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신' 이희준 "김혜수에게 고백후 차였을때?"(인터뷰)

발행:
김성희 기자
KBS 2TV 월화드라마 '직장의 신' 무정한 역
배우 이희준/사진=홍봉진 기자
배우 이희준/사진=홍봉진 기자


"무말랭이? 무 천사? 먹는 거야? 도대체 뭐야?"


바로 지난달 21일 종영한 KBS 2TV 월화드라마 '직장의 신'(극본 윤난중 연출 전창근 노상훈)의 무정한 역의 별명들이다. 말랑말랑하다는 뜻에서 파생된 무말랭이. 그야말로 '별명부자'를 떠올리게 할 만큼 무정한은 극중 순진하면서도 따뜻함, 포용력 있는 남자로 등장해 여심을 사로잡았다.


이 캐릭터를 연기한 배우 이희준(33)의 또 다른 발견이었다. 미스 김(김혜수 분)에게 금방 사랑에 빠져버리고, 고과장(김기천 분)이 쫓겨날 위기에 있을 때는 몸소 나서기도 했다. 게다가 시위현장을 진압하는 전투경찰이라는 이력을 갖고 있는 반전 남자였다.


실제로 만난 이희준에게서 무말랭과 또 다른 매력이 느껴졌다. 이희준에게 직접 듣는 직. 장. 의. 신.


배우 이희준/사진=홍봉진 기자


챕터1. '넝쿨당'부터 '직장의 신'까지 대박행진


지난해 KBS 2TV '넝쿨째 굴러온 당신'부터 '직장의 신'까지 쉴 틈 없이 활약했다. 매 작품마다 볼매(볼수록 매력적인)배우로 활약을 톡톡히 해냈다. 이희준은 이번 작품을 통해 단순히 부드러운 무정한이 아닌, 실제 유명 간장업계에 종사 중인 친구와 얘기를 많이 나누면서 연구했다. 결론은 하나였다. 실제로도 손해 보면서 남들을 배려하는 직장인이 있다는 점, 배우니까 이를 잘 살려내는 것이 중요했다.


"'넝쿨당'할 때는 어머니들이 좋아해주시고, '전우치'때는 어린이들이 주로 지지해줬어요. 이번 '직장의 신'에서는 직장인들이 저에게 힘이 돼 참 고마웠어요. 가끔 여의도에서 촬영하다 밥을 먹는데 한 직장인 분이 저희 테이블 밥값을 계산해주면서 '(장규직에게) 지지 말라'고 할 때 정말 직장인들에게 남다른 작품이구나 싶었어요."


극중 이희준이 연기한 무정한은 30대의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두둑한 연봉, 정규직이자 마케팅 영업 지원 팀장이었다. 배우생활하면서 한 번도 직장인 경험이 없을 텐데 어떻게 캐릭터를 잡았을까.


"첫 대본을 받았을 때 부담됐던 점은 제가 회사를 다녀본 적이 없으니까 이러한 장면들을 잘 이해할 수 있을까 싶었어요. 그렇지만 배우 역시 계약직이고 3개월간의 방송기간이 끝나면 헤어진다고 생각하니 저절로 이해가 됐어요. 캐릭터의 경우 모든 사람들을 배려해야했기에 거기에 집중했어요. 그렇지만 배려만 하면 안되니까 행동하면서 사람다운 모습을 구축했어요."


배우 이희준/사진=홍봉진 기자


챕터2. 말랑말랑한 무말랭의 러브스토리


이희준에게 '직장의 신'의 베스트 장면이 무엇인지 물으니 무정한은 미스김에게 고백하자마자 곧바로 거절당했던 부분이다. 독특한 점은 4월16일 방송분, 5월 14일 방송분에도 등장했다는 점이다. 이희준은 이러한 고백 장면을 가장 인상 깊은 부분으로 꼽았다.


