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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이해' 유연석 "사랑, 이해 안 되고 답답한 게 맞아요"[★FULL인터뷰]

발행:
한해선 기자
배우 유연석 /사진= 킹콩 by 스타쉽
배우 유연석 /사진= 킹콩 by 스타쉽

"'사랑의 이해'는 아련하게 남을 것 같아요."


배우 유연석(38)의 눈을 보면 가슴이 아렸다. 제목은 JTBC 수목드라마 '사랑의 이해'(극본 이서현, 이현정, 연출 조영민)였지만, 그가 맡았던 하상수란 인물은 '사랑의 노 이해'를 보여줬다. 상수는 여자친구를 두고도 썸 관계였던 여자를 여전히 짝사랑하는 모습으로 많은 욕을 먹기도 했는데, '가슴이 시키는 사랑'에 애타는 그 모습만큼은 지극히 솔직하기도 해 시청자들의 아픈 추억을 소환시켰다. 그 시절 이뤄지지 못했던 아련한 사랑을 드라마가 대신 이뤄주길 바랐을 지도 모른다.


'사랑의 이해'는 각기 다른 이해(利害)를 가진 이들이 서로를 만나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이해(理解) 하게 되는 이야기를 담은 멜로드라마.


유연석은 극 중 은행 종합상담팀 3년 차 계장 하상수 역을 맡았다. 하상수는 같은 지점 주임 안수영(문가영 분)을 짝사랑하다가 고백하고 연인으로 발전할 뻔했지만, 첫 데이트를 망설이고 뒤늦게 약속장소에 도착한 후 수영과 서로를 이해하지 못해 러브라인이 엇갈렸다. 상수는 대학 후배이자 같은 지점 대리 박미경(금새록 분)의 고백으로 미경과 교제를 하면서도 은행경비원 정종현(정가람 분)과 사귀는 수영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배우 유연석 /사진= 킹콩 by 스타쉽

-상수와 수영은 흐지부지했다가 4년 만에 재회해 상수의 대학교 언덕길을 웃으며 함께 올라가는 모습으로 엔딩을 보여줬다. 개인적으로 엔딩을 어떻게 봤는지?


▶뚜렷한 결말이 있지 않고 열린 결말이다. 아련하게 남을 것 같다. 엔딩 끝나고도 커뮤니티에서 말씀들이 많을 것 같다. 나는 엔딩이 좋았다. 누군가를 선택할 때 뚜렷한 것보다 열린 결말로 끝난 게 좋았다.


-엔딩 장면 이후에 상수와 수영은 어떻게 됐을까.


▶결말을 맺진 못했을 것 같다. 그저 그렇게 남았을 것 같다.


-주인공들의 행동이 이해가지 않다는 반응도 많았다.


▶저희 드라마가 특히 게시판에 시청자분들이 서로 의견을 내고 물어보는 게 많았다. 나도 드라마 톡방을 보면서 방송을 봤는데 쉴 새 없이 글들이 올라왔다. 궁금한 점도 많은 드라마일 것 같았다. 시청자 분들이 초반에 '고구마 100개 먹은 것 같다'고 하다가 후반에는 '고구마 1000개'라고 하더라. 시청자 분들이 주인공들의 느린 템포와 답답한 심정에 공감하면서 보신 것 같다. 인물들의 복잡한 감정들을 시청자들이 공감하다 보니까 그런 느낌을 받으면서 볼 수밖에 없는 작품인 것 같다. 우리 드라마가 템포가 느릴 수도 있고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시청자들이 제대로 보신 것 같다. 캐릭터들이 다들 개인적으로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모른다. 머리가 하라고 하는 것과 가슴이 움직이는 게 똑같은 길을 바라보지 않기 때문에 답답함이 있었을 것 같다.


-특히 상수가 미경과 교제하는 와중에도 수영에게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모습으로 욕을 먹기도 했다.


▶나는 상수의 감정들을 다 이해하려고 했다. 욕하고 싶진 않았다. 한편에서 보면 상수의 입장이 이해가 안 가는 행동을 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었겠다.


-이번 작품에서 '멜로 눈빛'을 제대로 보여줘 연기 호평이 많았다.


▶멜로 눈빛이 나왔다는 글들을 보면서 기분 좋았다. '하계장님 멜로 눈빛 발사한다'고 하더라.(웃음) 내가 후반부에 눈물을 흘린 신도 있었는데 수영이를 말을 안 하고 옆에서 바라보기만 하는 상황을 보여줄 때, 대사를 안 했음에도 눈빛에서 감정이 잘 전달된 것 같아서 그런 모습이 좋다는 글을 봤을 때 좋았다. 말이 표현은 쉬울 수 있는데 상수는 말을 아끼는 편이고 혼자 망설이고 생각이 많은 사람이다 보니까 1차원적인 대사보다는 눈빛으로 보여주려고 했는데 공감해 주셔서 좋았다.


/사진=SLL

-인간 유연석으로서는 상수의 행동이 이해갔는지.


