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싼값에 하려면 매력적인 선수."
올해 KBO 리그를 지배했던 코디 폰세(31·한화 이글스)를 향한 메이저리그의 냉정한 평가였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22일(한국시간) 2025시즌 종료 후 FA 시장에 나선 138명의 선수를 다섯 가지 등급으로 나눠 평가했다.
2023년 오타니 쇼헤이(31·LA 다저스), 2024년 후안 소토(27·뉴욕 메츠)가 각각 홀로 1등급에 분류됐다. 올해는 예년과 달리 피트 알론소(31), 코디 벨린저(30) 등 11명의 선수가 1등급에 분류되는 등 S급 선수는 보이지 않지만, A급 선수가 많은 시장으로 평가받았다. 3등급에서 한국 야구팬들에게 익숙한 이름들이 보였다. 올해 시즌 중 방출을 겪고 아쉬운 성적을 낸 김하성(30)과 KBO 리그를 지배한 폰세였다.
폰세를 향한 평가가 눈에 띈다. MLB.com은 "폰세는 올해 한국에서 180⅔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1.89를 기록하며 성공을 거뒀다. 그런 폰세는 대형 FA 선수들에게 투자하지 않고 선발 로테이션을 개선하려는 메이저리그 구단들에 매력적일 것이다. 메이저리그 구단 수뇌부들은 올해 폰세가 2020~2021년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에서 20경기 평균자책점 5.86을 기록했던 투수와 다르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폰세는 미국, 일본 그리고 한국에서 완전 다른 선수였다. 2015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로 밀워키 브루어스의 지명을 받은 폰세는 2020년 피츠버그에서 빅리그 데뷔했다. 메이저리그 2년간 선발과 불펜을 오고 가며 20경기(선발 5경기) 1승 7패 평균자책점 5.86, 55⅓이닝 48탈삼진으로 평범한 투수였다. 2022년 일본으로 가서도 크게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니혼햄 파이터스와 라쿠텐 이글스에서 3년간 39경기 10승 16패 평균자책점 4.54를 마크하는 데 그쳤다.
하지만 올해 한국에서는 맹위를 떨쳤다. 올해 정규시즌 9경기 17승 1패 평균자책점 1.89, 180⅔이닝 252탈삼진을 기록, KBO 최초 외국인 투수 4관왕(다승, 평균자책점, 탈삼진, 승률)에 올랐다. 뛰어난 활약에 10개 이상의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구장을 찾아 폰세를 관찰하는 진풍경이 펼쳐지기도 했다.
시즌 중 한 메이저리그 스카우트 A는 스타뉴스에 "폰세는 메이저리그 선발투수 평균 직구 구속보다 빠른 공을 던질 수 있고 체인지업, 커브, 슬라이더 등 다양한 구종을 제구해서 던진다"라며 "전반기 폰세는 약점이 없는 투수였다. 보통 KBO리그에서 정점을 찍은 투수들을 메이저리그에서는 4~5선발은 충분히 해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때는 최고 메이저리그 3선발도 가능하다는 호평도 받았으나, 후반기 막판 흔들리면서 평가는 크게 높아지지 않았다. 2년 전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2년 총액 1500만 달러(약 220억 원) 계약을 체결했던 에릭 페디(32)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다.
물론 이정도 조건만 돼도 폰세가 메이저리그로 복귀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문제는 수많은 대안 중의 하나가 되면서 폰세의 선택도 길어질 확률이 농후하다는 것이다. 비슷한 계약 규모에서 많은 팀이 달려들 경우, 폰세로서는 여러 조건과 환경을 두고 고민에 빠질 것이다. 더욱이 딸도 얼마 전 태어난 상황이어서 양육 환경도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전날(22일) 66명의 논텐더(Non-tender·조건 없는 방출) 명단이 공개되면서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선택지도 넓어졌다. 과연 폰세는 어떠한 선택을 하게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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