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이저리그 윈터미팅이 시작된 가운데 이정후(27·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수비 포지션 문제가 다시 현지 언론에서 거론됐다. 샌프란시스코가 외야 강화를 위해 '중견수 골든글러브' 수상 이력이 있는 해리슨 베이더(31)의 영입에 관심이 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샌프란시스코 지역언론인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 소속 수잔 슬레서 기자는 8일(한국시간) "해리슨 베이더가 외야 강화를 노리는 자이언츠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뛰어난 수비를 갖춘 외야수"라고 전했다.
메이저리그 선수 이동을 주로 다루는 매체인 MLB트레이드루머스는 슬레서 기자의 기사를 인용하며 "베이더의 핵심은 수비다. 공격력은 비록 롤러코스터지만, 베이더를 영입하는 팀은 최소한 뛰어난 수비를 기대할 수 있다. 넓은 오라클 파크의 외야를 쓰고 있는 자이언츠에게는 매우 매력적인 영입"이라고 바라봤다.
그러면서 이정후도 언급했다. MLB트레이드루머스는 "이정후는 사실 샌프란시스코 중견수로 활약한 두 시즌 동안 잔혹한(brutal) 수비 지표를 기록했다. DRS(Defensive Run Saved·수비수가 얼마나 많은 점수를 막아냈는지 나타내는 지표)은 -20을 기록했고, OAA(Outs Above Average, 리그 평균보다 얼마나 많은 아웃 카운트를 잡아내는지 나타낸 수비 지표, 0이 평균) 역시 -6이었다. 이정후의 강력한 송구 능력은 우익수가 더 적합할 것 같다"고 적었다.
사실 이정후는 2025시즌 샌프란시스코의 주전 중견수였다. 이번 시즌 150경기에 나선 이정후는 무려 147경기에서 중견수를 소화했다. 선발 중견수로 나간 경기 역시 144경기나 됐다. 수비 이닝 역시 1275⅔이닝에 달했다. 실책 역시 3개에 불과했지만, DRS이나 OAA 같은 세이버매트릭스(야구통계학) 지표가 결국 발목을 잡는 모양새다.
2025시즌 말미부터 계속해서 이정후의 수비 포지션을 변경해야 한다는 현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미국 디 애슬레틱 역시 지난 9월 2025시즌을 결산하며 "샌프란시스코의 비시즌은 로스터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과제가 있다. 불안한 선발 로테이션을 재건해야 하고, 불펜의 전면적인 정비가 필요하다. 그리고 이정후를 코너로 밀어낼 수 있는 중견수에 대한 해결책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지난 9월 30일 귀국한 이정후 역시 이러한 목소리에 대한 억울함도 드러냈다. 귀국 직후 기자들과 만난 이정후는 인터뷰를 통해 "솔직히 수비를 잘하고 있을 때는 이야기가 나오지 않다가 계속 안좋은 이야기가 나오더라. 7월 정도부터 수비가 크게 안 좋아졌는데 스스로 생각도 많아졌고 무너지는 것도 느껴졌다. 그래도 2026년엔 더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결국 이정후가 2026시즌 실력으로 이러한 목소리를 잠재우면 모두 종결될 일이다. 일부 시상식에 참석하며 12월을 보내고 있는 이정후는 개인 운동에 전념하며 2026시즌을 조용히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