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이해' 문가영 "나쁜 X? 런 수영? 엄청난 용기죠"[★FULL인터뷰]

발행:
한해선 기자
배우 문가영 /사진=키이스트
배우 문가영 /사진=키이스트

"여자 주인공을 '나쁜 X'이라고 표현하는 드라마가 잘 없지 않나요."


"많은 분들이 수영이가 웃었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하키장에서 수영이의 밝은 모습을 보여주고 보는 사람들의 마음이 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오랜만에 설왕설래가 많았던, 논란이라면 논란이었던 드라마가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처음부터 끝까지 이해하기 쉽지 않았던, 혹은 너무나 이해됐던 JTBC 수목드라마 '사랑의 이해'(극본 이서현, 이현정, 연출 조영민)다.


'사랑의 이해'는 사랑에 망설이는 여주인공 수영(문가영 분)을 과감히 '나쁜 년'이라고 표현했고, 시청자들은 '런(Run) 수영', '행복 알러지가 있냐'며 열을 올렸다. 배우 문가영(26)은 "수영이의 모든 삶, 환경을 보면 눈앞에 모든 걸 두고 떠나는 것도 엄청난 용기가 필요했을 거다. 수영이는 최선의 선택을 한 것이겠다"고 이해했다. 수영을 오롯이 이해하고 연기한 문가영의 눈망울에서 보이는 떨림, 슬픔, 아련함이 가슴을 후벼파고 느껴졌다.


'사랑의 이해'는 각기 다른 이해(利害)를 가진 이들이 서로를 만나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이해(理解) 하게 되는 이야기를 담은 멜로드라마.


문가영은 극 중 은행 예금창구 4년 차 주임 안수영 역을 맡았다. 수영은 같은 지점 하상수(유연석 분) 계장과 썸을 탔지만, 첫 데이트 장소에 도착하기 직전 망설이는 상수를 보고 서로의 이해가 엇갈려 연인으로 발전하지 못했다. 상수가 같은 지점 대리 박미경(금새록 분)과 교제를 하던 와중에도 자신에게 좋아한다고 고백하자, 수영은 부모의 과거 불륜을 떠올리곤 그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수영 역시 은행경비원 정종현(정가람 분)과 사귀면서 상수에게 애틋함을 버리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엔딩에서 수영과 상수는 4년 뒤 재회해 상수의 대학교 언덕길을 함께 걸어올라가는 모습으로 '열린 결말'을 보여줬다.


배우 문가영 /사진=키이스트

-마지막 방송은 어떻게 봤나.


▶배우들, 감독님이 함께 모여서 마지막회를 시청했다. 일단 우리끼리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어제 돌아오는 길에 우리 드라마 OST를 들으면서 한강을 보면서 왔다. 아련하기도 하고 나도 추억에 잠겼다.


-열린 결말이었다. 결말에 만족하는지.


▶결말은 만족한다. 우리 드라마는 12부가 원작이었고, 나머지는 작가님들이 채워주신 건데 적합한 결말이었다고 생각한다. 작은 선택들에 의해 결말이 이뤄진 거라 생각했다. 방송이 나가는 시점에서 많은 분들이 수영의 명확한 해답을 원하시더라. 나로 인해 많은 토론이 이뤄졌으면 싶었다. 내가 어떤 장면을 설명하는 순간 시청자들이 그걸 정답으로 생각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재회한 수영과 상수는 이후에 어떻게 됐을까.


▶둘이 결혼했다가 이혼했을 수도 있고 아기를 못 가졌을 수도 있겠다. 수영이는 불안한 걸 먼저 생각하는 사람이어서 연기할 때 시선 처리에서도 고민했다. 상수를 바라보며 끝을 낼지, 다른 곳을 바라볼지 고민했다. 언덕을 한 방향으로 올라갔기 때문에 둘이 돈까스를 먹었다고 생각한다.(웃음)


-시청자들이 드라마에 과몰입해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나에게도 반응이 바로바로 오더라. 종현이와의 횡단보도 신에서 시청자분들이 슬프다고 하더라. '런 수영'이라고도 하더라. 지인은 개인 톡으로 '수영은 행복 알러지가 있냐'고 하더라.(웃음)


/사진=SLL
/사진=S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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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의 감정선을 표현하기 어려워 보였다.


