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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겜'·'케데헌'..한국의 브랜드가 된 K컬처 "위기는 혁신으로" ⑤ [인터뷰] [★창간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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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혜진 기자
[스타뉴스 21주년 창간기획-월드와이드 K컬처] 고삼석 동국대학교 AI융합대학 석좌교수 인터뷰
[편집자주] 더 이상 '두 유 노(Do You Know) 코리아'가 아니다. 이제는 전 세계 사람들이 방탄소년단과 블랙핑크를, 봉준호와 박찬욱을 이야기하고 있다.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이 세계를 휩쓴 후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이 브로드웨이의 전유물로 여겼던 토니상 작품상까지 받았다. K컬처는 나아가 K푸드로, K뷰티로 또 K여행으로 지평을 넓히고 있다. 싸이의 '강남 스타일' 이후 '두 유 노 김치?'라는 밈이 생겼다면, 이제는 자신 있게 외국인들에게 물어볼 수 있다. '두 유 라이크 BTS?' 문화 콘텐츠 강국으로 거듭난 한국 K팝, K콘텐츠의 현주소를 짚어보고 한계와 극복 방안까지 고민해본다.
/사진=고삼석 교수
/사진=고삼석 교수

영국의 공영방송 BBC는 10년 전 "K콘텐츠, K컬처가 앞으로 삼성을 대신해 한국의 대표 브랜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리고 이 예측은 2025년 현실이 됐다. K드라마와 K팝에서 시작된 한류 열풍은 이제 K무비, K뮤지컬로 확산했으며, K뷰티, K푸드 K여행 등으로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다. 이처럼 K컬처는 전 세계에 뿌리내린 확실한 문화 현상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화려한 성과 뒤에는 아직 풀리지 않은 숙제도 남아 있다. K팝과 K드라마가 세계 곳곳에서 흥행을 이어가고 있지만, 앞으로도 계속 이러한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고삼석 동국대학교 AI융합대학 석좌교수(전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는 스타뉴스와 인터뷰를 통해 한류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성과와 한계를 함께 짚었다. 고 교수는 '한류 정책 1세대'로 한국콘텐츠진흥원(KOCCA) 설립에도 관여했으며, 30년 동안 정부와 대학에서 미디어와 콘텐츠 그리고 IT 분야 정책 및 행정을 담당했다. 최근엔 '넥스트 한류'라는 책을 출간, K콘텐츠와 한류의 과거와 현재를 진단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새로운 미래를 제시했다. 고 교수는 딱딱한 정책이나 이론서가 아니라 글로벌 현장 곳곳을 다니면서 경험했던 내용을 토대로 K컬처 전성기를 맞아 향후 미래를 전망했다.


고 교수는 현재의 한류에 대해 "K드라마, K팝에서 시작되고 확산된 한류가 이젠 외국 메이저 프로덕션 주도로 제작, 확산되고 있다. 한국적인 요소를 담은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 같은 콘텐츠가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받고 있다"며 "K콘텐츠가 주도했던 한류가, 이제는 한국적인 소재로 제작한 콘텐츠가 인기를 끄는 단계까지 왔다"고 설명했다. K컬쳐가 한국 문화라는 특수성을 넘어 글로벌 보편 문화로 자리를 잡아가는 과정이라는 것. 그는 한국 콘텐츠가 개방적이고, 역동적이며, 창의적인 점이 글로벌 이용자의 큰 공감을 얻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고 교수는 한류가 보여준 성취를 인정하면서도 구조적인 약점을 지적했다. 고 교수는 현재 한류에는 콘텐츠와 플랫폼의 불균형에 따른 구조적 한계점이 있다고 분석했다. 고 교수는 "한류는 여러 번에 걸쳐 확산됐다. 첫 번째 확산 시기는 2010년 전후다. 당시 유튜브와 네이버·구글 같은 인터넷 포털 기반으로 한류가 확산됐다. 두 번째는 2019~2020년 코로나 팬데믹을 계기로 넷플릭스를 비롯한 글로벌 OTT에서 K드라마가 전 세계적으로 소비된 시기"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콘텐츠는 영향력을 키웠지만, 플랫폼은 제대로 성장하지 못했다고 짚었다.


