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많은 이의 기대를 등에 업고 시작한 '퀸덤2'가 방송 중반으로 접어들었다. 여러 평가가 오가는 가운데 효린의 독주가 눈에 띈다.
최근 방송 중인 엠넷 음악프로그램 '퀸덤2'는 K-POP 대표 걸그룹들의 글로벌 동시 컴백 전쟁을 그린다. 지난 2019년 8월 시즌1을 시작으로 2020년 보이그룹의 '로드 투 킹덤', 2021년 '킹덤: 레전더리 워' 그리고 2022년엔 다시 걸그룹 버전인 '퀸덤2'가 방영됐다.
매 시즌이 거듭할수록 더 화제가 됐던 '퀸덤1'이 있는 만큼, '퀸덤2'에 대한 관심도 대단했다. 소녀시대 리더이자 솔로 가수로 확실히 자리매김한 태연이 MC를 맡았으며 브레이브 걸스, 비비지, 우주소녀, 이달의 소녀, 케플러 그리고 효린까지 쟁쟁한 가수들이 모였기 때문이다. 시즌1엔 박봄이 솔로 가수로 참여해 독특한 색을 보였다면, 확실히 경연에서 강한 효린의 등장은 어떤 모습을 보일지 궁금증을 자아냈다.
효린은 이미 엠넷 '언프리티 랩스타 시즌2', 왓챠 '더블 트러블' 등 여러 서바이벌 프로그램에 참여해봤기 때문일까. '퀸덤2'는 효린으로 시작해서 효린으로 끝난다. 첫 라운드에서 효린은 씨스타의 'Touch My Body'를 선보였다. 누구나 알 수 있는 대중적인 곡, 시원시원한 이미지, 좌중을 압도한 무대 연출 등이 관객의 눈을 사로잡았다. 또 확실한 컨셉은 단 3초만 무대를 봐도 이해할 수 있다.
두 번째 라운드에선 어땠을까. 그는 이달의 소녀의 곡 'So what'을 리메이크했다. 첫 등장부터 에어리얼 후프 퍼포먼스를 이용해 자신을 각인시켰고 다인원 그룹이란 점을 상기시켜 수많은 댄서를 등장시켰다. 효린의 가창력은 말할 것도 없다. 그는 당연하게도 다인원 그룹인 이달의 소녀 곡을 꽉 채웠다. 확실히 공연하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인 만큼, 그는 듣는 음악이 아니라 보는 음악을 하고 있는 중이다. 이렇듯, 효린은 서바이벌의 특성을 잘 이용해 1라운드부터 지금까지 만점을 받고 1등을 유지하고 있다.
처음엔 주목 받는 출연진은 아니었기 때문에 효린의 독주는 놀랍지만, 한편으론 아쉬움을 남기기도 한다. '퀸덤1' 방영 당시, 프로그램이 흥행했던 이유 중 하나는 각 출연진들이 모두 돋보였기 때문이다. 압도적인 오프닝을 선보였던 (여자)아이들은 중간에 6등을 하다가 다시 상위권으로 오르는 성적을 보였다. 효린과 같이 주목도가 낮았던 AOA는 마마무의 곡 '너나해' 무대로 인해 급성장했다. 오마이걸과 러블리즈도 방송 후반부에 레전드 무대를 남겼고, 박봄 또한 독보적인 음색이 눈에 띄는 무대를 선보여 관객을 깜짝 놀라게 했다.
프로그램 측면에서 봤을 땐 각 그룹마다 서사가 분명하고 색이 드러나는 무대와 연출은 완성도를 높인다. 이런 면에서 '퀸덤2'는 약간 부족하다. 효린 외 다른 그룹들은 특별함을 선사하진 않는다. 주로 귀여운 모습을 보였던 이달의 소녀가 꽉 찬 라이브와 볼거리 가득한 'SHAKE IT', 청순한 모습을 보였던 비비지가 섹시함으로 무장했던 'UNNATURAL'이 그간 무대 중 가장 변별력있었다.
효린의 독주는 아무대로 '퀸덤2' 양날의 검이 될 듯 싶다. 본격적으로 3라운드 돌입 후에도 이런 상황이 반복된다면, 비슷한 연출이 계속될 것이고 시청자들의 흥미가 떨어진다. 탈락 위기에 놓인 브레이브 걸스가 또 한번 결의를 다졌고 이달의 소녀는 자신들의 순위에 위기감을 느꼈다. 우주소녀 또한 다음 무대에 대한 생각을 고쳤다. 과연 이들이 3라운드에선 어떤 반란을 일으킬지 주목된다.
안윤지 기자 zizirong@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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