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9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지난 7월과 같은 23위를 유지할 거란 전망들이 나오고 있다. 최근 FIFA 랭킹이 상위 팀인 미국·멕시코를 상대로 호성적(1승 1무)을 거두고도 정작 순위에는 변동이 없는데, 오히려 24위와 격차가 크게 줄어 23위 수성도 위협받게 될 전망이다. 지난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풋볼 챔피언십(동아시안컵) 당시 한일전 패배가 치명타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14일 FIFA 랭킹을 실시간으로 집계하는 풋볼랭킹, 캄비오 데 후에고 등 매체들에 따르면 오는 한국은 오는 18일 공식 발표될 9월 FIFA 랭킹에서 지난 7월과 같은 23위를 유지할 전망이다. 한국은 지난해 11월부터 1년 가까이 FIFA 랭킹 23위에서 순위 변동이 없는 상황이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9월 A매치 평가전에서 미국 원정 2-0 승리, 멕시코전(중립) 2-2 무승부 등 FIFA 랭킹 상위팀들을 상대로 좋은 결과를 냈다. 미국 FIFA 랭킹은 15위, 멕시코는 13위 팀이다. FIFA 랭킹 포인트는 월드컵 예선이나 친선경기 등 경기 비중에 따라 가중치를 두고 홈·원정, 상대와 FIFA 랭킹 격차 등을 복합적으로 계산해 경기별로 FIFA 랭킹 포인트를 얻거나 잃는다.
각 매체들은 한국이 미국 원정 승리로 5.8~5.83점의 포인트를 얻고, 멕시코전 무승부로 0.47~0.92점을 얻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전 승리는 상대가 FIFA 랭킹이 상위 팀인 데다 원정인 만큼 획득하는 포인트가 많고, 멕시코전은 중립 경기였지만 FIFA 랭킹이 한국보다 더 높은 팀이라 무승부 결과에도 한국이 소폭 점수를 획득하는 구조다.
문제는 9월 FIFA 랭킹에 지난 7월 국내에서 열렸던 동아시안컵 결과도 반영된다는 점이다. 동아시안컵 비중 해석 등이 달라 매체마다 포인트 전망은 차이가 있지만, 당시 홍명보호는 대회 준우승(2승 1패)에도 불구하고 동아시안컵을 통한 포인트가 오히려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FIFA 랭킹이 크게 낮은 중국, 홍콩전 승리로 얻은 포인트보다 홈에서 당한 일본전 패배로 잃은 포인트가 더 많아 오히려 마이너스(-)가 될 거란 전망이다. 예컨대 풋볼랭킹의 경우 일본전 패배로 한국이 잃게 되는 포인트가 4.48점이나 될 것으로 전망했다. 동아시안컵 준우승과 이달 A매치 평가전 성적에도 불구하고 FIFA 랭킹 포인트 상승폭이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다. 한일전 패배가 결국 9월 FIFA 랭킹 산정에 치명타로 다가오는 셈이다.
9월 A매치 기간 한국과 같은 팀들을 상대로 1무 1패에 그친 일본의 FIFA 랭킹 포인트 하락폭이 생각보다 크지 않고, 오히려 포인트를 더 쌓을 거란 전망까지 나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일본은 멕시코전 무승부로 0.4~0.43점을 얻지만 미국전 패배로 2.42~4.81점을 잃어 9월 A매치 평가전 기준으로는 FIFA 랭킹 포인트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각 매체들을 보고 있다. 다만 지난 7월 한일전 승리를 포함한 동아시안컵 결과로 3.61~7.23점을 얻을 예정이다. 결과적으로 일본의 FIFA 랭킹은 17위에서 18~19위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FIFA 랭킹 포인트는 오히려 오르거나 하락폭이 1점대 밑으로 크지 않을 전망이다.
FIFA 랭킹이 중요한 이유는 오는 12월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본선 조 추첨에 활용되기 때문이다. FIFA는 본선 진출 48개국을 대상으로 12개 팀씩 포트 1~4로 나눈 뒤 각 포트별로 한 팀씩 조 추첨을 진행한다. 개최국(미국·멕시코·캐나다)이 포트 1에, 유럽·대륙간 플레이오프 통과팀들은 포트 4에 자동 배정되는 것을 제외하면 나머지 팀들은 모두 FIFA 랭킹을 기준으로 포트가 나뉜다. 10월 또는 11월 어느 시점 FIFA 랭킹이 월드컵 본선 조 추첨에 활용될지는 미정이다.
FIFA 랭킹 23위를 유지하고 있는 한국은 현시점 월드컵 본선 조추첨 포트 2의 최하위권에 머무르고 있다. 만약 포트 2를 유지하면 본선 조 추첨에서 톱시드인 포트 1, 그리고 하위 포트인 포트 3, 포트 4 팀들과 한 조에 묶이게 된다. 반면 FIFA 랭킹이 떨어져 포트 3에 속하게 되면, 포트 1뿐만 아니라 FIFA 랭킹이 상대적으로 높은 포트 2 팀과도 본선에서 같은 조에 속하게 된다. FIFA 랭킹 관리를 통한 포트 2 수성이 중요한 과제로 꼽혀온 배경이다.
한국이 한일전 패배 여파로 9월 FIFA 랭킹 포인트를 많이 쌓지 못하는 사이, 새로 24위에 오르는 에콰도르가 '맹추격'을 해오고 있다는 점은 그래서 더 아쉬울 수밖에 없다. 에콰도르는 최근 북중미 월드컵 남미 예선 파라과이전 패배로 FIFA 랭킹 포인트 2점을 잃었지만, 아르헨티나를 꺾고 한 경기에 무려 19.35점을 쌓을 전망이다. 23위 한국과 에콰도르의 격차는 2~5점 정도로 크게 줄어들 전망인 데다, 최근 한국을 위협해 온 25위 호주도 여전히 한국을 뒤쫓고 있다. 23위 수성도 위협을 받는 셈이다.
설상가상 한국은 오는 10월엔 브라질(7월 기준 FIFA랭킹 5위)·파라과이(43위)와 국내 2연전, 11월엔 볼리비아(78위)와 국내 평가전이 각각 예정돼 있다. 11월 남은 한 상대는 미정이다. 파라과이전, 볼리비아전은 한국이 FIFA 랭킹이 더 높은 데다 홈 경기인만큼 비기기만 해도 FIFA 랭킹 포인트 하락은 불가피하고 패배 시엔 하락폭이 더 커진다. 브라질전 역시 패배 시 FIFA 랭킹 포인트 하락은 불가피하다. 자칫 10~11월 A매치를 거치면서 한국의 FIFA 랭킹은 물론 월드컵 포트 하락으로까지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9월 FIFA 랭킹은 오는 18일 오후 공식 발표될 예정이다.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