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명보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파라과이전 승리에 대해 "브라질전 패배 후 심리적으로 어려운 상황을 극복했다는 점이 가장 훌륭했다"고 평가했다.
홍명보 감독은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파라과이와의 축구 대표팀 평가전 이후 기자회견에서 "브라질전 패배를 극복해 냈다는 게 이번 2연전을 준비하면서 그 어떤 것보다 큰 소득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국은 지난 10일 브라질전에서 0-5로 대패를 당했지만, 이날은 엄지성(스완지 시티)과 오현규(헹크)의 연속골을 앞세워 2-0으로 승리했다. 홍명보 감독은 이번 브라질·파라과이 2연전을 월드컵 본선 무대 초반 결과가 좋지 못했을 때 그다음 경기에서 회복하는 과정을 준비하는 데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홍명보 감독은 "경기장에 빈 좌석이 보이긴 했지만, 팀이 정말로 어려웠는데 선수들을 믿고 찾아와 주신 팬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큰 힘이 됐다"면서 "선수들을 칭찬해주고 싶은 건 득점 등을 떠나 어려운 1차전 패배 후 3일 정도 과정을 거쳐 파라과이전을 극복한 점이 훌륭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홍 감독은 "브라질한테 크게 질 거라고는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을 거라 생각한다. 굉장히 정신적으로 힘든 부분"이라며 "개인 한 명이 이겨내려는 게 아니라 모든 구성원이 자기 위치에서 각자의 역할들을 하면서 이겨내려고 했던 덕분에 오늘 경기를 잘 마칠 수 있지 않았나 싶다"고 덧붙였다.
이날 선발로 출전한 뒤 45분만 소화하고 교체된 손흥민(로스앤젤레스FC)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저희 플랜에선 후반 출전을 생각했다. 다만 오늘 행사(A매치 147경기 기념행사)도 있어서 선발로 출전시켰다"며 "손흥민의 체력적인 부분은 계속 고민하고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멕시코전 당시 손흥민과 오현규(KRC헹크)가 함께 출전해 좋은 호흡을 보인 반면, 이번 2연전에선 맞교체돼 호흡을 맞출 시간이 부족했던 부분에 대해선 황희찬(울버햄프턴)의 공백을 꼽았다.
홍 감독은 "황희찬이 있었다면 그 카드(손흥민·오현규 조합)를 쓸 수 있었을 거다. 황희찬이 부상으로 나가다 보니까 손흥민과 오현규를 같이 넣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 둘 다 체력적으로 문제가 발생했을 때 들어갈 선수가 없었기 때문"이라며 "황희찬 선수가 있었다면 그런 전술적으로 운영을 할 수 있었을 거다. 앞으로도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홍명보 감독은 "앞으로 평가전이 4경기, 많게는 5~6경기 남았다. 10월까지는 로테이션도 하면서 전술적으로 확인해야 하는 부분이 있었다"면서 "11월부터는 조금씩 폭을 좁혀가야 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홍명보 감독 파라과이전 일문일답.
- 경기 총평은.
"경기장에 빈 좌석이 보이긴 했지만 그래도 팀이 정말로 어려웠는데 선수들을 믿고 찾아와 주신 팬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큰 힘이 됐다. 선수들 칭찬해주고 싶은 건 어려운 1차전 패배 후 한 이를 극복한 점이 훌륭했다는 생각이 든다. 첫 경기 끝나고 심리적인 상태도 마찬가지고 멘털적인 부분도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걸 극복해 냈다는 건 저희가 준비하면서 어떤 거보다 큰 소득이라고 생각한다."
- 손흥민 원톱 카드를 브라질전부터 2경기째 선보였다. 활약이 기대에 못 미쳤던 거 같은데 해법을 찾았는지. 오현규 선발 카드는 고려하고 있나.
"손흥민은 기본적으로 저희 가지고 있는 플랜 안에서는 후반 출전을 생각했다. 아무래도 오늘 행사도 있고 좋은 날이라 선발 출장을 시켰다. 개인적으로는 지난 미국·멕시코전 같이 1차전은 손흥민이 선발로 나가서 하더라도 2차전에는 체력 등 전체적인 것들을 봐서 어디에 쓸 건지, 톱으로 쓸 건지 등을 고민해야 한다. 브라질전에선 60분을 뛰고 오늘은 45분 뛰었다. 그 부분은 계속 고민하고 방법을 찾아야 한다. 오현규 선수는 충분히 선발 출전해도 자기 역할할 수 있는 선수다."
- 손흥민과 오현규가 같이 경기장을 누비진 못했다. 아쉽진 않은지, 그 플랜이 아예 없는 건가.
"황희찬이 있었다면 그 카드를 쓸 수 있었을 거다. 황희찬이 부상으로 나가다 보니까 손흥민과 오현규를 같이 넣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 둘 다 체력적으로 문제가 발생했을 때 들어갈 선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는 황희찬 선수가 있었다면 전술적으로 운영을 할 수 있었을 거다. 앞으로도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 스리백 가동 후 조합을 계속 바꿔가고 있다. 최적의 조합을 향해 가고 있다고 보나.