실제로 지금의 한국 콘텐츠 시장은 글로벌 플랫폼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유튜브와 SNS을 통해 한류가 빠르게 퍼졌고, 넷플릭스를 통해 K콘텐츠가 전 세계로 뻗어나갔다. 그러나 정작 한국 플랫폼의 존재감은 약하다. 콘텐츠의 힘은 입증됐지만, 이를 안정적으로 보여줄 '토종 플랫폼'은 여전히 취약하다.


이런 구조는 결국 제작 생태계에도 영향을 끼쳤다. 국내 영화 제작 편수는 줄어들었고, 방송사 드라마 제작도 크게 감소했다. 고 교수는 "제작 역량이 글로벌 OTT 중심으로 쏠리고 있다. 그래서 국내 미디어 생태계가 점차 자생력을 잃어가고 있다는 지적을 받는 것"이라고 전했다.


또 하나의 한계점은 '한류의 일방향 확산'이다. 고 교수는 "콘텐츠 수출과 진출에만 집중하다 보면, 일부 지역에서는 반한류 정서, 한류 거부감이 생기기도 한다"고 말했다. 공급만 강조하는 방식으로는 장기적인 성장이 지속되긴 어렵다는 설명이다.


오징어 게임3, 케이팝 데몬 헌터스 /사진=넷플릭스

고 교수는 이러한 한류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세 가지의 해결방안을 제시했다.


첫째는 정책 패러다임의 전환이다. 고 교수는 "지금까지는 콘텐츠 수출과 진출에만 치중해 왔지만, 이제는 상호 교류와 협력의 패러다임으로 바꿔야 한다"며 "문화 현상은 교류가 핵심이다. 공동 발전의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둘째는 국내 콘텐츠의 자생력 확보다. 그는 "글로벌 플랫폼 의존도가 높아지며 콘텐츠와 플랫폼이 분리되고 있다"며 "제작과 투자 단계에서 자생력을 확보해야 한다. 콘텐츠 산업이 건강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셋째는 콘텐츠와 테크놀로지의 결합이다. 고 교수는 "엔터테크 기반의 혁신이 필요하다. 이 세 가지를 모두 갖춰야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전했다.


또한 고 교수는 이번 한류의 위기가 과거와 다른 성격을 지녔다고 평가했다. 고 교수는 "지난 30년 동안 한류가 발전하는 과정을 보면, 끊임없이 위기에 직면했다. 한류의 한계론도 많이 제기돼 왔다. 그때마다 크리에이터와 제작사들이 혁신을 통해서 그 위기를 잘 넘기고 성장해 왔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제기되는 위기는 과거랑 질적으로 다른 부분이 있다. 현재는 콘텐츠 산업의 자생력을 키워야 하고 기술적인 측면에서 끊임없이 혁신을 꾀해야 한다. 그렇다면 위기를 잘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 교수는 "이제 양적인 성장이 아닌 질적 성장을 통해 한류가 글로벌 주류 문화로 다가가야 한다. 현재 한류는 변방의 문화로 그치느냐 아니냐, 그 중요한 갈림길에 서 있다. 우리가 계속 성장해왔듯이 또 다른 위기 극복을 통해 질적인 도약을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창간 기획>

"두 유 라이크 코리아?"..K팝·K 콘텐츠, 전 세계가 주목한다① [★창간21]

K팝·K 콘텐츠, 위기 혹은 기회?..합작·협업 글로벌 행보② [★창간21]

'케데헌' 흥행에 눈물?..K팝·K컨텐츠 성공 뒤의 그늘③ [★창간21]

한국이 월드와이드 K컬처 선봉장이 되기 위해서는④ [★창간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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