▶나는 지금까지 표현을 많이 하는 작품을 하다가 수영이를 봤는데, 한번도 수영이를 이해하지 못한 순간이 없었다. 후반부에 갈수록 수영이가 한번쯤 눈물을 보여주는 것, 울어주는 것이 시청자들이 개운함을 느낄 것이라 생각했다. 내가 본 안수영은 표현하지 못한 사람은 소리내서 울 수 없다고 생각했다. 내가 눈물을 참으려고 했는데 눈물이 떨어진 순간이 있어서 다시 촬영하겠다고 한 적도 있다. 우리 드라마는 이해에 대한 드라마였는데, 각자의 연애사를 떠올렸을 때 과거에 타이밍이 안 맞았던 사람에 대한 관계를 다 이해하지 못하지 않냐. 불친절한 모습도 보여줬지만, 본인의 공감치에 따라서 토론을 하게끔 만들고 싶었다.


-'사랑의 이해'는 '엔딩 맛집'이기도 했다. 인상 깊었던 엔딩의 회차가 있다면?


▶여자 주인공을 '나쁜 X'이라고 표현하는 드라마가 잘 없지 않나. 초반 엔딩이 기억에 남고 9, 10부 엔딩도 기억에 남는다. 수영과 상수가 9부에서 '우리 헤어질까요?'라고 하고서 10부에서 하키장에서 키스를 한다. 많은 분들이 수영이가 웃었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하키장에서 수영이의 밝은 모습을 보여주고 보는 사람들의 마음이 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연기했다.


-이번 작품에서 특히 연기 호평이 많았다. '멜로 눈빛' 연기가 인상적이었다.


▶연락을 많이 받았는데 반응의 체감이 이번 작품에서 유독 많았다. 어딜 가도 우리 드라마에 대해 얘길 한다고 하더라. 내가 다니는 샵, 화보 촬영장 등에 가도 처음 뵙는 스태프분들이 많이 본다고 했을 때 체감이 됐다. 내가 지금까지 한 캐릭터와 다른 걸 알고 칭찬을 많이 해주셨다. 나도 이런 멜로 연기에 갈망이 컸다. 나도 이걸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내가 진짜 느끼는 대로, 대사를 하다가도 쉬고 싶으면 쉬고 오히려 계산 없이 연기했다. 해보니까 멜로는 또 다른 매력이 있는 장르더라. 상대가 하는 걸 오롯이 받는 리액션이 중요했다. 연석 오빠에게도 감사한 게, 오빠가 나를 너무 예쁘게 만들어줬다.


-유연석과 멜로 연기 호흡을 처음 맞췄는데.


▶오빠가 되게 섬세하다. 감독님, 오빠와 대사를 어떻게 하겠단 계산 없이 상황만 얘기하고 촬영한 게 많았다. 우리가 언덕길 올라가는 신도 원테이크로 찍었다. 오빠가 중심을 든든하게 잘 잡아줬다. 멜로의 장점은 눈을 오랫동안 바라보면서 할 수 있는 것 같다.


배우 문가영 /사진=키이스트

-문가영은 실제로 연애할 때 어떤 스타일일까. 수영에 가까운지, 미경에 가까운지.


▶원래 내가 좋아하는 사람을 선택하는 편이었는데 바뀌었다. 받는 것에 대한 안정감을 느껴보고 싶다. 수영과 미경 그 둘 다의 스타일로 연애하는 편은 아닌 것 같다. 문가영식이다. 솔직하고 최선을 다한다. 상수와 비슷하겠다. 내가 할 수 있는 대로 하는 편이다.


-실제 문가영이라면 '사랑의 이해' 인물들 중 어떤 사람을 만나고 싶은가.


▶미경 같은 사람을 만나고 싶다. 너무 멋지지 않냐.(웃음)


-'사랑의 이해'가 사내연애를 그렸는데, 개인적으론 사내연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한번 사는 거 여러 가지 경험을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한번 해봐도 되지 않을까 싶다.


-시청자들이 답답함을 토로하면서도 수영이 상수의 마음을 피하고 사라지면 시청률이 오른 뜻밖의 상관관계를 보여줬다.


▶다른 회차에서도 예상했지만 진짜 시청률이 올랐더라. 이게 진정한 과몰입이고 시청자들이 원했던 그림인가 싶었다, 카페에 친구들이 앉으면 저희 드라마 얘기를 몇 시간 동안 한다고 하더라. 연애와 인간관계에 대한 가치관을 확인하는 순간이라고도 하더라. 우리가 원했던 메시지가 잘 담겼다고 생각했다.


