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공격수 오현규(24·KRC헹크)가 "제가 겪은 일들은 실패가 아니라 과정이라 생각한다"는 소감을 밝혔다. 대표팀 합류 직전 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 슈투트가르트 이적이 황당한 이유로 무산된 것을 실패가 아닌 '과정'으로 설명한 것이다.
오현규는 11일 자신의 소셜 미디어(SNS)를 통해 "많은 분들의 진심 어린 응원과 걱정 속에서 치른 미국에서의 두 경기를 통해 다시 한번 제가 얼마나 축구를 사랑하는지 깨닫는 시간이었다"며 미국에서 열린 A매치 평가전 2연전을 마친 소감을 밝혔다.
좋은 활약을 펼친 뒤 밝힌 소감에서 실패나 걱정이라는 단어를 쓴 건, 최근 슈투트가르트 이적이 무산된 것을 두고 팬들의 우려가 그만큼 컸기 때문이다. 앞서 오현규는 유럽축구 이적시장 막판 무려 2800만 유로(약 456억원)의 이적제안을 받고 슈투트가르트 이적을 추진했다. 직접 독일로 이동해 메디컬 테스트까지 받았고, 이 과정에서 대표팀 합류 시기까지 조정될 정도로 이적이 임박한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슈투트가르트 구단은 그가 어린 시절 당했던 십자인대 부상을 문제 삼으며 헹크 구단에 재협상을 요구했다. 2800만 유로의 이적료를 통한 완전 이적이 아닌 이적 옵션이 포함된 임대를 원한 것이다. 헹크 구단이 최초 합의됐던 이적료를 원하면서 결국 구단 간 협상은 결렬됐다. 십자인대 부상 이후에도 프로선수 커리어를 잘 이어왔던 오현규로선 황당한 이유로 빅리그 입성이 무산된 셈이다.
자연스레 팬들의 우려도 컸다. 더 큰 무대로 향할 수 있는 기회가 무산된 여파가 자칫 플레이 등에도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을 거란 걱정이었다. 메디컬 테스트까지 받고도 이적이 무산된 터라 오현규 스스로도 마음고생이 적잖았다.
오현규는 그러나 축구 국가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이적 무산의 아쉬움을 훌훌 털었다. 첫 경기였던 미국전에서 교체로 출전하며 컨디션을 조절한 그는 이어진 멕시코전에선 원톱 선발로 출전해 1골 1도움의 맹활약을 펼쳤다. 손흥민(로스앤젤레스FC)의 동점골을 도운 데 이어 강력한 슈팅으로 역전골까지 터뜨렸다. 득점을 터뜨린 직후엔 '보란 듯이' 무릎을 손으로 가리키는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십자인대 부상 이력을 문제삼았던 슈투트가르트 구단을 사실상 저격한 세리머니였다.
폿몹 평점 8.4점, 소파스코어 평점 8.2점 등 멕시코전에서 최고 평점까지 받은 오현규는 A매치 2연전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홍명보호 출범 이후 5번째 골을 터뜨리며 손흥민과 득점 공동 1위에 올랐을 뿐만 아니라 손흥민과 공존, 이강인(파리 생제르맹)과 호흡 등을 직접 증명해 보이며 대표팀 주전 원톱 공격수 입지도 다졌다.
이제 오현규는 헹크로 돌아가 소속팀에 집중한다. 최근 이적설 덕분에 유럽이 주목하는 재능임이 확인된 만큼 동기부여는 더 커졌다. 오현규의 설명대로 최근 이적 실패의 아쉬움을 '과정'으로 삼고 더 큰 무대에 계속 도전할 예정이다. 오현규도 SNS를 통해 "언제나 그랬듯 다시 부딪히고, 도전할 것"이라며 "보내주신 많은 응원에 정말 감사드리며 더 발전된 모습으로, 건강하게 또 찾아뵙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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