▶상수의 선택에 대해 비하하고 싶진 않다. 사실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는 상황들이고 보시는 분들도 어떤 측면에선 공감하면서 봤을 거라 생각한다.


-주변에선 '사랑의 이해'에 어떤 반응을 보내줬나.


▶'잘 보고 있다'는 메시지를 많이 받은 것 같다. 영화쪽에서 드라마를 못 보는 경우가 많은데, 최근에 감독님들이나 배우분들이 '묘하게 계속 보게 된다', '집중해서 보게 되는 드라마다', '이런 드라마가 흔치 않았던 것 같다'고 하더라. 우리 옆에서 일어나는 사랑 이야기를 잘 그려내고 있는 것 같아서 집중해서 보게 된다고도 하더라.


-문가영과 멜로 연기를 한 소감은?


▶가영 씨와 처음 호흡을 맞춰본 건데, 가영 씨가 어릴 때부터 연기를 해서 너무 베테랑이었다. 감정 집중도 너무 잘하고 친구처럼 서로 편하게 대하면서 연기했다. 순간적인 집중력이 높은 배우였다. 섬세한 표현을 가영 씨가 잘 해준 것 같다.


-유연석의 실제 연애 스타일은?


▶사랑 받고 사랑 줘야 좋겠다. 한쪽만 좋아하면 안 되겠다. 우리 드라마처럼 한쪽으로 치우치는 모습은 좋지 않겠다. 서툴게 할 때도 있는 것 같고 때에 따라 다른 것 같다. 맨날 자주 표현하진 못했던 것 같다. 마음만큼 자주 표현하진 못했다. 감정을 내 입 밖으로 많이 내뱉는 편은 못 되는 것 같다.


-상수와 자신의 닮은 부분이 있다면?


▶예전에 짝사랑했을 때의 생각이 많이 난 것 같다. 온전하게 이뤄지지 못했던 사랑에서 공감을 많이 했다. 다른 점은, 내가 직장생활을 해본 적이 없다 보니까 어색한 만남을 갖고 굳이 복잡한 걸 계속 봐야 하는 환경에 있진 않았다는 것이다.


배우 유연석 /사진= 킹콩 by 스타쉽

-개인적으론 사내 연애나 같은 업계 종사자와의 연애를 어떻게 생각하는 편인지.


▶찬성하고 반대한다고 되는 문제는 아닌 것 같다. 나는 이해를 한다. 간접 경험을 해보니 이해가 되더라. 그걸 응원하는 것도 그렇고. 그분들이 처음부터 '나는 사내연애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안 했겠지만, 같은 공간 안에서 계속 보다보니까 자연스레 눈이 맞게 되지 않았을까 싶다.


-앞서 자신의 30대 마지막 작품이 멜로이길 바란다고 말한 적이 있는데.


▶아직까지 나는 30대라 생각한다. 올해부터 다들 만 나이가 돼서 나도 마흔에서 다시 30대가 됐다.(웃음) '사랑의 이해'를 선택했을 땐 진지한 멜로를 하고 싶었다. 로코도 많지만 '멜로'를 하고 싶었다. '그저 흔한 사랑'이란 표현이 우리 드라마에도 나오지만 그런 드라마를 해보고 싶었다. 극적인 스토리가 있지 않더라도 현실감 있고 사람들이 공감하면서 볼 수 있는 드라마라고 생각해서 출연했다. 역시나 많은 분들이 우리 드라마를 보고 답답해하시고, 안타까워하시던데 우리가 살면서 모든 게 원하는 대로 흘러간다고 생각하지 않아서 현실성 있다고 생각했다. 연기도 진실성 있게 다가가려고 했다. 리뷰 같은 걸 보면 극적인 전개들과 주인공의 선택이 이해가 가지 않지만 상수의 감정이 공감이 간다고 하더라. 나는 내 연기가 온전히 전달되길 바랐는데 잘 전달이 된 것 같아서 배우로서 뿌듯했다.


-상수 역을 연기하면서 스스로 달라진 점이 있는지?


▶MBTI가 바뀐 것 같다.(웃음) 작년에 검사했을 땐 ENFP였는데 MBTI 질문이 업데이트 됐다고 해서 해보니 거의 정반대인 ISTP로 바뀌었다. 촬영 없는 시간에 혼자 있고 싶어해서 그런지 MBTI가 그렇게 나왔더라.


-자신의 MBTI 유형이 실제 성격과 맞는 것 같나.


▶ISTP 특징을 봤을 때 맞는 것 같다. 온전히 I, E로 치우친 것 같지 않은데 점점 I로 변한 것 같다. 젊었을 땐 좀 더 활동적이고 E에 가까웠는데 지금은 익숙하게 만나는 사람이 편하다. '채널 십오야'에서 나온 것처럼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즐기는 분위기가 되면 온전히 E가 되려고 한다. 그게 너무 편하고 즐거운 건 아니다. '십오야' 때 갔다 오고서 며칠 곯아떨어졌다. 그런 자리가 있으면 가기 전부터 걱정이 된다. 그래도 팬분들이 '십오야' 속 저의 모습을 보고 많이 좋아해 주신 것 같다. 편한 마음으로 놀다가 온 것 같다.


