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트윈스 새 외국인 투수 약셀 리오스(33)의 한국 KBO 리그에 대한 관심은 진심이었다. 덕분에 지체됐던 LG의 외국인 투수 교체도 속전속결로 이뤄졌다.
지금으로부터 약 두 달 전 LG는 깊은 고민에 빠졌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을 함께했던 외국인 투수 요니 치리노스(33)가 4월 22일 팔꿈치 통증을 호소하며 1군에서 말소된 것. 수술 없이 주사 치료로 재활을 선택했고 5월 9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 선발 복귀했다.
기다림의 결과는 희망이 아닌 절망이었다. 5월 4경기 동안 평균자책점 6.62, 17⅔이닝 13탈삼진으로 1선발 답지 않은 퍼포먼스를 보여준 것. 사실 LG의 외국인 투수 교체 고민은 4월부터 있었다. 가뜩이나 부상 이력이 많던 치리노스였기에 4월 팔꿈치 통증은 144경기 완주를 걱정하게 했다. 차명석 LG 단장은 4월 30일 미국으로 출국해 메이저리그에 도전 중이던 고우석(28·마이애미 말린스)의 한국 복귀를 논의하는 한편, 외국인 '선발' 투수도 물색했다.
외국인 불펜 투수를 영입하자니 LG로서도 부담이 컸다. 비교적 선발진이 탄탄한 LG였지만,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바라보는 팀에 강력한 구위를 지닌 1선발 없이 남은 6개월을 버틴다는 건 도박에 가까웠다.
하지만 교체할 만한 선발 투수 자원이 없어도 너무 없었다. 올해 KBO 각 구단은 시즌 전부터 경쟁력이 떨어지는 외국인 선수 시장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는데, LG도 같은 난관에 봉착했다. 얼마 전 SSG 랜더스가 데려온 토마스 해치(32)가 가장 나은 선택지였다.

16일 광주 KIA전을 앞두고 스타뉴스와 만난 차명석 단장은 "선발 투수를 생각하고 갔는데 정말 그 당시 시점에선 데려올 선수가 없었다. 그나마 해치가 있었는데, 해치도 부상 이력이 있어 선택하긴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결국 차명석 단장은 염경엽 감독에 당시 상황을 설명하고 외국인 선수의 범위를 불펜 투수까지 넓힐 것을 제안했다. 비슷한 시기 마무리 유영찬(29)의 팔꿈치 수술이 결정되고 LG도 불펜이 필요해지면서 길었던 고민도 끝났다.
다행히 고민하느라 까먹은 시간은 리오스의 빠른 결단으로 만회했다. 불펜으로 생각했을 뿐 최고 시속 161㎞의 빠른 공을 던지는 리오스의 구위는 영입 리스트 최상위권에 있었다는 것이 차명석 단장의 설명이다. 리오스의 아내는 한국인 어머니와 미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한국계 미국인이다. 데뷔전 당시 리오스는 "아내의 영향은 100% 있었다. 아내와 처음 만날 때부터 한국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장모님과 장인어른이 한국에 많이 오셔서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차 단장은 "리오스는 원래 우리 영입 후보군에 있던 선수였다. 그중 가장 뛰어난 구위를 가진 선수였고 바로 계약을 제의했다. 리오스는 크게 고민하지 않았다. 한국계 아내도 있었고, 한국과 KBO 리그에 대한 관심이 있던 상태였다"라고 속전속결로 이뤄진 뒷이야기를 전했다.
우여곡절 끝에 영입한 리오스는 16일 현재까진 순조롭게 KBO 리그에 적응 중이다. 데뷔전이었던 10일 잠실 SSG 랜더스전에서는 초구부터 시속 158㎞ 강속구를 던지며 1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리오스는 13일 잠실 롯데 자이언츠전에서는 첫 멀티 이닝을 소화하며 2이닝 동안 삼진 2개를 솎아내는 동안 퍼펙트 피칭을 보여줬다. 이날 최고 시속 161㎞ 직구와 157㎞ 투심 패스트볼 그리고 150㎞ 포크볼을 보여주면서 특급 외인의 탄생을 예고했다.
특히 전민재에게 던진 초구는 트랙맨 기준 시속 160.84㎞로 올해 KBO 리그 최고 구속이었다. 트랙맨으로 공식 측정된 2018년 이후 데이터 기준으로도 문동주(23·한화 이글스)가 2025년 9월 20일 수원 KT전에서 기록한 161.44㎞에 이은 KBO 역대 2위 기록이었다.
미국에서 좋지 않았던 제구도 좌우가 넓은 KBO 리그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ABS)의 혜택을 받았다. 염 감독은 16일 광주 KIA전을 앞두고 "리오스 제구가 안 좋지 않다. ABS가 (기존 스트라이크존에서) 약간 넓혀 놓은 존이기 때문에 미국에서보단 제구가 좋을 거라 생각했다"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아껴뒀던 연투 봉인도 풀리면서 LG 뒷문은 더욱 단단해질 전망이다. 염 감독은 "리오스는 이번 주부터 연투가 된다고 한다. 2이닝도 할 수 있다"라며 "관리를 해주면서 무리가 없다면 (손)주영이가 없을 때나 상황에 따라 8, 9회에 올라갈 수도 있다"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대신 2이닝 투구 후 연투는 없다고 못 박았다. 염 감독은 "미국에서도 2이닝씩 많이 던졌더라. 한 번 던질 때 50구 가까이 던졌던데 그렇게는 할 생각이 없다. 많으면 한 번에 35구 이내로 끊는다. 2이닝을 던지면 무조건 쉬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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