"고백하고 5초도 안 걸리고 차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원작에는 고백 장면이 없지만 이렇게 나에게 기회를 주신 점도 좋았어요. 그런데 말이에요. 실제로도 마음먹지 않았는데 갑자기 고백하는 경우 있지 않을까요? 충동적인 고백과 차일 수 있다는 상황을 이입하니 재밌게 촬영할 수 있었어요."


극중 무정한이 미스 김을 향한 해바라기였다면 실제 이희준은 어떻게 대처할지 물었다. 본인의 연애스타일과 무정한은 어떻게 다를지 물으니 여자가 누구인지에 따라 다를 것 같다는 현실적인 답을 들을 수 있었다.


"실제라면 글쎄요. 어떤 여자인가에 따라 다를 것 같아요. 미스 김 같은 여자라면 당연히 기다려야죠. 무정한 대사 중에 '너무 좋아한다고 가져야 하고 사랑을 얻는 것보다 접는 것도 마음이다'는 부분이 있어요. 무정한의 마음이 이해가고 저라도 그러지 않을까요."


상대배우 김혜수와의 호흡은 어땠을까. 그야말로 찰떡호흡이었다. 이희준은 촬영당시를 떠올리며 김혜수의 관록이 돋보이는 부분들을 설명했다. 이를 듣는 기자도 '역시 김혜수'라는 생각이 들었다.


"'직장의 신'을 촬영하는 동안 김혜수 누나와 함께 할 수 있어서 행복했어요. 김혜수 누나는 촬영장에서 상대배우를 만나면 배려해주고 늘 칭찬을 해요. '희준씨 이런 점이 좋다', '잘하고 있다' 등 상대배우에게 자신감을 갖게 해줬고 참 기분을 좋게 만들어줬어요."


배우 이희준/사진=홍봉진 기자


챕터3. 이 남자, 배우로서 참 생각 깊다


김혜수가 적극 격려하는 스타일이라면 같이 붙는 장면이 나왔던 오지호(장규직 역)도 선배로서 정극에 대한 노하우를 알려줬다. 직장 선후배로서 미묘한 기류를 형성했던 정유미(정주리 역)와의 관계는 당연히 친구로 가까워졌다. 연기 역시 남녀의 느낌을 살리지 않고 남자 후배로서 대했다. 그렇다면 직장 선후배의 감정이 깨질 수 있기 때문이었다.


"정유미는 매력적인 배우이고 너무 좋은 친구가 됐어요. 아직 친하기 전인데도 장난을 먼저 걸어올 정도였어요. 한창 촬영할 때 추위가 가시지 않았는데 핫팩을 폭탄처럼 던지고 재밌게 놀았어요. 다들 사이가 좋았던 것 같아요. 그런 면에서 저는 전작들을 비롯해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네요. 앞으로도 계속 그럴 수 있겠죠?"


'직장의 신'은 매 회 호평을 이끌어 냈고, 동시간대 경쟁 속에서도 1위 같은 2위로 활약했다. 시청자들이 보기엔 완벽해보이지만 배우로서 분명 아쉬운 점도 있을 법하다.


"저는 좀 느린 배우에요. 준비를 하면 할 수록 더 많은 걸 만들어내는 배우라고 생각하는데 그런 시간이 부족했어요. 촬영에 늘 쫓겼던 것. 실제로도 더 잘 할 수 있었는데 아쉬워요."


마지막으로 이희준은 '무말랭'을 지지한 팬들에게 따뜻한 격려의 말을 남겼다. 자신 역시 간접경험을 통해 아침 출근길에 나서는 넥타이 부대원들을 달리 바라보게 된 것처럼, 시청자 역시 월급을 위해 사는 것이 쉽지 않더라도 행복함을 느꼈으면 했다.


"회사원인 친구가 드라마 하고 있을 때 문자 왔었어요. '우리 보잘 것 없는 쳇바퀴 인생을 담아줘서 고맙다'는 내용이었는데 놀랬어요. 픽션이지만 사람들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었고, 간접경험을 통해 배우가 된 것에 감사했어요. 그래도 매일이 소중하고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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