배우 유연석 /사진= 킹콩 by 스타쉽

-이번 작품이 특히 감정 연기가 많아서 에너지 소모가 많이 됐을 것 같다.


▶미경이와 헤어지는 과정들, 다시 수영이와 만나는 상황을 찍을 때 작년 하순부터 굉장히 추워졌다. 영하 10도 이상의 날씨에서 촬영을 하다 보니 그런 신들에 집중하기가 쉽지 않았던 것 같다. 실내로 돌려서 촬영한 신도 많다. 미경이와 차에서 동전 던지는 신도 원래 한강에서 동전을 던지는 신이었는데 그날이 영하 15도였다. 미경이와 촬영할 때는 감정적으로 힘든 부분이 많았던 것 같다. 미안함도 크고 또 어떨 땐 냉정해야 했다.


-극 중 기억에 남는 대사가 있다면?


▶캠퍼스 언덕길을 오르는 장면에서 수영이가 '뭘 좀 잊었으면 좋겠냐'고 묻고 내가 '힘든 하루'라고 말하는 장면이 위로가 됐다. 내레이션으로 나오는 대사들도 좋았는데 '아무것도 아니다. 사랑. 흔하디흔한 그저 사랑'이란 대사가 기억에 남는다. 끝나고 보면 아무것도 아닐 수 있는데 사랑하고 있을 땐 그게 전부일 때도 있는 것 같다. 나만 하는 사랑도 아니고 누구나 해볼 법한 사랑인데 당사자가 되면 힘들고, 굉장히 특별하게 느껴지는 것 같다.


-'사랑의 이해'를 연기하며 '사랑'이란 걸 더 이해하게 됐을까.


▶더 모르겠더라. 시청자분들이 '사랑의 노 이해'라고 했다.(웃음) 나도 점점 나이가 들수록 더 모르겠는 게 사랑이라 생각한다. 이번 드라마를 하면서 내 캐릭터를 이해하려고 했지만 '사랑'이란 것에 대해서 이해하기 힘들어졌다. 그게 사랑인 것 같다.


-사랑과 고백을 망설이는 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을까.


▶상수 캐릭터를 보면 망설임 때문에 모든 게 어긋났다. 망설이기보다는 책임이 따를 수 있지만 자기 감정에 솔직해지는 게 좋겠다. 상수는 너무 많이 돌아갔다. 마음에 솔직해지라고 말하고 싶다.


배우 유연석 /사진= 킹콩 by 스타쉽

-유연석에게 '하상수'는 어떻게 기억될까.


▶이런 멜로 드라마를 언제 또 할 수 있을까 싶다. 많은 분들이 공감하고 격려해 주신 것이 감사했다. 상수를 통해서 연기적으로도, 사랑에 대해서도 많이 배웠다.


-그동안 의사 역할을 많이 했고 멜로가 강점인 배우로 인식됐는데, 자신의 연기색은 어떻게 구축하는 중인가.


▶나는 다양한 인물들을 표현하고 싶었다.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할 때도 '수리남' 촬영을 했고 '수리남'이 끝난 후 작품을 하게 됐다. '수리남' 속 브라질 총격전 신을 제주도에서 찍다가 점심에 비행기를 타고 서울로 넘어와서 '슬의생' 의사로 사람 살리는 신을 찍기도 했다. 다양한 인물들을 시도해 보는 게 재미있는 것 같다. 다음 작품에선 살인마 캐릭터로 또 다른 이미지를 보여줄 것 같다. 상수는 '혜화,동'이 생각난다는 분들도 있더라. 내가 이뤄지지 않는 사랑을 잘한다고 보시는 분들도 많았다. 절제되고 섬세한 연기를 해보고 싶다. 극적인 인물을 할 때는 나로 출발하기 보다는 캐릭터의 옷을 입고 다른 색을 보여주려고 한다. 이번엔 나로 출발해서 진실된 표현을 하고 싶었다. 좋게 봐주셔서 다행인 것 같다.


-요즘 관심사는?


▶'리타'라는 유기견을 입양했는데 짬나는 시간에 같이 보내려고 한다. 애견 동반으로 갈 수 있는 곳도 찾아가 보려고 한다.


-'사랑의 이해' 애청자들에게 한 말씀.


▶공감하면서 보셨을 것 같다. 감사하다. 이해 안 되고 답답한 게 맞다. 그런 답답함을 친구들, 직장 동료들과 얘기하면서 드라마를 많이 사랑해 주신 것 같다. 드라마 방영 초반에 팬 커뮤니티에 얘기를 나누기도 했는데 시청자분들의 반응을 보는 것도 너무 재미있었다.


한해선 기자 hhs422@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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