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참가에 의의를 두는 것만으로도 출전 의미가 남다른 올림픽이지만 누군가에겐 출전 자체만으로도 큰 돈을 만질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오는 7일(한국시간)부터 열리는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 나서는 미국 선수들에겐 특별한 동기부여가 생겼다.
미국 매체 월스트리트저널은 4일(한국시간) 이번 동계 올림픽에 출전하는 미국 선수들은 메달 획득 여부와 무관하게 전원 20만 달러, 한화로 2억 9000만원 정도의 보너스를 받는다고 밝혔다.
당초 미국은 포상금을 따로 지급하지 않았고 이번에도 연방 정부 차원에선 포상금을 따로 마련하지 않았지만 미국 경재계의 큰 손이 나서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미국의 금융가 로스 스티븐스는 미국 올림픽 및 패럴림픽위원회에 1억 달러(약 1453억원)라는 거금을 쾌척했다. 선수들에게 재정적인 안정성을 제공하고 싶다는 이유였다.
스티븐스는 월스트리트저널과 인터뷰를 통해 "재정적 불안정이 우리나라 엘리트 선수들의 기량 발전을 가로막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뜻을 밝혔다.
다만 이 금액은 일시불 지급이 아닌 선수들의 안정적 생활을 위한 목적에 맞게 연금식으로 제공된다. 첫 10만 달러는 올림픽 출전 자격 획득 후 20년이 지나거나 만 45세가 되는 시점 중 더 늦은 시점에, 나머지는 선수 사후 유족에게 보장되는 금액이다.
포상금이 없었던 건 아니다. 현재 미국올림픽위원회(USOPC)는 메달을 획득한 선수들에 한해 상금을 지급했는데 자체적으로 마련한 것이 아닌 TV 중계권료와 스폰서십으로 충당했다. 2024 파리 올림픽에선 금메달리스트에겐 3만 7500달러(약 5400만원), 은메달엔 2만 2500달러(약 3200만원), 동메달에 1만 5000달러(약 2100만원)를 지급했다.
국제 메가 스포츠대회를 보면 선수 생활에만 집중하는 선수들이 많지 않다는 걸 쉽게 알 수 있다. 본업이 따로 있고 일을 마친 뒤 훈련에 매진하는 선수들이 적지 않다. 이러한 선수들에게 이번 포상금은 엄청난 경제적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CBS스포츠는 "많은 국가에선 선수들에게 연금이나 퇴직 혜택 등을 제공하고 있으나 USOPC는 연방 정부의 지원을 받지 못해 스티븐스 회장의 기부 이전엔 선수들에게 이러한 혜택을 제공할 자금이 없었다"며 "이제 그 자금이 확보됐고 2026년 동계 올림픽 및 패럴림픽에 출전하는 미국 대표팀 232명의 선수들이 첫 수혜자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 외의 많은 나라들도 대회에 참가하는 선수들에게 포상금을 지급한다. 지난달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는 2024 파리 올림픽에서 각국이 선수들에게 푼 포상금 규모를 공개했다.
홍콩과 싱가포르의 포상금은 이번 미국의 보너스 규모를 훌쩍 넘어선다. 홍콩은 금메달 선수에게 76만 8000달러(약 11억 1700만원), 은메달에 38만 4000달러(약 5억 5800만원), 동메달에 19만 2000달러(약 2억 7900만원)를 지급했다. 싱가포르 또한 금메달에 74만 5000달러(약 10억 8400만원), 은메달에 37만 3000달러(약 5억 4200만원), 동메달에 18만 6000달러(약 2억 7000만원)에 달했다.
경제 규모와는 달리 오히려 올림픽에 대한 관심도가 높은 아시아 국가에서 더 많은 규모가 나타나는 공통점이 있었다. 인도네시아(금메달 30만 달러), 카자흐스탄(금메달 25만 달러), 말레이시아(금메달 21만 6000달러)가 그 뒤를 이었다.
한국은 금메달리스트에 4만 5000달러(약 6500만원), 은메달에 2만 5000달러(약 3600만원), 동메달에 1만 8000달러(약 2600만원)을 지급했다. 다만 한국은 대부분의 선수들이 직업 선수로 활약하고 있고 메달을 획득한 선수들에게 연금이 지급되는 특징이 있다.
금전적 지원 외에도 많은 혜택을 제공하곤 하는데 카자흐스탄은 메달리스트 전원에게 현금과 함께 아파트를 제공했다.
미국 선수들은 그동안 많은 금액을 지원받지는 못했지만 메달 획득 여부와 상관 없이 다양한 교육과 전문성 개발, 법률 지원 등의 혜택을 받아왔다. 학비와 훈련 보조금, 세금 지원 등도 받았다.
메달을 획득할 경우 이를 직접 팔아 자금을 마련할 수도 있다. 포브스에 따르면 2024년 올림픽 금메달은 당시 기준으로 950달러(약 140만원)의 가치가 있었다. 금메달은 최소 92.5%의 은, 약 6g의 순금으로 도금돼 있다. 다만 금과 은 가격이 최근 1년 사이 2배 가량 폭등해 메달의 가격도 덩달아 오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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