"박진섭은 소속팀(전북 현대)에서 미드필더 역할을 하고 중앙 수비수 역할도 한다. 김민재와는 다른 타입의 선수다. 조금 더 경기를 컨트롤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김민재는 상대와 부딪치거나 일대일에서 강점을 나타내는 선수다. 생각대로 잘 맞았던 거 같다. 역할 분담 등 잘 맞았던 거 같다. 박진섭이 가운데에서 역할을 잘해줬다."
- 골을 넣거나 도운 선수들이 다 2000년대 선수들이었다. 젊은 선수들의 활약을 어떻게 보셨는지.
"오현규, 이강인 등은 공을 들이고 있는 선수들이자 중요한 라인이다. 오현규와 이강인을 후반전에 같이 투입을 시켜서 어떤 효과를 나타낼 수 있는지 지켜봤다. 멕시코전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였다. 앞으로도 계속 발전시켜야 한다."
- 수비 조합을 계속 바꾸면서 하고 있다. 오늘 실점을 하진 않았지만 불안한 모습을 보인 것도 사실이다. 수비를 단단히 하기 위해 어떤 계획을 갖고 있나.
"개인적인 미스가 있었다. 지난 경기 이후 선수들이 가진 심리적인 부담감이 나타났을 거라고 생각한다. 조직적으로 큰 문제가 있다고 보진 않는다. 중요한 건 실점하지 않았다는 게 중요하다. 마지막까지 경기를 마치려고 하는 집중력이 좋았다는 생각이 든다."
- 브라질전 패배 이후 회복 과정에서 배운 부분이 있다면.
"우리 선수들이 지금 시점에 무엇이 중요한지를 잘 인지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브라질한테 크게 질 거라고는 어느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을 거라 생각한다. 준비할 때 어떤 부분이 잘못됐을 거라고 생각이 들지만, (패배는) 굉장히 정신적으로 힘든 부분이다. 브라질한테 크게 지고 그다음 경기를 체력적으로도 어려움이 있다. 개인 한 명이 이겨내려는 게 아니라 모든 구성원이 자기 위치에서 각자의 역할들을 하면서 이겨내려고 했던 것들이 오늘 경기를 잘 마칠 수 있지 않았나 싶다."
- 11월에 A매치 2경기가 있다. 무조건 이기는 데 포커스를 맞추나, 아니면 승리와 전술 실험을 동시에 두 마리 토끼를 노릴 계획인가.
"앞으로 평가전이 4경기에서 많게는 5~6경기 남았다. 이 시점에는 FIFA 랭킹도 중요하다. 개인적으로는 10월 캠프까지는 조금 더 로테이션도 하면서 전술적으로 확인해야 하는 부분이 있었다. 11월부터는 조금씩 폭을 좁혀가야 되지 않나 생각한다. 11월, 내년 3월 2경기가 공식적으로 남은 경기다. 지금은 그 부분을 조금씩 좁혀가야 되는 부분이다."
- 월드컵 예선에선 손흥민을 4-2-3-1 전형의 왼쪽 윙으로 썼다. 그 카드는 없어진 건가.
"그 카드가 완전히 없어졌다고는 볼 수 없다. 손흥민 선수가 어느 시점에 경기에 나가서 톱을 서느냐 왼쪽에 서느냐는 완전히 다르다. 공격적으로 잘 활용할 수 있는 타이밍을 보고 그 역할을 할 수 있을 거라고 본다."
- 옌스 카스트로프 비중이 적었다. 황인범과 조합을 실험할 기회였는데 실험하지 못했다.
"특별한 이유는 없다. 황인범이 회복 단계에 있고 그 선수의 컨디션을 조절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카스트로프가 아닌) 원두재가 들어온 건 미드필드 지역을 컨트롤할 수 있는 선수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특별히 황인범과 옌스가 같이 못 뛰었다고 하지만 앞으로도 상황을 보고 저희가 판단을 해야 한다. 이번엔 경기적인 흐름이 어려움이 있었다."
- 황인범의 컨디션이 좋지 않을 경우 공백에 대한 복안은.
"앞으로도 계속 고민을 해야 될 거 같다. 선수들의 장단점을 파악했다. 오늘은 김진규와 황인범을 공격적으로 썼다. 지난 경기 잘 안 됐던 반대전환에 대해 기술적인 선수를 투입하고, 뒤 3명이 커버하는 형태였다. 황인범의 컨디션이 좋지 않으면 김진규가 역할을 충분히 해줄 수 있다. 다른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선수도 고민을 해야 될 거 같다. 앞으로도 계속 고민하겠다."
- 압박이 잘 될 때도 있었지만 잘 안 될 경우도 있었다. 조합으로 해결해야 하는 건가.
"조합으로 커버하기에는 광범위하다. 압박을 나가는 타이밍과 압박을 나가지 않아야 되는 타이밍에 대해 인식을 하고 있다. 예를 들어 풀백이 전진하는 속도가 잘 되면 저희한테 도움이 되지만 잘되지 않을 때가 문제다. 강한 팀을 상대로. 그럴 땐 윙포워드가 어떻게 할 건지 등 전술적인 부분은 앞으로 계속 고민해야 한다."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