이날 전까지 NC가 승패 마진 +1이라도 된 날은 단 이틀(3월 27일, 5월 24일)에 불과했다.
이호준 NC 감독은 이에 대해 "희한하게 어렵게 (5할을) 맞춰놓으면 연패에 들어가고 있다"며 "연승할 때 다 쏟아붓고, 이후 여력이 떨어지면서 지는 밸런스로 가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NC는 8월 들어 단 한 번의 '퐁당퐁당'도 없이 2연승-3연패-3연승-2연패-2연승-2연패-3연승 등 연승과 연패가 이어지고 있다.
이렇듯 시즌 성적은 5할을 겨우 넘기고 있지만, 5월 이후로만 따지면 얘기가 달라진다. NC는 5월 이후 44승 36패 6무, 승률 0.550을 기록 중이다. 이는 리그에서 LG 트윈스(0.619), 한화 이글스(0.573) 다음으로 높은 승률이다. 월간 승률이 5할 밑으로 떨어진 것도 단 한 번도 없었다.
시즌 초반 찾아온 어려움을 딛고 거둔 성과여서 더욱 의미가 깊다. NC는 지난 3월 29일 홈구장에서 일어난 구조물 추락사고로 인해 관중이 사망하는 안타까운 일을 겪었다. 이에 안전 점검과 후속 조치로 인해 무려 2개월 동안 창원NC파크를 떠나야 했다.
선수들은 훈련조차 어려운 원정 숙소 생활을 이어가며 피로도가 쌓였다. 여기에 박건우 등이 부상으로 빠졌고, 선발진이 자리를 잡지 못하는 등 어려움이 겹쳤다. NC는 4월까지 0.370의 승률로 9위에 머물렀다.
하지만 5월 초 7연승을 시작으로 NC는 본격적인 중위권 싸움에 들어갔다. 5월 중순에는 울산 문수야구장을 임시 홈구장으로 썼고, 같은 달 30일부터 창원NC파크로 돌아왔다. 후반기 시작을 4연패로 출발했지만, 갈비뼈 부상으로 빠졌던 맷 데이비슨이 돌아오면서 동력을 찾았다.
여기에 KIA 타이거즈와 3대3 트레이드로 데려온 최원준과 이우성이 이적 후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이에 NC는 베테랑 손아섭을 한화로 트레이드하는 결정을 내릴 수 있었다. 당시 임선남 NC 단장은 "시즌을 포기할 생각은 전혀 없다"고 밝혔는데, 트레이드 당시 8위였던 NC는 손아섭을 내주고도 8월 승률 2위(0.588)를 달리며 이를 증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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