/사진=SLL
/사진=SLL
/사진=SLL

-시청자가 고통 받는 걸 즐기기도 했는지.


▶맞다. 계획이었다. 나도 사람인지라 시청자들이 이해해줬으면 좋겠단 생각을 하기도 했는데, 수영이는 누구에게 이해시키고 싶지 않기도 했다. 그게 우리가 살고 있는 것과 비슷한 거라 생각해서 순간에 집중해서 연기했다. 너무 이해하려고 애써주신 순간들도 감사하고 그냥 문득문득 가끔 '수영이는 잘 살고 있을까?'라고 생각해주셨으면 좋겠다.


-수영의 알기 힘든 행동은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누구의 잘잘못을 떠나서 때가 아닌 것이었겠다. 누군가는 수영의 행동을 회피, 도망이라고 하지만 내가 생각했던 건, 수영이가 회오리 가운데에 있으면 보이지 않는 거라 생각했다. 수영이의 모든 삶, 환경을 보면 눈앞에 모든 걸 두고 떠나는 것도 엄청난 용기가 필요하겠다. 수영이는 최선의 선택을 한 것이겠다고 생각하고 연기했다.


-기억에 남았던 촬영 장면이 있다면?


▶종현이와 횡단보도 엔딩신을 찍을 때 눈물이 너무 나더라. 수영을 연기하면서 눈물을 참느라고 혀를 되게 많이 깨물었다. 종현이와 연기할 때는 시선을 많이 안 뺐는데 상수와 연기할 때는 아래를 보기도 하면서 시선이 진짜 많이 분산됐다. 관계성에서 보여주는 행동이 자연스럽게 나왔다.


-'사랑의 이해'를 연기한 후 '사랑'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을까.


▶사랑과 인간이란 이해할 수 없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웃음)


배우 문가영 /사진=키이스트

-원래 '사랑'에 대해 어떻게 생각한 편인가.


▶나도 사랑에 대한 환상을 갖고 있었다. 내 진심이 언젠간 상대에게 전해지겠다고 생각했다. 멜로 작품을 하면서 다시 생각해 보니 나의 진심이 상대가 이해하지 못하면 받아들여지지 못할 수 있겠더라. 그걸 깨닫고 현타가 왔다.


-미경을 대하는 수영의 감정은 무엇이었을까?


▶시기질투였겠다. 자격지심이 가장 잘 보인 캐릭터가 수영이었다. 내가 항상 바라봤던 그림을 살 수 있는 여유, 내가 가지지 못한 것을 갖는 사람에 대한 욕망이 있었겠다.


-이번 작품에서 '은행'이란 곳의 직장생활을 간접 체험했는데.


▶내가 한 역할 중에 처음 직장을 가졌다. 학생, 사극 등의 역할을 주로 했었다.(웃음)


-다음 작품은 어떤 걸 하고 싶은가.


▶많은 사람들이 나에게 다음 작품은 뭘 할 거냐고 물어봤는데 정말 모르겠다. 만 26살 문가영이 아직 무슨 얘길 하고 싶은지 못 만난 것 같다. 예전엔 액션도, 사극도 하고 싶다고 했는데 시간이 지나고 지금은 내 나이에서 잘 떨어지는 작품을 해보고 싶다. 손에 잡았을 때 그때마다 느낌이 오는 게 있는데 멜로도 좋고 다양하게 선택해 보려고 한다.


/사진=SLL

-'사랑의 이해' 스핀오프가 만들어진다면 어떤 이야기가 그려졌으면 하는지.


▶가장 많은 분들이 궁금하실 게 수영과 상수가 돈까스를 먹었는지 이겠다. 나는 개인적으로 경필이의 이야기도 궁금하다. 문태유 선배님이 연기를 너무 잘해주셨고, 경필과 미경이의 회상신이 궁금했다.


-수영의 말 중 기억에 남는 대사는?


▶'사랑에서 제일 안쓰러운 건 연민이란 감정이야'라는 말과 '행복이란 단어 때문에 오히려 불행해지는 것 같아'라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


-시청자들에게 '사랑의 이해'가 어떻게 기억됐으면 하나.


▶이 작품으로 본인의 가치관을 확인해봤으면 좋겠다. 잊었던 사람이 떠올려지거나, '사랑이 뭐지?'라고 생각했다면 우리 드라마가 성공했다고 생각한다.


한해선 기자 hhs422@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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