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시즌 공수주 모두에서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쳤는데, 정작 가장 중요한 무대를 밟지 못하게 됐다. '슈퍼 유틸리티' 최정원(25·NC 다이노스)이 아쉬움 속에 동료들의 선전을 기원했다.
최정원은 2025시즌 91경기에 출전해 타율 0.275(120타수 33안타), 0홈런 11타점 40득점, 30도루(6실패), 출루율 0.417 장타율 0.300, OPS 0.717의 성적을 거뒀다.
5월 중순부터 본격적으로 1군 무대에서 활약하기 시작한 최정원은 빠른 발을 통해 경기 후반 팀의 분위기를 바꾸는 '신스틸러' 역할을 했다. 수비에서도 2루수와 중견수를 오가며 좋은 수비를 펼쳤다. 골든글러브 외야수 출신 이택근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토미) 에드먼이 내·외야를 가리지 않고 슈퍼캐치를 하는데, 그런 선수가 나타났다"며 칭찬했다.
이호준 NC 감독 역시 "(최)정원이는 타석에 들어서면 본인이 더 신나지 않을까 싶다"며 "나도 고맙다. 한두 베이스 더 가면서 득점으로 연결시켜주고 있다. 그런 선수가 팀에는 꼭 필요하다"고 말할 정도였다. 이 감독은 시즌 중반에는 "그 친구 덕분에 3승 이상을 한 것 같다"고도 얘기한 바 있다.
하지만 최정원은 시즌 끝까지 완주하지 못했다. 지난 8월 23일 창원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주루 도중 왼손 두상골 미세 골절을 당하고 말았다. 타격이 어려워진 최정원은 이후 대수비와 대주자로 출전했지만, 결국 지난달 21일 경기를 끝으로 1군에서 제외됐다.
NC는 후반기를 9연승으로 마치면서 극적으로 5위에 턱걸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하지만 최정원은 다음날 발표된 와일드카드 결정전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이 감독은 앞서 "컨디션이 첫 번째인데, 지금 재활군에 있으면서 깁스를 하고 있다. 대주자를 시킬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팀이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한 후 스타뉴스와 만난 최정원은 동료들과 기념촬영을 하며 웃고 있었지만, 눈시울이 붉어지며 아쉬움이 가득한 모습이었다. 동료 김한별이 옆에서 "정원이 형 오늘 눈물 터지겠네"라며 장난 섞인 위로를 해줬다. 최정원은 "팀이 가을야구에 올라간 건 기분이 좋다"면서도 "개인적으로는 아쉽다. 올해 다치지 않는 게 첫 번째 목표였는데 시즌을 조기에 마감하게 됐다"고 고백했다.
이어 "144경기 동안 선후배가 다같이 잘 뭉쳐서 이뤄낸 결과라고 생각한다"며 "개개인이 잘했다기 보다 마지막까지 다들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열심히 했기에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했다. 그는 "팀이 가려고 하는 더 높은 곳까지 올라가면 좋겠다"고도 말했다.
최정원은 "대주자와 대수비는 됐기 때문에 팀에 보탬이 되고자 했던 의지였다"며 "끝까지 하지는 못했던 게 아쉽고, 진짜 다치면 안된다. 다치면 아무 것도 할 수가 없다"며 아쉬워했다.
올 시즌 본인의 활약을 돌아본 최정원은 "그냥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하려고 했다. 잘하려고 욕심내지 않고, 준비한 대로 하자고만 했다"며 "사실 어떻게 지나갔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얘기했다. 그러면서 "결과도 좋게 나왔지만, 내년에 할 숙제들이 많아졌다"며 "내년에는 1차적으로 다치지 않는 걸 목표로 삼고, 올해 경험을 통해 단단하게 준비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최정원은 와일드카드 결정전이 열리는 대구로 가지 않고 재활에 전념할 예정이다. 그는 "정말 힘들게 올라간 만큼, 형들이나 후배들이 다 똘똘 뭉쳐서 갈 수 있을 때까지 올라가서 후회 없는 경기 하고 창원으로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동료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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